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실감나는 시리아 공습을 본 김정은의 속내가 어떨지 전 세계가 궁금해 한다. 언론은 김정은이 “비핵화를 하고 보상을 확실히 챙겨야 한다”, 아니면 “이래서 핵을 포기하면 안 된다” 둘 중에서 어느 것을 챙길 것인가 하는 데 집중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다. 

나는 지금 김정은이 어느 것을 택하고 말고 할 여유가 없다고 생각한다. 미국이 시리아를 공습하겠다고 당당히 선언한 순간부터 간이 콩알만큼 작아졌을 텐데 실감나는 시리아 공습까지 보고나니 결코 장난치지 않는 미국의 강건한 입장에 새파랗게 질리고 자라목처럼 쏙 들어가 박혔을 것이다.

김정은에겐 절대 선택의 여지가 없다. 선택의 여지는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미국에 있을 뿐이다. 김정은이 비핵화 회담에 끌려 나오는 것도 누가 키를 잡아준 것이 아니다. 미국의 북한 공습론은 몇 년 전부터 떠돌았고 미국의 의지가 당장 눈앞에 닥쳤음을 간파한 김정은이 서둘러 택한 길이며, 세계의 주도권을 한손에 틀어쥐고 강경국의 자세를 흩트리지 않는 미국의 주도 세밀한 작전에 의해 이루어 진 일이다.

나는 작년부터 미국의 준비를 우연하게 보지 않았다. 올해는 어떤 사변이든지 일어날 것을 미리 마음속으로 기다렸다. 그것은 꿈이 아니었고 현실로 도래했다. 모든 것을 떠나서 우리 탈북자들과 북한 인민에게 차례진 절호의 기회다. 이 기회는 어떤 일이 있어도 비핵화뿐만 아니라 북한 인민이 구원되는 계기로 끝까지 갈 것이라고 생각한다.

김정은은 비핵화가 죽을 만큼 싫겠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다. 핵이라는 야무진 꿈으로 인민도 누르고 세계도 누르며 일평생이 아니라 세대와 세대를 넘어 떵떵거리며 지구상에 하나밖에 없는 왕조국가를 누리자던 꿈이 산산조각이 났다. 지금 김정은은 시리아 공습을 보고 후회도 안심도 못한다. 카다피와 후세인의 말로가 곧 닥칠지도 모른다는 끔찍한 생각에 밤잠을 이루지 못할 것이다. 김정은의 비핵화 마침표는 이미 찍혀져 있다.

북한은 시리아 사태에 대한 불만도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의 시리아 공습 다음날 북한의 외무성 대변인 명의로 “주권 국가에 대한 명백한 침략행위”라고 비난했던 것과 대조적인 반응이다. 당시 북한은 “핵 무력을 비상히 강화해 온 우리의 선택이 천만번 옳았다”고 강조했다. 이같이 떠들던 북한이 이제 더 미국의 비위를 건드리는 행위는 금물로 되어있는 상태로 넘어갔다.

중국과 러시아도 저들의 기분에 맞지 않는 미국의 시리아 공습에 비위가 상하지만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격이 되고 말았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러시아가 알사드 정권을 계속 비호한다면 예상치 못한 타격을 입을 수 있다. 큰 나라들도 감당할 수 없는 미국을 김정은이 어떤 힘으로 감당하겠는가. 김정은은 지금 한 절반은 정신이 나가 있을 것이다. 어떻게 하면 이 상황을 잘 벗어나 볼 것인가 하는 데 골몰하고 있겠지만 그것은 이미 미국에 의해 결정되어있다. 지금은 미국을 따라 손을 들고 나앉는 것이 생명을 조금이라도 연장할 수 있는 현명한 선택이다.

김정은이 지금 비핵화와 체제유지를 막 바꾸려 하지만 핵이 없으면 체제도 없다. 김정은은 지금부터 독재자가 된 것을 후회하고 핵을 만들어낸 선대들에 대해서도 화가 날 것이다. 애초에 핵을 만들어낸 것부터가 철없는 장난이다. 핵을 만들기만 하면 세계가 받아줄 것이라고 믿은 김 씨들의 셈법 자체가 틀린 계산이다. 김 씨 독재자들이 밤낮 추어올리는 ‘천리혜안의 예지’가 만들어낸 핵은 곧 잿가루가 되어 세상천지에서 사라질 것이며 김정은도 사라질 것이다. 이것이 시리아 공습을 지켜본 김정은의 해법이다. 김정은은 카다피, 후세인의 뒤를 따라 세계무대에서 곧 버려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