북조선 동포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최근에 김정은이 북부국경지역의 수해복구 현장에 물고기와 장비들을 보내면서 이른바 선물전달 행사라는 것을 하더군요. 그것들을 보니 김정은의 선물이라는 게 과연 어떤 것이지 다시 생각해보게 됩니다.

지금으로부터 20여 년 전에 있은 일입니다만, 제 친구 중에 정치범 수용소에 잡혀 갔다 나온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가 수용소에 잡혀갔던 이유는, 유학을 갔다 온 친구들을 만난 술자리에서 “나라의 최고 권력자가 천문학적인 돈을 가지고 선물놀이를 일삼는데 그 돈은 국가의 것이다. 국가의 돈을 가지고 개인이 선물놀이를 하는 것은 잘못 된 것이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런 말을 듣고도 당에 보고하지 않은게 그 친구의 잘못이었습니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체제비판의 주동분자가 아니었기 때문에 6년간 수용소에 수감되었다가 풀려났다고 했습니다.

그 '주동분자'는 어디에 잡혀 갔는지도 모른다고 했습니다. 영영 돌아오지 못할 곳으로 갔을 거라고 그 친구는 추정했습니다. 

그렇게 김일성과 김정일, 김정은에 이르기까지 세습정권의 독재자들이 간부들과 북한주민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게 선물놀이입니다. 사람들에게 충성경쟁을 불러일으키고 그 충성경쟁에서 지쳐빠진 사람들에게 선물이란 걸 던져주면서 자신만을 위한 독재체제를 유지해 왔습니다.

중요한 명절 때마다 북조선 사회에서 핵심계층은 독재자의 명의로 된 선물을 받습니다. 70년대 초반 김일성이 시작했고 그 뒤 김정일이 따라했고 오늘은 김정은마저 김빠진 선물놀이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세계적인 체육대회에 나가서 우승을 한 선수들에게 독재자의 명의로 고급 승용차와 고급주택을 선물로 하사했습니다. 마음에 드는 배우와 가수가 있다면 역시 값비싼 선물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김일성과 김정일, 김정은에 이르기까지 3대세습의 독재자들은 이렇게 인민들의 피땀으로 마련된 외화를 가지고 개인의 선물놀이를 일삼아 왔습니다.

북조선에서 외화벌이를 위해 인민들이 얼마나 고생하는지는 여러분들이 더 잘 아실 겁니다. 이른바 당자금을 위한 충성의 외화벌이는 당원들만의 몫이 아니라 전체 북조선인민들에게 할당되어온 김 씨 왕조의 개인비자금이었습니다.

그렇게 김정은이 당자금, 혹은 충성의 외화벌이라는 명분으로 수탈한 돈은 인민들의 피땀으로 마련된 것입니다. 학생들까지 내 몰아 산나물을 캐게하고, 사금을 채취해서 바친 그 많은 돈들은 오롯이 김정은 개인에게 집중되고 있습니다.

나라의 재산인 석탄과 광석까지 팔아 마련한 그 외화를 김정은의 비자금으로 만들어 숨겨놓거나 관리하는 노동당 39호실이라는 곳도 있지 않습니까.

이렇게 김정은은 충성의 외화벌이라는 명분으로 인민들에게서 수탈한 외화를 외국 은행에 깊숙히 숨겨놓고 호의호식을 일삼는 한편, 핵심계층에 대한 선물놀이도 벌려놓고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결국 지금 김정은이 벌려놓는 선물놀이에 들어가는 돈은 여러분들의 피땀입니다. 인민들의 피땀으로 마련된 돈을 마치나 자기 개인의 돈처럼 개인만의 호화사치에 탕진하는 한편, 푼돈 몇잎으로 인민을 기만하고 있는 것입니다.

예로부터 ‘부자 한명이면 세 동네가 망한다’는 말이 전해지고 있습니다. 오늘날 북조선이 바로 그꼴인바, 한놈의 독재자가 나라전체를 사람 못살 곳으로 만들어 놓고 2천5백만 인민 모두를 제놈의 노예처럼 부려먹고 있는 것입니다.

그렇게, 온 나라와 전체 인민들이 독재자 한 놈에게 함몰되고 희생당하는 곳은 북조선 밖에 없습니다. 때문에 북조선인민들이 사람답게 살기위해선 김정은을 몰아내는 길 밖에 다른 길이 없다는 것을 말씀드리며 오늘 방송을 마치겠습니다.

박남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