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뉴스통신사 연합뉴스가 북한 노동신문 콘텐츠를 무단으로 배포했다는 이유로 또 다른 국내 뉴스통신사인 뉴스1을 형사고발했다.
연합뉴스는 18일 "뉴스1이 올해 1∼3월 북한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 기사 및 사진 등을 법률에 규정된 정부 승인을 받지 않고 무단 반입한 뒤 포털사이트와 다른 신문사 등에 보도·배포했다"며 뉴스1을 남북교류협력에관한법률(남북교류협력법) 위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고발장에는 연합뉴스가 노동신문 독점 배포권을 확보한 2017년 3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기간에도 뉴스1이 확인되지 않은 경로를 통해 입수한 노동신문 기사 및 사진을 사용하거나 배포한 혐의도 담겼다.
연합뉴스가 고발 근거로 든 남북교류협력법 제13조 1항은 남북 간 교역에 있어 물품 등을 반출·반입하려면 품목과 거래형태, 대금결제 방법 등에 관해 통일부 장관 승인을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법률에서 말하는 물품 등에는 인쇄물과 신문 등도 포함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합뉴스는 "정부 승인 없는 콘텐츠 반입을 처벌하는 것은 남북 간 거래가 국가안전보장에 영향을 미치거나 시장 질서를 교란할 수 있는 특수성을 고려한 것"이라며 "뉴스1의 행위가 국가기간통신사로서 북한 뉴스를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보도하고자 하는 공적 역할에 대한 심각한 위협"이라고 밝혔다.
뉴스1은 지난해 말 노동신문의 해외판권 대행사인 일본 소재 코리아메디아와 노동신문의 국내 독점 배포권 계약을 체결했다. 그 전까지는 연합뉴스가 노동신문 국내 판권을 갖고 있었지만 지난해 9월 코리아메디아로부터 계약 갱신 불가 통보를 받은 이후 뉴스1이 판권을 따냈다.
뉴스1 이백규 사장은 14일 사내 공지를 통해 "이번 계약은 영리목적으로 사기업과 사기업 사이의 협상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계약금액이나 기간 그리고 배포 방안까지도 통일부의 조언과 지도를 통해 결정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사장은 "그동안 국가기간통신사가 다른 언론사들에 최상의 북한뉴스 배포 서비스를 제공했는가 묻고자 한다"며 "민간통신사는 북한뉴스에 대한 공공서비스를 하지 못한다는 논리는 (연합뉴스가) 앞으로도 계속해서 북한뉴스를 독점하겠다는 비상식적인 주장"이라고 맞섰다.
한편, 국내 매체가 북한 관영매체에 대한 저작권료를 지급하기 시작한 것은 2004년 1월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의 주도로 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이 설립되면서부터다.
임 전 실장이 2005년 7월부터 이사장을 맡아 활동한 이 재단은 북한 조선중앙방송위원회의 대행권한을 받았다면서 2005년경부터 국내 매체로부터 대북 저작권료를 챙겼다.
2월 8일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이 재단은 지난 13년 간 187만 6700달러(21억 1260만원)를 거둬들였고, 대북제제로 북한에 보내지 못한 일부 금액은 법원에 공탁했다.
그러나 재단이 국내 콘텐츠를 무단으로 사용하는 북한에 대해선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국내 매체들에게서만 저작권료를 받아 북한에 챙겨주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통일부는 2009년 "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의 대북 파트너인 ‘저작권 사무국’의 실체가 확인되지 않는다"는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이러한 문제를 근거로 통일부는 한때 이 재단의 승인 취소까지 검토했지만 현 정부 들어 임종석 씨가 대통령 비서실장에 임명되면서 유야무야됐다고 중앙일보는 지적했다.
한진식 기자
등록일 : 2019-03-20 (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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