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시도 안된 이른 아침 시간에 이렇게 나를 모니터 앞에 앉힌 것은 어젯밤의 꿈 때문이다. 북한 주민의 짓밟히고 있는 人權을 생각하라는 메시지가 밤 새 내 꿈속에서 나를 흔들었다. 그동안 뭘 그리 바쁜 척을 하며 소소한 생활 속에 묻혀서 북쪽의 그네들을 생각하지도 못한 채 있었는지 그런 나를 답답해하시는 하나님께서 보다 못해 그러셨나보다. 그냥 잊혀질 꿈이면 생각나지도 않을 텐데 잠에서 깨어나도 생생한 걸 보니 맘속에서 부끄러움이 밀려온다. 무엇이 먼저고 무엇이 중요한 지 잊었느냐고 글 써놓은 지가 언제인데, 그런 나부터 率先垂範(?) 해서 이렇고 있으니 言行 不一致의 절정이다. 며칠 전 아이에게 '선한 사마리아인'이라는 성경 동화를 읽어 준 적이 있다. "내 이웃이 누구오니까?"라고 묻는 율법사에게 예수님께서 비유로 들려주신 이야기이다. 강도를 만나 길에서 다 죽어가는 유대인을 보고 제사장과 레위인은 그냥 지나쳐 버렸지만 유대인들로부터 사람 취급 받지 못하는 사마리아인은 그를 치료해 주고 자신의 사비를 털어 돌보도록 하였다. 제사장이나 레위인은 이스라엘 백성 중에서도 특별히 백성을 대표해 선택 받은 자들로 하나님과 백성을 위해 봉사하는 직무를 맡은 자들이었다. 하지만 그들은 누구보다 먼저 강도만난 자를 돌보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외면하고 말았다. 시체를 만지면 안 된다는 그네들의 규례를 너무나도 잘 지켜서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렇다 해도 율법의 根本精神인 사랑은 지켜지지 못했다. 사마리아인은 어떠했는가? 자신들을 천하게 여기는 유대인이라는 것도 개의치 않고 인종적 적대 감정조차 무시하고 그저 생명을 구해야겠다는 생각에 온전히 자신을 희생하며 돌보았다. 어쩌면 나는 알고도 모른 척, 못 본 척, 못 들은 척 하는 현시대의 레위 인이요, 제사장인지도 모르겠다. 아니 내 이웃이라는 울타리를 그저 나와 이해관계를 같이하는 사람들까지만 쳐놓고 있는 것인지도. 하지만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이웃이라고 알려준 사람들은 과연 누구일까? 血緣關係와 利害關係로만 따지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아가페 사랑의 눈으로 보이는 모든 이들이 우리의 이웃이 아닐까? 그러기에 무엇보다도 우선적인 우리의 이웃은 고통 받는 사람들, 압제당하는 사람들,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고문당하고 죽임 당하는 북녘의 동포들일 것이다. 그네들의 고통을 알아주고 덜어줄 수 있는 선한 사마리아인은 우리여야 할 것이며 하나님의 아가페 사랑의 띠로 강하게 묶어지길 所望한다. 또한 내 아이에게 우리의 진정한 이웃이 누구인가를 분명히 가르쳐주며, 그 이웃을 위해 마음을 다하는 어미의 모습을 갖추길 기도한다. 물이 위에서 아래로 흐르듯이 아가페 사랑의 진정성이 우리의 아이들의 心靈 속으로 깊이 스며들어 이 나라에서 선한 사마리아인으로 成長하여 하나님 보시기에 사람 보기에 모두가 아름답다고 말할 수 있는 그런 미래가 오기를 또한 진정 기도하고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