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日帝)가 강제동원한 성 노예(sex slaves)에 대해 일본 수상 안배진삼(아베 신조)이 뜬구름 사죄를 했다. 이에 대해 한국인뿐만 아니라 미국인도 분노하고 있다. 고맙게도 미국 의회에서 일본군 성 노예 결의안을 추진하고 있는데, 4월 27일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을 만나 안배 수상은 "위안부들의 극심한 고통에 대해 연민의 정을 느끼며 일본 총리로서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처럼 뜬구름 사죄에 알록달록 색깔을 몇 개 덧보탰을 뿐 강제성이 없었다고 한 자신의 ‘소신’은 끝내 굽히지 않았다. 5월 1일 그는 카타르에 가서 도리어 “미 의회가 내 입장을 이해할 것"이라며 일본의 로비력에 대해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한편 안배 수상이 미국에서 뱀장어 꼬리를 흔들던 4월 27일 바로 그 날에 일본의 대법원인 최고재판소에서는 중국인 성 노예에 대해 배상은 못하지만 강제동원은 인정하는 판결을 내렸다.
이렇게 간접화법에 능한 안배 수상이지만 김정일의 일본인 납치에 대해서는 추호의 양보도 없다. 애매모호한 어법을 구사하는 법이 없다. 수상 직속의 대책본부까지 마련하고 납북자에 대한 정책은 암탉이 병아리 품듯 극진히 안배한다. 지난 반세기 동안 일본은 사실상 북한의 돈줄이자 조달청이었지만, 2002년 9월 17일 북일 정상회담에서 김정일로부터 강제 납북 인정과 사과를 받아낸 이래, 납북자의 인권을 최우선 시키고 그 문제를 완벽히 해결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였다. 외교 정상화로 한 100억 불 정도를 챙기려던 김정일은 지난 5년간 헛물만 잔뜩 키다가 화가 머리끝까지 나서 이제 일본의 중고차를 비롯하여 일제 물건을 모조리 없애 버리라는 엄명을 내리기에 이르렀다. 일본은 눈썹 하나 까딱하지 않는다. 도리어 김정일의 비자금줄 조총련을 속속 법의 그물 안에 몰아넣고 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핵 실험은 불난 집에 기름 끼얹기였다. 일본의 대북 경제제재와 외교적 압박과 군사력 강화는 아연 탄력을 받았다. 이에 가장 앞장선 사람이 안배 수상이다. 자민당의 간사장으로서 외무 장관으로서 그는 납북자에겐 눈물을 글썽이고 김정일에겐 쌍심지를 켰다. 북한에 대해서는 강경 일변도로 나갔다. 그 덕분인지 마침내 그는 개혁 선장에 이은 보수 선장으로 일본호의 키를 잡았다. 미사일발사와 핵실험을 계기로 UN을 통해 일본과 미국이 김정일의 목줄을 바짝 죄던 중 민주당이 미 의회를 장악하면서 급격히 힘을 잃은 부시는 13년을 후퇴해서 민주당 출신 클린턴이 맺은 1994년의 제네바 협정을 흉내 낸 2.13 선언에 합의했다. 6자회담의 칼자루를 쥔 부시가 이렇게 한반도에서 한 발 빼고 이라크로 한 발 더 들여놓는 상황에서도 안배는 오불관언 홀로 버티며 대북 제재의 고삐를 더욱 조인다. 평화헌법 개정도 착착 진행하고 있고 장차 동아시아의 하늘을 지배할 전투기의 황제 F-22 도입도 가시화하고 있다. 그의 심중에는 핵개발도 자리잡고 있을 것이다.
유인(히로히토)의 한국인 성 노예 강제동원과 김정일의 일본인 강제 납북에 대한 안배 수상의 이중 잣대를 보고, 한국인은 울분을 터뜨린다. 치를 떤다. 단, 납북자에 대해서는 한국의 친북좌파가 일말의 양심은 있는지 차마 반대는 못하고 있다.
과연 누가 더 이중적인가. 언젠가 성 노예에 대해 일본으로부터 사죄도 받아내고 배상금도 받아내야 하겠지만, 그건 누가 뭐래도 과거완료형이다. 그런데 현재진행형인 성 착취가 있다. 탈북 여성에 대한 중국인의 무지막지한 성 착취가 바로 그것이다. 과거 일본군의 만행보다 조금도 못하지 않다. 그런데도 한국 정부는 날마다 통일을 외고 밤마다 민족을 읊고 시도 때도 없이 인권을 외치되, 이에 대해서는 그 흔한 성명서 하나 안 낸다. 생각조차 않는다. 만에 하나 억에 하나 일본이 2007년 현재 한국 여성을 단 한 명이라도 강제로 끌고 가서 자위대에게 안겨 준다면, 한국이 가만있을까. 당장 단교하고 전쟁 준비에 들어갈지 모른다.
일본의 과거완료형 성 착취에 대한 것은 이제 사죄와 배상이 남아 있을 따름이지만, 중국의 현재진행형 성 착취에 대한 것은 이보다 중차대하고 화급한 일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한국 정부와 방송과 문화계와 학계와 노동계와 여성계와 시민단체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한다. 공포와 기아로 탈북자를 양산하는 만악의 근원 김정일 집단에 대해서는 더더욱 꿀 먹은 벙어리 흉내를 낸다. 만악의 근원 인질범 김정일에게는 매년 10억 불 이상을 평화의 이름으로 상납하면서 고작 한국 돈 수십만 원에 이리저리 팔려 다니는 탈북 여성에 대해서는 단돈 10불도 쓰지 않는다. 과연 누가 더 이중적인가.
탈북 여성은 일본인 납북자처럼 수십 명이 아니라 누계 수십만이 중국인의 성 노예로 전락했다. 지금도 수만 명이 거의 아무런 도움을 받지 못하고 어두운 방에 갇혀 신음하고 있다. 세계 12위권의 경제대국이 민족 반역자 김정일이 사갈시한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조국의 딸들을 차갑게 외면함에 따라, 인권 변호사 출신 대통령이 이끄는 정부는 눈에 보이지 않는 엄청난 보도통제를 뚫고 어쩌다 세상에 알려졌을 경우에만 세상눈이 무서워 마지못해 몇 명에게 자유를 안겨 줄 뿐이다. 이보다 더 이중적인 게 어디 있을까. 이보다 더 위선적인 게 어디 있을까. 이보다 더 반민족적인 게 하늘 아래 어디 있을까.
(2007. 5.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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