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어린왕자가 사랑했던 장미처럼 일본에게 나라를 빼앗겼을 때부터 우리민족은 마음깊이 한그루 나무를 키워 왔었지요. 6,25로 인해 남북이 나뉘어졌을 때에도 물을 주며 키워 왔었지요. 수십 년의 세월동안 아름드리 우지진대 이래저래 회리바람에 장마에 그 몸은 휘어져 가고 이래저래 찬 서리에 잎들이 떨어져 나가더니 철도를 개통했다는 소식에 우수수 떨어져 버리는 희망의 이파리 2. 유태인들을 태우고 아우슈비츠수용소로 달렸던 죽음의 기차가 떠오르고 부산항으로 북한의 배가 들어 왔다는 소식에 또 하나 떨어져 버리는 희망의 이파리 그 배에 무엇을 실고 오는지 우리는 알 수가 없기에 내 맘 속에 남은 그 이파리 그 마저도 우수수하네. 3. 그것도 모자라 국민을 상대로 국회에선 최루탄을 발사하고 그것도 모자라 국민을 상대로 각종 데모를 해대는 몽유병 환자들이 판을 치고 있는데 그들을 잡아들일 법조계는 벙어리 개가 되어 있고 매스컴엔 고스트 위스퍼러 스포츠엔 레드 데블즈 학교에는 전교조가 기업체에는 민노총이 각종 사회, 민간 단체마다 도시마다 마을마다 자리 잡은 빨갱이의 후예들 청와대에는 우두머리 두꺼비가 왕관 쓰고 앉아있고 기업가는 이 나라에서 못 살겠다 돈 싸들고 이민가고 혈맹으로 묶여진 끈 스스로 풀어 미군들을 쫒아내고 땅 위에는 사람 잡아 먹으려는 거미줄 땅 밑에는 두더지 굴 거미줄 4. 바야흐로 시절은 하이얀 아카시아 꽃비가 내리건만 그 향기에 취하도록 길 가는 이 발걸음을 붙잡고 있는데 5월의 푸른 바람만은 새순 돋은 가지위로 불고 있건만 비 내린 뒤 그 땅은 더 단단히 굳어지고 있는데 자신들의 영토를 지키지 못한 사이 동족이란 이름으로 탈을 쓴 이리들이 다시 한번 농장에서 탈출하여 人家를 점령하고 그 옛날의 영광을 누리고자 하는 구나. 부활을 흉내 내려 하는 구나. 그러는 사이 이 나라는 병에 걸려 몸져눕고 말았어요. 5. O 헨리의 단편소설에 나오는 창밖에서 떨어지는 이파리를 보면서 자기의 남은 날을 헤아리던 존시처럼 말이죠. 초가을 찬비에 젖듯이 희망이 우수수 떨어지는 이 나라 잎 새가 다 떨어지면 이 나라도 함께 떨어지고 말거예요 이웃의 베어먼 영감처럼 그것을 걱정하는 사람들이 여기저기 생겼어요. 어두운 밤 희미한 불을 밝혀 생명의 희망을 주기 위해 자기 몸을 드렸어요. 별빛 같은 비침부터 비추고자 하였지요. 6. 늙고 힘없는 베어먼 영감처럼 이 세상의 미련한 것들을 택하시고 세상에 약한 것들을 택하시고 세상의 천한 것들을 택하시고 멸시받는 것들을 택하시고 없는 것들을 택하사 이는 아무 육체라도 하나님 앞에서 자랑하지 못하게 하시려고 한 점 어둠인 우리에게 빛이 있으라. 빛이 있으라. 그 빛으로 비추어라. 비추어라. 7. 폭우에도 씻겨 내리지 않는 바람에도 떨어져 내리지 않는 사람들의 심령 담벼락 위에 다른 잎들이 다 떨어져 버린다 할지라도 그 하나의 잎 새만은 그 정신만은 빼앗아 갈 수 없도록 마지막 잎 새를 그려 넣고 있어요. 로뎀나무 아래서 지쳐 있는 우리 연약한 손목을 잡으시고 어루만지사 모든 것을 다 잃어버린다 할지라도 예수님만은 잃으면 안 되기에 나의 손에서 만들어지는 이파리, 북한주민을 사랑하고자 손을 내밀고 있습니다. 주여 떨리는 손을 붙잡아 주세요. 내가 주를 의지하고 이제 겨우 손을 내밉니다. 북한주민을 돌아보는 내 떨리는 손을 잡아 주세요. 많은 이파리를 그려넣도록 제 손을 붙들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