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께서 모세에게 십계명을 주시면서 1-4계명까지는 하나님과 인간사이의 관계 즉 수직적 관계를 강조하셨지만 5-10계명 즉 여섯 가지는 인간과 인간사이의 관계인 수평적 관계를 말씀하셨다.

 

중세 기독교의 대표적인 교부(敎父) 어거스틴(Aurelius Augustine, 354-430)은 그의 창조론을 통하여 창조주 하나님 이외에는 그 어떤 것도 미리 존재하는 것이 없는 상태에서 우주의 삼라만상을 만들어 내신 하나님 자신의 독단적인 창조임을 강조한다. 왜 하나님은 흙을 만드시고 만드신 그 흙으로 인간을 지으셨는가? 이것은 인간이란 외형상으로는 흙과 같이 보잘 것 없는 존재이지만 하나님의 형상이 덧입혀지게 되면서 그 인간은 가치가 있는 존재로 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렇기에 하나님께서는 자신의 형상을 입은 인간을 천하보다 더 귀하게 여기신다(마태16:26; 마가8:36; 누가9:25 참조). 그리고 그러한 인간의 생명을 위하여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를 이 땅에 보내셔서 십자가의 희생제물이 되도록 하셨다.

 

또한, 주님께서는 마가복음 2장 27절에 기록된 대로, 안식일 성수 문제가 제기되었을 때 “사람이 안식일을 위하여 있는 것이 아니라 안식일이 사람을 위해 있다”고 하심으로 안식일 보다는 인간이 우선임을 분명히 말씀하셨다.

 

인간이 하나님의 형상을 입은 존귀한 존재라는 기독교적 관점을 떠나서라도 세속에서도, 인간이 태어날 때부터 자연적으로 천부(天賦)의 권리를 가지고 있다고 보고 있었다.

 

법률이 제정되기 이전부터 천부불가양(天賦不可讓)의 자연적 권리인 인권은 국가의 법률로도 제한하거나 철폐할 수 없음을 강조한다. 그래서 이러한 인간에 대한 자연권 사상은 프랑스 등 시민혁명의 지도적 이념이 되었으며 성문법의 기초를 마련하게 된다. 즉 영국의 권리장전(1689), 미국 버지니아주 헌법의 인권선언과 미국독립선언(1776), 프랑스의 인권선언(1789) 등에 자연권 사상이 표현 되고 후에는 기본적 인권이라는 실정법적 권리가 모든 입헌국가의 헌법에서 보장받게 되었으며, UN헌장(1945)과 세계인권선언(1948)에서도 이러한 인권사상이 확인되고 있는 것이다.

 

대한민국 헌법 제3조는 “대한민국의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대한민국의 영토는 남북한과 그 부속도서 전체임을 말한다. 그러니 북한도 대한민국 영토라는 말이 된다.

 

그런데 1991.9.18. 제46차 유엔 총회에서 남북한이 각기 별개의 의석을 가진 회원국으로 UN에 동시가입하게 됨으로 우리의 헌법이 명시하고 있는 바와 다르게 별개의 지위를 북한에도 인정한 꼴이 되었다. UN은 원래 국가만을 가입대상으로 하고 있다. 남북의 UN가입으로 한반도에서 대한민국이 유일한 합법정부라는 주장은 자연적으로 그 의미가 쇠퇴하였으며, 그리고 남북 간에 기본 조약을 체결하여 그 관계가 국가 간의 관계가 아니라 특수한 관계임을 내외에 선포하는 등의 어떤 조약이나 협정도 체결하지 않고 그냥 휴전 상태인 그대로 UN에 가입했다는 점이 오늘날까지도 문제라 할 수 있다.

 

여하튼 북한은 UN 가입으로 국제무대에서 하나의 국가로서 행세하고 다른 나라들과 차별 없는 지위를 보장받게 되었다.

 

북한은 그들의 말대로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이라 하는데 그것은 북한의 인민이 평등하고 인민이 주인이 되며 그 인민들이 자유롭게 사는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국가 즉 공화국이란 말이다. 더군다나 북한은 UN 회원국으로서 인류의 보편적 가치인 천부불가양(天賦不可讓)의 권리인 인간의 권리를 존중하고 그 권리가 국가 간에 상호 불편과 장애를 주지 않도록 인권 보호와 인권 신장을 위하여 최선을 다하여야할 의무가 있는 것이다.

 

UN 헌장(Charter of the United Nations) 제1장 제1조 제3-4항에서는, UN의 목적(The Purposes of the United Nations)을 설명함에 있어서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또는 인도적 성격의 국제적인 문제를 해결하고, 이를테면 인종, 성별, 언어 또는 종교에 따르는 차별이 없이 모든 사람에 대하여 인권 및 기본적 자유에 대한 존중을 증진시키고 고취시킴에 있어 국제적 협력을 달성하며 이러한 공동의 목적을 성취함에 있어서 회원국들의 활동을 조화시키는 중심이 되는데 있다”(To achieve international co-operation in solving international problems of an economic, social, cultural, or humanitarian character, and in promoting and encouraging respect for human rights and for fundamental freedoms for all without distinction as to race, sex, language, or religion; and To be a centre for harmonizing the actions of nations in the attainment of these common ends)고 명백하게 인권에 대한 규정을 하고 있다.

 

법적으로 보면 북한을 국가로 인정할 수 없다. 최고의 상위법인 우리 대한민국의 헌법이 개정되지 않는 한 북한은 우리 대한민국의 영토이다. 그러나 국가만을 가입대상으로 하고 있는 UN의 명백한 규정에도 불구하고 남북한이 동시에 회원국으로 가입되어 있는 것이 또한 현실이다.

 

그렇다면 인간에게 있어서 인류가 보편적으로 향유할 가치로서의 인권은, 엄연한 UN의 회원국인 북한에 있어서도 예외 없이 지켜져야 함을 의미한다. 그래야 국제무대에서 국가로서 행세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지난 1997년부터 매년 인권보고서를 발표해온 영국의 연례인권보고서에 따르면, 인권 상태가 가장 열악한 나라 중 하나로 북한을 꼽고 있다.

 

우리가 이러한 열악한 북한의 인권에 대해서, 정부가 바뀐 지금도 침묵으로 일관하는 것은 지난 10년 동안 좌파정부의 햇볕정책 탓에 북한과의 대화에 역점을 두고 인류의 보편적 가치인 북한의 인권문제라는 아클레스건을 의도적으로 건드리지 않은 결과다. UN의 인권위원회는 인권유린실태가 심각한 특정국가에 대한 결의안을 채택하고 있는 제도를 두고 있는바 그동안 북한의 인권개선을 위한 북한인권결의안 채택을 7번이나 했는데, 우리 정부는 북한이 핵실험하던 2006년을 제외하고는 6번이나 불참하거나 기권했었다.

 

현 정부는 이전의 좌파정부와는 달리 지난 제63차 UN총회의 북한 인권결의안 표결에 찬성표를 던졌다. 그런데 이것은 적극적 행동에 의한 표출이 아니라 북한 인권 상황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에 같이 공감을 표시하는 정도에 지나지 않는 것이어서 김대중 정부나 노무현 정부에서 기권이나 불참할 때와 마찬가지로 바꾸어진 점은 특별하게 없다.

 

대한민국이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존중하는 정상적인 나라라면, 최악의 인권상황에 처한 북녘 땅의 우리 동포들을 위해 다른 어떤 나라들보다 먼저 앞장서서 UN의 북한인권결의안에 적극적인 행보를 취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결의안에 겨우 동조 정도나 해주는 식으로, 마치 장삿꾼 같은, 처세를 하고 있는 듯하다.

 

하나의 국가 됨은 바로 인권상황에 있음을 국제사회가 익히 주지하는 바, 인권불량국가인 북한과(대화할 여건을 기본적으로 갖추지 못한 북한과) 지난 10년 세월 속에서 대화와 소통의 문제를 앞세워, 가장 기본적인 국가 됨의 가치인 인권을 뒤로한 채, 일방적인 퍼주기로 일관하여 왔다. 국제사회는 UN에서 인권결의안을 채택해도 같은 민족인 한국에서는 오히려 이를 침묵하며 도외시하는 행보를 계속해와 국제사회를 의아하게 만들었다. 이렇게 우리 정부가 북한 인권에 대해 부끄러운 태도를 보여 오고 있는 동안 그동안 UN을 비롯하여 미국, 유럽연합, 일본, 세계 각국의 NGO들이 북한의 인권운동을 확산시키며 국제사회에 북한의 인권문제를 이슈화시켜 왔다. 미국 내의 기독교 뿐만 아니라 유대교, 불교, 이슬람교 사회에서 조차 북한 인권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의 북한인권운동가인 수잔 숄티(Scholte)는 “한국정부가 북한 주민을 외면하는 것이 북한 인권문제의 진전이 이루어지지 않는 가장 큰 이유”라고, 지난 2005년 12월, 서울에서 개최되었던 북한인권국제대회에 참석해서도 지적하였다

 

그리고 미 국무부 북한 인권특사 제이 레프코위츠(Jay Lefkowitz)는 “인권문제를 논의하는데는 적절한 시기라는 게 있을 수 없다” “자국민에게 자유를 주지 않는 나라는 믿을 수 없는 나라” 라고 말한바 있다.

 

서방국가들은 과거에 소련을 상대하여 핵무기 군축협상을 벌이면서도 한 편으로는 인권문제를 지속적으로 거론했었다.

 

인권문제는 북한과의 대화에 있어서 상대적인 반대의 개념이 아니라 서로 보완되는 별개의 문제임을 자각시켜야 한다. 서로 차원이 다른 문제임도 인식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인권은, 양보가 불가한, 불가침의 성격을 지닌, 우리 인간들이 저마다 각별하게 하늘로부터 받은 권리이기 때문이다.

 

우리 정부와 우리 국민들이 북한 인권문제에 관심이 없는 것은, 김일성주체사상을 바탕으로 친북반미세력들이 그 외연적 확대를 지속적으로 해왔기 때문이고 특히 지난 10년 좌파정부시절에 물 만난 고기떼들처럼 종횡무진 활약을 하다 보니 국민들 마음속에서 민주주의 정체성이 훼손되고 민주주의의 정신이 허물어진 결과다.

 

인권은 그 문제를 이슈화 삼고 담론화 하게 되면 개선될 수 있으나 침묵하게 되면 진전할 수없는 것이 속성임으로 이제라도 북한 정권을 향해 이 정부와 온 국민이 목소리를 높여 부르짖어야 한다.

 

인권을 참혹하게 유린하는 북한 정권은 도덕적으로 윤리적으로도 정당하지 못한 것인데, 우리 정부와 국민들의 미온적 태도로 인하여 북한의 인권문제가 방치된 채로, 대화만을 우선시하여, 앞으로도 침묵이나 방관으로 일관한다면, 결과적으로 북한의 김정일 독재정권을 묵인하고 나아가서는 비호하는 꼴이 될 것이다.

이러한 우리 정부와 국민의 태도는 매우 비도덕적일 뿐만 아니라 양심이 마비된 범죄자의 파렴치 행위일 수도 있다.

 

혹시 지금 우리 모두는 배부른 돼지들이 아닌가?

 

참고로 2005년 12월 서울에서 열렸던 북한인권 국제대회가 채택한 ‘서울선언’을 다시 상기하여 보자.

 

1. 탈북자에 대한 보복은 중단되어야 한다.

2. 정치범 수용소는 해체되어야 한다.

3. 납북자는 생사 확인과 송환이 이루어져야 한다,

4. 조직적 인권유린이 중단돼야 한다.

5. 식량 의약품은 어린이에게 최우선 배분돼야 한다.

6. 한국 정부의 북한 인권에 대한 적극적 관심을 촉구한다.

7. 국제사회가 북한에 따뜻한 손길을 내밀 것을 호소한다.

8. ‘북한인권을 위한 국제적 네트워크’를 구성해 간다.

 

신약성경 마가복음 12장 33절에서는 다음과 같은 말씀이 기록되어 있다.

 

“또 마음을 다하고 지혜를 다하고 힘을 다하여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과 또 이웃을 자기 자신과 같이 사랑하는 것이 전체로 드리는 모든 번제물과 기타 제물보다 나으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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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이 요섭 목사

e-mail/ jesus21ckr@yahoo.co.kr

 

우리 민족의 격동기인 1950년대에 전주에서 태어나 군산 초등학교와 군산 중·고를 거쳐 성균관대학교와 연세대학교를 졸업하고 경희대학교 대학원에서는 행정학 박사 전과정을 수료하였다.

한편 서울신학대학교, 대한신학교, 총회신학교, 한영신학대학교 등에서 신학을 공부하였고 캘리포니아 신학대학원에서 철학 박사와 코헨신학대학교에서 교회행정학 박사 학위를 취득하였으며 창조아카데미, 서울시립대학교, 숭실대학교, 한국방송통신대학교, 성결대학교대학원, 총회신학교 신대원 등 많은 일반대학교와 신학대학교에서 일반행정학과 교회행정학 등을 강의하였고 한영신학대학교에서는 13년 동안 철학개론·종교철학·교회행정학 담당 교수로 있었다. 현재는 미국성경장로교 소속목사이며 창조사학회 부회장, 예빛선교회 대표, (도서출판) 예빛서원 대표, 코헨신학대학교 객원교수로 있다.

* 저 서/ 알기쉬운 서양철학, 철학을 산책하듯, 빈 손 들고 교회에 가라, 높낮이가 없는 교회, 교회경영원론, 현대인을 위한 교회행정론(개정판), 창조의 나래, 아라랏과 노아방주(재개정판), 나의 갈길 다가도록, 뺄셈 나눗셈(편), 나는 네 하나님(편), 방주를 설계하신 하나님 세상 끝 날도 설계하신다(개정판), 아브라함 아우슈비츠에서 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