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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4월 8일   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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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와 아들의 엇갈린 운명 - [크로싱] 시사회
그들의 꿋꿋한 용기와 뜨거운 인간애에 경의를 표한다.
[태극기 휘날리며]에는 별 반 개밖에 못 주지만, 탈북자의 벙어리 냉가슴을 따뜻하게 녹여 줄 [크로싱]에는 약간의 어설픔에도 불구하고 기꺼이 별 다섯 개를 준다. -최성재-
출처 : 조갑제닷컴 최성재 
아버지는 먹을 것이 지천에 깔린 대한민국의 품에 안기고, 아들은 먹을 것이 숫제 필요 없는 천국의 품에 안긴다. 아버지는 생명의 양식으로 삼던 성경도 수틀리면 내동댕이칠 수 있는 대한민국에서 애오라지 굶주리는 아내와 아들만 생각하고, 아들은 꽃제비 수용소에서도 총 든 군인 아저씨의 한 발길질에 나가떨어질라 죽음의 양식을 생명의 양식으로 믿어 의심치 않고 수령님 어록을 힘차게 달달 외우며 인차 만날 아부지만 생각한다. 허기진 뱃속에 새 생명을 키우는 ‘쎄게 아픈 안까이’(아내)의 약을 구하고 인차 네 식구가 연명할 식량을 구하러 용수(차인표)는 목숨을 걸고 국경을 넘고 넘다가 덜컥 대한민국의 품에 안기고, 엄마가 영양실조와 결핵의 집요한 무차별 공격에 기진맥진 조용히 눈을 감고 반듯이 누워 방어를 완전 포기하자, 엄마와 뱃속의 동생을 지키지 못한 죄인 열 살배기 아들 준이(신명철)는 천우신조로 국경을 넘고 넘다가 그만 천국의 문턱에서 쓰러진다. 천사의 노래보다 아름답고 정겹던 아부지의 그리운 목소리! 자기 방에 ‘울 아부지 외에 남자는 준이가 처음 들어왔다’는 미선(주다영)의 수줍은 고백처럼 아득히 먼 우주에서 들려오는 듯 낯설면서도 1초라도 더 들으면 까무러칠 듯 반갑던 목소리! 영원히 듣고 싶던 아부지의 달콤한 목소리! 마술방망이보다 신기한 휴대폰 저 너머에서 들려오던 아부지의 목소리! 그것이 준이를 영원히 배고픔과 헤어짐이 없는 천국으로 초대하는 로렐라이 언덕의 멜로디였을 줄이야! 용수는 몽골의 고비사막에서 어린애 키만큼 길쭉하고 어린애 정강이만큼 나지막한 돌무덤 앞에 축구‘뽈’과 축구화를 두고 망연자실한다. - 아부지, 아이 가면 아이됩니까? - 아부지, 진짜 축구뽈도 사 오고 축구화도 사 옵니까? - 아부지, 잘못했습니다. 엄마를 못 지켰습니다. - 아부지, 너무너무 보고 싶습니다. - 아부지, 아부지, 아부지, '그들의 이야기를 우리들의 이야기’로 여겨 주길 바라는 김태균 감독의 영화 [크로싱(잔인 한 엇갈림)] 시사회! 잠실 실내 체육관 1층의 다닥다닥 간이 의자에서 3층 가운데 좌석까지 빼곡 채운 사람들은 나오미와 김장훈의 노래와 춤에 이어 무대에 오른 차인표와 김태균과 신명철의 공손한 인사와 자리 불편함에 대한 조금 들뜬 듯한 거듭된 사과와 나직나직한 목소리에 옷깃을 여미기 시작했다. 다들 ‘우리랑 함께 울어 주세요(CRY WITH US)’ 티 셔츠를 입고 일찌감치 눈가를 훔칠 손수건을 만지작거리기 시작했다. 주연배우 차인표와 신인가수 나오미의 이중창 ‘거위의 꿈’은 노래와 춤과 자선의 달인 김장훈의 세련됨과 능수능란함에는 영 미치지 못했지만, 탈북자의 촌스러움과 낯설음에 다리를 놓는 데는 부족함이 없었다. 대한민국 사람이면 누구나 지난 15년 간 여기저기서 주섬주섬 듣긴 했으나, 진주를 꿰는 실로 목걸이를 만드는 것처럼, 아니! 넝마를 하나하나 덧꿰어 한 벌의 거지 옷을 만드는 것처럼 처음부터 끝까지 줄거리를 제대로 갖춘 탈북자 이야기는 아는 사람들이 드물다. 진실은 거짓의 방패와 해자(垓字)와 성채(城砦)에 가로막혀 드러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침묵과 외면과 무관심의 심연에 빠져서 아예 고개도 못 내밀고 영영 묻힐 수도 있다. 지난 10년 간 남북 문제를 다룬 영화가 쏟아져 나왔다. 그 이전 40년간 분노와 감동을 쥐어 짜내던 반공영화와는 달리, 그것들은 정부의 홍보나 학생의 동원 없이 500만, 600만을 훌쩍 넘어 1000만 명을 넘긴 영화도 나왔다. 1999년 [쉬리]가 600만 명을 돌파하자 남북 문제의 금기를 깨는 영화들이 엄청난 제작비를 우습게 생각하며 진보 편향의 할리우드 대작을 흉내내기 시작했다. 언제나 대한민국 편이던 이념 영화의 공식이 서서히 폐기되었다. 처음에는 남의 이야기하듯 중도적 입장에서 이념을 무장해제하더니, 어느새 양비론적 관점으로 햇볕정책을 홍보하고 민족과 평화의 위장막을 쓰고 6.25를 대담하게 재해석하고 6.15를 은은히 찬양하기 시작했다. 뭐야, 매년 50만 톤의 식량을 사실상 무료로 운송비까지 부담하면서 보냄에도 주민의 절반이 여전히 영양실조에 허덕인다고 하고, 삼족을 멸하는 가혹한 제재에도 불구하고 탈북자가 쏟아져 나오길 10년하고도 5년 아닌가. 민주당의 케네디가 쿠바 미사일 대하듯 대응했으면 당장 전쟁이 났을 미사일 발사 쇼와 ‘용용 죽겠지’ 식 핵폭탄 실험도 감행하는데, 서해에선 두 번이나 작은 전쟁이 일어났었는데, 웬 삼팔선을 오르내리며 [태극기를 휘날리며(2004)- 1170만] 다름 아닌 그 손으로 붉은 기를 나부끼는가. 웬 북파 공작원이 [실미도(2003)- 1108만]에서 대한민국을 상대로 반란을 일으키며, 웬 인민군이 꼬부랑 혀를 굴리며 [동막골(2005)- 800만]에 오라고 손짓할까. 웬 인민군과 국군이 공동경비구역 [JSA(2000)-583만]을 오가며 싸한 우정을 나눌까. 웬 탈북자가 국제 폭력배가 되어 남북을 상대로 동시에 증오의 [태풍(2005)- 409만]을 날릴까. 소리 소문 없이 민족 대신 가족과 친구를 찾아, 정치이념 대신 경제이익을 좇아 사람과 물자와 전화와 편지와 배가 누구의 간섭과 감독도 없이 어느 쪽의 생색냄도 없이 마음대로 오가고 드나들고 넘나드는 중국과 대만의 백만분의 일이라도 성과가 있다면, 사실상 가족과 친구와 기업인은 통일된 지 오래된 중국과 대만의 반의 반의 반이라도 된다면, 그런 영화들의 인기몰이는 이해될 만도 할 것이다. 양보의 미덕을 한껏 발휘함으로 화해의 악수를 청할 수도 있으니까. 어찌된 셈인지, 한국 사람들은 몸은 21세기에 있는데, 마음은 아직도 화염병 난무하던 1980년대에 머물고 있다. 386세대에 눈살을 찌푸리며 그들의 문화에 갇혀 있다. 김태균 감독은 숨바꼭질하듯 몰래몰래 한국과 중국과 몽골을 오가며 4년의 공들임과 불안을 달래는 손 모음과 기적 같은 모 회사의 40억 원 몰빵 투자로 한국에 정착한 1만3000명 탈북자 이야기 중 겨우 하나를 영상에 담았다. 무엇이 그렇게 두려웠을까. 왜 처음에 한사코 쓴 잔을 아니 마시려고 북한의 보위원과 중국의 공안에 쫓겨다니는 탈북자처럼 도망 다녔을까. - 진실이 외면 받을까 봐. - 보는 사람이 적을까 봐. - 우리의 이야기를 그들의 이야기로 볼까 봐. - 눈물 흘릴 곳에서 코웃음을 칠까 봐. - 손가락질 받을까 봐. - 미친 놈 취급받을까 봐. - 테러 당할까 봐. - 구멍가게 영화사와 콧구멍 배급사와 알거지 투자자, 그리고 여전히 탈북자를 대하면 부끄러운 자신이 쫄딱 망할까 봐. 반공세대라 반공에 알레르기 반응을 갖고 있다는 김태균 감독은 ‘대한민국의 반공은 거짓이요, 북한의 반미는 진실’이라는 햇볕파의 투명 거미줄에서 아직 자유롭지 못한 듯하다. [크로싱]이 반공영화로 비칠까 봐, 이념영화로 받아들여질까 봐, 그래서 뭇매를 맞을까 봐, 영화 곳곳에 조심한 흔적이 드러난다. 탈북자를 노골적으로 또는 교묘하게 외면하는 대한민국의 국가인권위, 외교부, 통일부, 주중 한국 대사관에 대해서 명시적 일언반구는커녕 암시적 언중유골조차 하나 입에 올리지 않았고 희미한 영상 한 컷 넣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까, 이야기와 화면을 여기저기 짜집기한 부분이 제법 눈에 뜨인다. 섬뜩할 정도로 뛰어난 북한 재현에도 불구하고, 작품 자체의 완성도와 통일성이 그만큼 떨어진다. 어머니 용화(서영화)가 준이에게 준 반지와 아버지가 산 축구공이 거듭 나옴으로써 작위적인 냄새가 짙다. 자연스럽게 녹아들지 못했다. 북한에선 천금보다 귀하지만 한국에선 공짜로 주는 결핵 약이 없어서 아내가 죽었다는 말을 듣고 용수가 한국만 사랑하고 북한은 미워하여 찾아가지 않는 하나님을 원망하며 성경을 내동댕이치는 장면도 진부하다. 그를 보고 기독교인인 사장이 아무 소리도 않고 고개를 숙이고 있는데, 흔하디 흔한 이런 장면에서도 사장이 묵묵히 성경을 집어들며 굳이 김일성 어록을 들먹이지 않더라도 지나가는 말로 ‘한국에선 귀한 성경을 읽을 자유도 집어던질 자유도 있다네.’라고 한 마디하면, 관객들로부터 신선한 공명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 것이다. [태극기 휘날리며]에는 별 반 개밖에 못 주지만, 제국주의 소련과 중공에는 굴종하고 자유와 풍요의 방패 미국에는 60년 간 줄기차게 저주를 퍼붓는 북한! 반미를 부자세습 정권의 주춧돌로 삼은 북한의 거짓이 만천하에 드러난 지 20년이 다 되어 가는 오늘, 진실은 여전히 번쩍번쩍 햇볕 걸개 그림 아래 짙은 안개 속에 갇혀 있다. 그 거짓의 산 증인인 탈북자의 벙어리 냉가슴을 따뜻하게 녹여 줄 [크로싱]에는 약간의 어설픔에도 불구하고 기꺼이 별 다섯 개를 준다. 도둑고양이보다 밝은 중국 공안의 눈을 피해 기적적으로 현지 촬영에 성공한 김태균 감독과 차인표 휴머니스트와 70여 스텝은 장차 세계 최대로 떠오를 중국 시장을 포기하는 큰 대가를 이미 치렀을 것이다. 그들의 꿋꿋한 용기와 뜨거운 인간애에 경의를 표한다. (2008. 5. 28.)
등록일 : 2008-05-30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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