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질 때 그는 썬다 에게 앞으로 놀랄 만한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하였다. 썬다는 무슨 뜻인지 몰라 그 말을 무심코 들었다. 팔십 리나 나가야 부락이 있으므로 썬다는 계속 행로에 있었는데, 목적지를 눈앞에 둔 계곡에 다 달으니 이미 날은 어두워지고, 큰 시내가 앞을 가로막고 있었다. 밤이 되니 맹수들의 울음소리만 괴괴했다. 썬다는 그 시내를 건너보고자 물로 들어갔으나 너무 깊어서 도로 나와 낙담에 잠긴 채 주저앉아 있었다. 바로 그때 시내 저편에서 모닥불을 쪼이고 있던 사람이 '걱정하지 마시오. 내가 도와 드리겠소'하고 말했다. 그는 금세 썬다 에게로 와서는 '걱정 말고 내 어깨 위에 올라앉으시오'하더니 썬다를 태우고서는 시내를 건네주었다. 썬다가 감사하다는 인사를 드리려하자, 모닥불도 사람도 온데간데가 없었다. 헤어질 때 성사가 '앞으로 놀랄 만한 일이 일어날 것입니다'한 말은 바로 천사가 와서 썬다를 도와 준 이 사건을 두고 한 말이었는지도 몰랐다. 사람을 내 에서 업어 나르는 사람, 썬다는 자신이 업혀 날라진 만큼 죽을 때까지 사람들을 진리의 강 저편으로 업어 날라주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생선을 굽고, 숯불을 피우며 수고하는 인생들을 기다리시는 예수(요 21:9). 그 생명의 예수에게 내 몸을 뗏목이 되게 해서라도 사람들이 밟고 건널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한다. 천사가 나를 살려주듯 남을 살릴 일이다" 91년 누군가로부터 선물로 받은 사두 썬다 싱에 관한 책 [히말라야의 눈꽃]에서 발췌한 부분이다. 내가 영적으로 사랑하는 썬다 싱의 글 중에서 애착을 가지는 한 부분이기도 하다. 썬다 싱은 20세기의 사도 바울로 불리 우고 신비주의 성자 중 한사람으로 지칭되어지고 있다. 동시대의 사람이라 더 그러했을까? 살신성인의 삶을 실천하며 하나님께 드려진 삶을 살아서였을까? 주를 향한 사랑이 그토록 뜨거웠기 때문이었을까? 썬다 싱은 어떤 이의 삶 보다 더 가슴 깊숙이 다가왔고 그의 정신세계와 주를 향한 신앙에의 열심 은 읽는 이로 하여금 신앙의 경각심으로 터치되게 하는 놀라운 전이가 있었다. 강은 무엇인가? 썬다는 환상 같은 현실을 통해 이미 자기 인생의 궁극적인 방향을 새롭게 정한 것이다. 그것은 불가능한 곳일 수도 있고 위험 살벌한 곳 일수도 있어 일단은 보통 사람이 피하고자하는 꺼려하는 장소로 생각 해 볼 수 있다. 누가 그러한 곳을 좋아 하겠는가? 누가 그러한 곳에 가고 싶어 하겠는가? 사람은 누구나 안정희구 심리가 있다. 자기 안정의 틀을 깨기란 어려운 일이다. 누가 자신의 행복을 파괴하면서 까지 남을 위해 희생하고 싶겠는가? 인간 스스로의 힘으로는 부족한 것이다. 지치지 않는 열심 아가페가 없이는 도저히 불가능한 일인 것이다. 그 강 이편은 진리를 알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진리를 전해주어야 하는 영역일수도 있다. 기아에 허덕이는 자들에게 양식을 전달해 주어야 하는 자리 일수도 있고 유리하는 난민들을 위해 거할 곳이 되게 하는 자리 일수도 있고 압제 당하는 자들을 위한 자유의 공간일수도 있다는 점에서 일맥상통하다고 볼 수가 있다. 원하지도 바라지도 알려고도 하지 않았지만 진리를 모르고 살아가는 그들에게 오히려 사랑을 거스려 핍박하는 그들에게 생명의 위험을 무릅쓰면서 자신의 전 생애를 바쳐 복음을 전파 하였던 썬다 싱이 그러하였다. 압제 당하는 노예들의 해방을 위해 싸웠던 링컨 대통령이 그러 하였고 갈 곳 없어 유리하는 고아들을 위한 거할 곳이 되어준 마더 데레사 수녀가 그러 하였었다. 그들은 모두 하나님의 사람들 이었다. 하나님의 사랑불이 지배하는 삶을 순종하였던 사람들이었다. 하나님의 사랑불이 그들 속으로 들어가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난 것이었다. 그 사랑이 요구 하는 대로 순종하였던 사람들이다. 성경밖에 기록된 사람들이지만 성경 안에 기록된 사람들과 하등 다를 바 없는 하나님이 돌리시는 거대한 역사의 수레바퀴 속에서 한 획을 그었던 그들의 삶이었다. 하나님은 그 양떼의 발자취를 쫒아 후세대도 그 뒤를 따라 가기 원하시는 것일까? 강 이편에서 저편으로 이르는 양떼의 발자취를 따라 희생하며 간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가?, 감사하며 간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가?, 믿음의 선진들이 얼마나 많은가? 살신성인의 그 길은 과연 믿는 자들이라면 가야할 길이 아닐까? 그렇다면 후세대인 우리도 마땅히 그 길을 가야 할 것이다. 하나님의 시대적 부름에 부응하여야 할 것이다. 그들이 큰 나무였고 큰 방패였고 큰 사람이었다면 작은 나무이며 작은 방패이며 작은 사람인 우리 자신이라 할지라도 맡겨진 역할이 있을 것이다. 마치 현악기의 서로 다른 음을 가진 현(絃)들이 연주자의 손길에 의해 아름다운 멜로디로 화답하는 것처럼 하나님께서 그렇게 우리몸을 다루시도록 우리를 드리기에 힘써야 할 것이다. 썬다도 한때는 크리스천을 핍박하고 성경을 불태우기까지 한 자리에 있었던 사람이었다. 예수님의 발 앞에 엎디어진 그 순간부터 그는 정반대의 삶을 살았다. 한번 그 빛에 드러난 사람은 그토록 강한 사랑에 사로잡히게 되는 것일까? 15세에 소년 사두로 시작하여 40세에 이르는 삶을 땅위에 있기까지 홀홀단신 한 벌 옷과 담요와 성경만이 그의 소유였다. 자신에게 주어진 수많은 재물의 영화를 버리고 사랑하는 가족으로부터 버림받는 자리에 이르면서도 예수님의 몸이 되길 갈구 하였다. 예수님이 그의 속에 들어와 살기를 소원하였다. 누구도 예수님을 향한 그 사랑을 끊을 수 없었다. 죽음이나 핍박이나 칼이나 적신이라 할지라도 ... 그 무엇도 썬다를 막을 수는 없었다. 히말라야의 설원을, 티벳의 고원을 맨발로 오르내리며 오직 살아생전 그 십자가를 기쁨으로 지길 갈망하며 기도하였을 것이다. 그 땅위에 기독교의 부재와 정신적 황폐와 자유가 억압된 불모지에서 아직도 잔인한 계절 4월을 살고 있는 북한주민들에게 죽음의 그 강을 건널 수 있도록 썬다가 그러하였던 것처럼 우리도 뗏목이 되어주어야 하지 않을까? 우리의 몸을 드려 자유에의 다리가 되어 주어야 하지 않을까? 썬다가 자신의 민족만도 부족해 이방인에게까지 생명의 위험을 무릅쓰면서 전도 하였다면 우리는 같은 민족의 아픔이라도 짊어져야 하지 않을까 싶다. 우리는 언제까지 북한주민에게 있어 이방인의 자리에 있어야 하는 걸까? 우리에게 주어진 자유가 무한하다고 감히 어떻게 말할 수가 있을까? 이 땅은 자유에의 압제에도 신앙의 자유에도 영원하다고 언제까지 말할 수가 있을까? 우리가 선택하지 않은 자유를 받았고 값없이 누리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무관심한 것일까? 우리가 소유함에 있어 수고하지도 어렵지도 않았던 것이기에 홀대하고 있는 것일까? 우리의 날이 얼마나 남았는지 알 수는 없다. 그 날이 언제까지 영원할지 알 수는 없다. 오늘도 땅위에만 있게 해 달라고 기도하던 썬다 처럼 기도하는 우리가 되어야 할 것이다. 이 땅에서가 아니면 영원히 그 십자가를 질수 없기에 ... 내일은 우리의 날이라 말할 수 없기에. 우리에게 우리 날 계수함을 가르 치사 지혜의 마음을 얻게 하소서 (시 9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