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다음과 같은 글을 읽게 되었다. [다음은 미국 하원의 토니 홀 의원과 함께 북한을 방문해 기근의 현장을 돌아본 미국 <유에스에이 투데이>의 바버라 슬레이븐 기자가 보도한 `기근 현장 르포'를 접하게 되었다. 북한이 미국 기자에게 기아의 현장을 보여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기사는 <유에스에이 투데이>에 보도됐다. 또 하나의 글을 읽게 되었는데, [평안북도 신의주 밖에 있는 용연의 고아원.]이라는 타이틀의 글이다. 미국 방문단은 눈물과 콧물을 흘리는, 그리고 온갖 피부병에 걸려 있는 갓난아기들을 보았다. 몇몇 아기는 꼼짝도 하지 않은 채 멍하니 마루에 앉아 있었다. 그것은 심각한 영양실조의 한 징후였다. 이 고아원의 원장인 심애순씨는 지난해에는 모두 80명의 고아를 받아들였는데, 올해는 벌써 마흔명을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어머니들의 목숨을 앗아간 영양실조가 이제는 그 아기들의 목숨을 위협하고 있다. 심씨는 “우리는 지금 먹을 것이 필요하다. 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나는 그 글을 읽다가 많은 상념에 빠져 버렸다. 어머니의 뒤를 따라 기근의 희생물이 될 것 같은 아이들의 모습이 눈에 선하기 때문이다. 그 동안 사진들을 통해서 여러 형태의 영양실조에 걸린 북한 어린이들을 보아왔기 때문일 것이다. 어제는 좀 늦은 시간이지만 요일메뉴로 점심을 시켜 막 먹으려고 하고 있는데, 가끔씩 매장에 놀러오는 고객이 왔다. 부랴부랴 왔다며 윗도리 점퍼를 뒤집어 입고서. 된장찌개에 잡곡찰밥을 하고 고사리나물이며 정갈하게 찬통에 반찬을 담아 가져온 것이다. 늦은 시간에 두상의 점심상을 받고 보니 점심 가져오신 분께 좀 미안하기도 했다. 웬 호화스런 과분한 밥상인가 싶어 위의 글들을 읽고 있던 나로서는 북한어린이들에게 미안하기까지 하다. 영양실조에 걸려 온갖 피부병까지 앓고 있는 아이들. 그들에게 줄 수 있는 것이 고작해야 김정일 수령독재가 만든 기근의 희생물이란 이름표란 말인가? 굶주림에 지친 아이들이 나의 밥상을 내려다보는 것 같아 코끝이 찡해온다. 나를 보면서 “밥이 한 그릇 남네요?” 하는 것 같다. 어쩌다가 국가라는 이름으로 존재하는 나라에서 이런 현실이 있을 수 있는가? 그들의 굶주림의 소식들을 수도 없이 접하면서도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하는 나 자신의 현실이 더욱 마음 아프다. 하루빨리 그들이 김정일 수령독재의 압제에서 벗어나 마음껏 먹고, 어린이답게 또래끼리 뛰놀려 싸우기도 하고, 그렇게 자랄 수 있는 날이 빨리 오기를 하나님께 기도한다. 그때가 오면 남는 한 그릇의 밥이라도 그들에게 나눠 줄 수 있을 텐데. 생활하다보면 문득 문득 북한 어린이들의 모습이 눈끝에 매달린다. 정말 저들을 위해서라도 우리가 열심히 살아서 뭔가 저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날이 와야 할 텐데---. 저들의 압제를 풀어주고, 주린 배를 채워주며, 헐벗음을 입히고, 유리하는 탈북자들에게 고향을 찾아주고, 그런 날이 빨리 오기를 바라며 오늘도 주의 얼굴빛을 구한다. 살다가 밥한그릇의 여유라도 생기면 이 사진의 아이들을 생각해서 그날에 나눠주도록 마음에 채곡채곡 담아 두련다. 이 마음에 나눠 줄 것이 너무 많아 무거운 날에는 정말 북한주민들이 김정일의 압제에서 벗어나는 주의 은총이 있으리라 믿는다. 이렇게 북한주민들을 위해서 준비하는 마음의 진실들이 많이 모여져서 실질적인 도움 줄 날이 빨리 오기를 진심으로 하나님을 의지하여 바란다. 어떤 방법으로던 오늘 하루도 그들에게 연명할 양식이 조달되기를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