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에게 이글을 쓴다.

데일리 엔케이를 보니 량강도 혜산시에 네온사인으로 제작된 김정일 우상화 선전판이 카메라에 잡혔다고 한다. '21세기의 태양 김정일 장군만세!"라는 구호가 적혀 있는 선전판은 량강도 혜산백화점 옥상에 부착돼있다. 이 네온사인은 매일 오후 7시에 점등해 자정까지 불을 밝힌다.

북한 국경지대에서 네온사인으로 제작된 김부자 우상화 선전판이 대외에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네온사인 우상화 선전판은 평양에는 여러 곳 있지만 지방에는 량강도 혜산이 유일한 것으로 보인다.

이 선전판은 2004년 4월15일 김일성의 생일을 맞아 백화점을 운영하는 중국인들이 북한 당국에 선물하는 차원에서 제작해 부착한 것이다. 혜산백화점 맞은편 김일성 영생 탑도 네온사인으로 장식돼있다.

한나라를 망쳐먹은 사람 아닌 짐승을 그 무슨 대단한 위인이라고 없는 전기를 써가며 네온사인 구호판이라니 참 부끄럽지도 않은가 보다.

정말 21세기 세상천지 아무리 둘러봐도 이런 곰 발바닥처럼 두꺼운 낯가죽을 한 인간도 아마 드물 것이다.

나라를 위해 그 무었을 했다고 이렇게 전국 각 곳에 이 무슨 요상인가?

어린이들과 백성들의 한줌도 안 되는 배도 채워주지 못하고 길가에서 이름 없이 쓰러져가는 현실에서 무엇을 잘했다고 한나라를 거느린 주인으로써 이 무슨 당치않은 네온구호는 뭐고 영생탑 또한 무엇인가.

정말 한 조각에 양심을 가진 사람이라면 두 무릎 굻고 백성들에게 대죄성사를 해도 용서가 될지 말진데 참 나라를 무슨 꼴로 만들려는 것인가...

나라가 힘이 있으면 그 백성도 힘이 있듯이 똑같은 사람이지만 북한에서 태어났다는 이유 하나 때문에 우리 북한사람들은 제나라 아닌 타양에서는 어디가도 차별 느끼며 살고 있다.

백성은 굶주림을 참지 못하고 세계 여러 나라로 뛰쳐나오고 산 설고 물 설은 낯선 이국땅에서 상갓집 개만도 못한 신세를 하고 살아가는데 혼자만이 자기우상화에 열을 바쳐가고 있으니 어찌 제정신을 가진 사람의 짓이라고 하랴.

이것을 가련하다고 해야 하나, 푼수라고 해야 하나, 나이가 어리면 철이 없어 그런다지만 족제비도 낯을 들지 못할 짓을 하고도 장군이란 무엇이며 영생 탑은 무엇인가 말이다...

김정일 너는 지금이라도 늦지 않으니 겸손히 민주주의 개혁개방을 받아들이고 세상에 흩어져있는 자기 백성들을 끌어안아야 한다.

너의 아버지도 말했듯이 지식 있는 사람은 지식으로 돈 있는 사람은 돈으로 나라에 이득이 된다면 모든 방법을 아끼지 말고 불쌍한 네 백성을 끌어안아야 할 것이다.

우리는 비록 몸은 여기 고향을 떠나 이국에 있으나 정말로 네가 백성을 위한 마음으로 진정한 정치를 한다면 늧은 감은 있지만 과거를 따지지 않고 우리 모두는 너를 지지할 것이다.

백성의 지지를 못 받는 것이 그 무슨 참된 지도자라 하랴. 이것은 모름지기 나한사람의 생각이아니라 북한을 떠난 수천 명의 우리 백성들의 마음도 같으리라본다.

네가 우리에게 배워주기를 너의 아버지는 12살 어린 나이에 나라를 찾으려 압록강을 넘었다고 했다.

그때 나라가 독립하지 않으면 다시 돌아가지 않으리라 다짐하며 압록강을 넘었으며 고향을 떠나는 그 어린 그 마음에도 슬픔을 금할 수가 없었다고 한 것이 기억이 난다... 그때 네 아빠의 그 아픔을 너는 죽어도 모를 것이다.

그러니 나서 자란 조국을 떠나는 우리 백성들의 마음은 오죽하랴,

부모 ,남편, 안 해가 옆에서 배고파 눈도 감지 못하고 죽어가고, 돈이 없어 병원에서 죽은 아이를 업고 수천 리를 걸어 집으로 돌아오는 어머니의 찢어지는 아픔을 ...정말 말로서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이 나라의 백성의 모습을 단 한번만이라도 생각해 본적 있느냐.

나는 고향을 떠난 지 11년째다.

하지만 조상의 태가 뭍치고 부모, 형제, 친구, 동창, 동향이 있는 저 북한 땅을 잠시도 잊은 적이 없다.

못살아도 잘살아도 나는 내 조국을 사랑한다. 몸은 비록 여기에 있어도 마음 한구석엔 항상 내 조국 북한을 생각한다.

하여 내 마음은 북한의 현실에 따라 기쁘고 슬퍼진다. 아무리 좋은 음식 좋은 옷을 입었다고 마음까지 변하지 않는다.

과거도 중요하지만 제일 중요한 것이 현재다.

네가 아무리 자기 스스로 최고라고 구호를 붙이고 탑을 세운다. 자칭해도 그것이 대통으로써의 사명과 백성의 이익에 부합됨이 아니라면 그 짓은 누워서 침 밭는 격 즉 백해무익한 것이다.

네가 살 수 있는 길은 오직 두 가지, 백성을 위해 사느냐 백성을 위해 죽느냐 이것뿐이다.

서울에서 탈북자 최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