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에 한 두 번은 바닷가에 가는 것 같다. 감성이 풍부하여 많은 것들은 생각지 못하지만 발 밑에서 벌어지는 작은 생물들의 움직임은 볼 수 있다. 바닷물로 가득차 있던 바다는 시간이 지나면서 빠져나가고 바닥의 뻘을 드러낸다. 물이 빠져나가기가 무섭게 사람들은 뻘 위로 뛰어다닌다. 어떤 사람은 생업을 위해서 어떤이는 자녀들 교육을 위해, 어떤 이는 바다가 주는 여러가지 혜택을 얻기 위해, 나도, 나와 함께 그 곳을 찾은 가족들도 그들 중에 한 부류에 속한다. 우리는 키조개, 꽃게, 바다 가제 등 어떤 때는 어부들이 쳐놓은 그물에 걸린 고기를 얻기도 한다. 초등학교, 중학교에 다니는 조카가 있는데 애들은 이런 일들을 조금하다가 곧 자기들의 관심사에 빠져든다. 뻘에서 사는 작은 생물들에 관심이 더 크다. 물이 빠져나간 뻘 위에 펼쳐진 작은 생물들의 삶을 들여다 보는 것이다. 이것들은 물이 다시 들어오기 전에 부지런히 지기 양식을 챙긴다. 그러다가 사람이 오면 재빨리 자기 집으로 들어간다. 다른 생물들도 마찬가지다. 바다가재에게는 많이 물리기도 한다. 사람들로부터 생존의 위협을 받으면 취하는 즉각적인 생물들의 반응이다. 나는 이번 경의선과 동해선을 시험 개통한다고 4월 22일 합의했다는 소식을 듣고 참으로 한국에 살기 싫다는 생각이 들었다. 눈에 불을 켜고 나라와 국민의 생명을 지켜야 할 정부이다. 핵무장하여 아직도 압도적인 화력으로 남한을 위협하고 있는 북한이다. 그들을 위해 지뢰를 제거하고 길을 닦고 거기다 철로까지 놓는다는 것이다. 바로 그것이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라 생각한다. 전술한 것처럼 바닷가 생물들 보다도 못한 것이 아닌가? 각기 생물도 같은 동족에게도 자기 집을 내어주지 아니한다. 자기 영역을 내어 주지 않는다. 하물며 인간으로서 어찌하여 스스로 자원해서 적이 들어오는 길을 열어 주는 가 말이다. 이러고도 한 나라의 대통령이고, 지도자들인가? 대한민국의 지도자이기를 포기하고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를 포기한 것이 아닌가? 이재 국민들이 일어나고, 군인들이 일어나고, 정치인들이 일어나서 이를 막아야 하지 않겠는가? 이러한 사실이 어제 오늘의 일인가? 지금까지 잠잠하고 있던 자들이 지금이라고 일어나서 생명을 걸고 막을 수 있겠는가? 불가능하다고 본다. 때문에 이제라도 우리는 소리쳐야 한다. 북한인권문제를 들어 외쳐야 한다. 곧 피의 밀물의 소리가 들린다. 까만 바닥을 드러냈던 바다는 다시 핏빛 바닷물에 덮이고 전쟁터를 방불케하던 현장에서 죽어가던 생물들의 움직임도 사라지고 피냄새 가득한 피바다물만 출렁이게 될 것이다. 삶과 죽음의 사이에서...이런 침묵만 가득한 서울의 거리를 걷고 또 걷고 북한 주민을 돌아보지 못한 죄값을 이렇게 받는구나 생각하는 마음 참담하기 그지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