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출할 때는 습관처럼 책을 하나씩 가지고 다닌다. 얼마전 上권을 읽고 짬을 내어 읽으리라 생각한 강철환 씨의 수용소의 노래 下권을 가지고 외출하는 오가는 길에 읽었다. 강철환 씨 개인이 수용소 생활을 하면서 겪었던 실상의 얘기들을 시간의 흐름에 따라 나열해 놓은 내용이었다. 사람의 생활이라고는 찾아 볼 수 없는 하나의 노동의 기구 정도에 지나지 아니하는 사람들의 삶이, 말할 수 없는 비참한 굶주림과 사람의 생활이라고는 도저히 말할 수 없는 학대와 비참함. 그리고 그 주어진 환경에 나름의 요령과 방법을 터득하고 살아가고 있었다. 정치범수용소라고 하여 어떤 갇힌 공간 안에서 생활을 하는 것이리라 생각했었다. 팀 로빈스, 모건 프리머 주연의 쇼생크 탈출에서 본 것처럼 말이다. 그러나 북한의 수용소는 그런 개념과는 전혀 다른 것 같다. 하나의 지역을 그대로 수용소로 삼고 있었다. 수용소 건물이 별도로 있어 위성으로 포착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한 지역 자체가 수용소라는 것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마을이 있고 한 구역이지만 일단 그곳으로 이송되면 철저한 탄압과 격리로 일관된다. 그 이름도 ‘조선인민경비대 2915부대’ 이런 식으로 불리니 수감된 한사람 한사람이 모두 자기에게 주어진 할당량을 감당해야 하는 노동의 도구에 불과하다. 압제와 억압과 굶주림과 구타, 인권유린---, 그것이 전부다. 지구상에 실제로 존재하는 지역의 이야기라는 것이 도저히 믿어지지 않는다. 학교라 하여 등교를 하면 수업이라야 고작 토끼풀 채취 할당량이 주어지고, 남새밭 등에 인분 주기, 온갖 부역이 수업의 주 내용이다. 할당량을 다 못할 경우는 남아서 아니면 다음날 채워야 하고, 조금만 문제가 있어도 구타는 기본이고 방과 후 남아서 또다른 과업이 주어진다. 사람이 너무 억울하게 당하고 온 핏줄을 보면 피해를 준 사람을 향하여 이놈의 자식을 어떻게 해 주어야 속이 시원할까 하는 분함이 치밀어 오른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김정일을 어떻게 해야 좋을까 싶어 내내 분하기만 하다. 사람을 이렇게 짐승 취급하고, 군림하며 극치의 사치를 누리고 살면서 자기 백성들을 모두 짐승화하겠다는 것인가? **할 놈. 왜 이렇게 분한 마음이 가시지를 않는지. 실질적으로 북한주민들의 이런 현실을 어떻게 해결해 주어야 하나 싶어 마음이 착잡하다. 주여, 그 얼굴빛을 드러내셔서 북한주민을 구원하러 오소서. 주는 萬主의 主시오니 주밖에 누구를 달리 구하리오. 상, 하권 분량이 그리 많지 않으니 꼭 읽어 볼 것을 권한다. 나는 표현력이 부족해서 표현을 잘 못하겠는데, 직접 읽어보면 강철환 씨가 경험한 얘기들을 쓴 글이니 더 실감나리라 본다. 김정일에게 압제당하는 북한 주민들을 위해서 내가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사명감이 다시 한 번 더 일어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