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인터넷 사이트에서 북한 인권을 다룬 기사를 읽다 접한 내용이 마음에 걸려 며칠 동안 답답한 채로 남아있다. 내용인즉 먹을 것이 없어 굶고 있던 한 女人이 이웃집 부엌으로 몰래 숨어들어가 강냉이를 훔치려다, 그 집 아이에게 들키게 되자 당황한 나머지 들키지 않으려는 防禦心理의 부작용으로 아이를 살해하는 지경에 이르렀고 도망치다 붙잡혀 공개처형을 당했다는 것이다. 罪名은 절도죄에 살인죄이다. 군중 앞에서 어린아이들까지 모아놓고 군인들이 총질을 하며, 군의 권위와 주민들을 옥죄기 위한 시범 케이스로 삼는 악행은 오히려 그들이 누워서 침 뱉는 행위임을 알지 못하는지. 절도죄에 살인죄를 물어 공개처형을 했다고 하면 먹을 것을 주지 않아 그런 죄를 짓게 만든 수령 독재체제의 죄는 누가 물어야 할 것인가? 그들이 그 여인의 재판관이 되었다면 그들의 凶惡無道함의 죄는 과연 어느 누가 재판관이 되어 단죄(斷罪)해야 한단 말일까? 선지자 엘리사의 시대에 있었던 성경 말씀이 생각난다. 아람 왕이 그 온 군대를 모아 올라와 사마리아를 둘러 포위한 채 오랜 날이 지나가니 양식이 다 바닥이 나서 기르던 나귀까지 먹어야 할 지경에 이르렀다. ‘또 가로되 무슨 일이냐 여인이 대답하되 이 여인이 내게 이르기를 네 아들을 내라 우리가 오늘날 먹고 내일은 내 아들을 먹자 하매 우리가 드디어 내 아들을 삶아 먹었더니 이튿날에 내가 이르되 네 아들을 내라 우리가 먹으리라 하나 저가 그 아들을 숨겼나이다. 왕이 그 여인의 말을 듣고 자기 옷을 찢으니라. (열왕기상 6:28~30)’ 자기 자식까지 잡아먹는 극도로 비참한 상태에 놓인 이스라엘 백성의 모습이다. 지금 북한이 바로 그런 실정에 처해 있지 않나 하고 생각 해 본다. 북한은 配給體制이다. 양식이 아무리 창고에 쌓여 있어도 배급을 주어야 먹고 살고 배급을 받지 못하면 어쩔 수 없다. 살기 위해 도둑질을 선택한 것이 결국 죽음에 이르는 막다른 골목에 들어간 꼴이 되어 버렸다. 북한에 그 어느 나라가 쳐들어와 에워싸여 전쟁 중인 것도 아닌데 주민들은 굶주려 죽어가고 있다. 적국에 의해서가 아니라 김정일의 잔혹한 경영방침에 따라 죽어가고 있다. 어느 시대를 보더라도 자기 백성을 일부러 굶겨 죽이는 왕은 없었다. 그것은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김정일 식의 악마적경영이다. 참으로 마음이 아프다.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생리욕구 중 최우선에 속하는 항목에 해당하는 부분이 아닌가? 옷이 좀 남루하더라도 집이 좀 陋醜하더라도 최소한 인간의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먹을 것은 줘야 하지 않는가? 먹을 것을 가지고 장난치는 김정일 정권의 끝은 언제일까? 전쟁 할 때가 있으면 평화 할 때가 있다는 전도서의 말씀처럼 시작이 있었으니 마침도 오겠지만, 그날이 오기까지 얼마나 많은 북한의 사람들이 선군정치의 미명아래서 죽음의 수를 채워야 할까? 그들의 정치생명 연장을 위한 도구로의 희생양이 되어야 하는 걸까? 우리한국도 한때 극심한 식량의 절망상태에 빠진 적이 있었다. 바로 저 김정일의 아버지 김일성으로부터 시작된 6·25전쟁 이후 유니세프[United Nations Children's Fund]는 폐허 속의 한국 어린이들에게 우유, 간유, 담요, 의류 등 구호물자를 대량 공급하였고 특히 미국의 한국에 대한 전폭적인 경제원조와 지원은 1961년 초까지 한국경제에 거의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였다. 미국정부와 함께한 일반인들의 많은 정성어린 犧牲도 함께 있었다고 한다. 잘 알지도 못하는 동양의 한 작은 나라의 사람들을 위해 그들은 사랑하는 아들들을 죽음의 전장으로 보냈었다. 또 부자는 부자대로 가난한자는 가난한대로 자신의 위치에서 마음과 뜻을 모아, 모아 먼 나라 국민의 고통을 생각하며 물질을 보내고 옷가지를 모아 보내고 먹을 것을 보내 주었었다. 그들의 정신을 생각하자니 냉장고 안에 이리저리 게으름 속에 방치되어 있던 음식물을 버리려고 하는 나 자신이 참 부끄러워진다. 불과 반세기에 이르는 세월동안 우리는 얼마나 풍요로운 삶을 누리고 있다고 집집마다 골목마다 음식물쓰레기통은 차고 넘치고 있다. 한쪽 에서는 먹을 것이 없어 굶어 죽어가고 있는데 한쪽 에서는 남아나는 음식물로 쓰레기통이 넘치고 있다. 일부 민간단체에서는 풍선 속에 식료품과 의약품등의 물품을 넣어 북한으로 실어 보내는 일을 하고 있다고 한다. 탈북자들의 수기를 보면 일반 주민뿐만 아니라 관리하는 사람들도 그 풍선이 오는 것을 내심 기다린다고 한다. 햇볕정책이니 대북포용정책이니 하는 미명아래서 가는 돈들이 김정일 정권과의 어둠의 거래임이 자명하기에 더더욱 주민들에게는 이를 수 없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하나님께선 물처럼 아래로 흐르도록 사랑이 가는 길을 지으셨을까? 흐르는 물이 썩지 않듯이 우리가 위(미국)로부터 그 사랑을 받았으니 받은 만큼 아래(북한)로 흘러 보내야 할 것이다. 그 사랑을 기다리는 곳으로 보내야 할 일이다. 결초보은(結草報恩)의 마음을 가지고 우리도 사랑의 풍선 보내는 운동을 시작하였으면 좋겠다. 그 풍선 속에 식품을 넣고 약품을 넣고 우리의 작은 사랑도 넣어 꼭 필요한 사람들이 있는 곳에 이르러 그들에게 한 모금 해갈이 되어 주도록 하나님의 손으로 운전하여 주시라고... ‘사람이 사는 동안에 기뻐하며 선을 행하는 것보다 나은 것이 없는 줄을 내가 알았고’(전도서3:12)저자인 솔로몬의 고백이 나의 고백이 될 수 있도록 그들의 아픔에 함께 동참하는 삶을 사는 우리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