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의 장막에 가린 사회에, 독재자의 억압에 시달리고 있는 사회에, 그래서 손과 발이 묶여 꼼짝도 못하는 사람들에게 스스로 자유를 쟁취하라고 말을 하면 그거 애초부터 불가능한 일 아니냐 생각하는 분도 있을 것이고, 그런 소리가 들릴리도 만무한 터이니 소용없는 짓이라 생각할 법도 하지만, 하늘이 혹시 바람에 실어 소식을 전해줄 지도 모르고, 남쪽에서 북의 자유 회복을 위해 노고를 아끼지 않고 있는 분들에게도 메아리없는 인권 주장만 하지 말고 북한 주민의 능동적인 저항 운동을 유도할 전략과 비젼을 수립하는 쪽으로도 눈길을 돌려주기를 바라는 마음에 글을 씁니다. 우리는 지금껏 북은 자체 능력으로는 억압 체제를 부술 수 없다고 단정짓고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여러 정황을 보건대 북한 주민이 자력으로 자유를 쟁취하기란 불가능하게 보이기는 합니다. 북의 사회에 그런 능력이 있다는 기미도 없어 보입니다. 그러나, 하나의 사회가, 본능적으로 자유를 갈망하는 인간의 사회가 이토록 오랜 기간동안 폭압을 당하면서도 폭발하지 않음은 수상한 현상이라고 보아야 할 일면도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김정일의 지배가 너무나 완벽하거나 북의 주민이 김정일의 지배에 완벽하게 순응하고 있지 않다면 있을 수 없는 일로 여겨집니다. 김정일의 지배가 현존 세계 최고의 강압 지배 체제임은 잘 알려져 있습니다. 북쪽 사회는 물샐틈 없는 정보 독재 사회입니다. 감시자의 눈을 피할 수 없는 사회입니다. 북의 김정일에 의한 억압 구조는 완벽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것이 김정일 장기 독재를 가능케하는 가장 큰 이유임은 분명합니다. 그러나, 김정일의 지배가 아무리 강고하다 할지라도 60년의 세월을 별다른 사회적 동요없이 끌고 가는 데 있어서는 북한 주민의 자발적 협력이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 아닐까 여겨지기도 합니다. 말하자면, 북한 주민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는 다르게 자발적으로 김정일 체제에 순응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드는 것입니다. 이에 대해서는 별로 알려진 정보가 없습니다. 우리는 북한 사회에 부분적으로 동요가 일고 있다는 소식은 전해 듣고 있습니다만 대규모적이거나 조직적인 반발이 있었다는 소식은 없습니다. 우리는 북에 조직적인 반체제 활동이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지도 않습니다. 우리는 그저 심정상 북한 주민은 북의 압제에 반대하고 있겠거니 짐작만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생각에 대해서도 심증은 가지만 심증을 반증할자료는 찾아 보기 힘듭니다. 우리는 북한 주민이 북의 체제를 반대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확실한 판단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만약에 북한 주민이 우리의 짐작과는 다르게 체제에 만족하고 살고 있다면 우리는 북의 인권에 대해 가타부타 말할 이유도 필요도 없습니다. 인권을 이유로 민족을 이유로 지원을 할 필요도 없을 것입니다. 돼지 우리에 갇혀서도 만족하는 돼지에게 보석을 던져줄 필요는 없지 않겠습니까. 돼지는 보석을 발로 밟아버릴테지요. 쌀과 비료도 돼지 먹이용으로 쓰일 뿐인데 왜 쌀과 비료를 지원해야 하겠습니까. 경제 협력도 소용이 없습니다. 저들대로 만족한대로 살게 내버려두면 그뿐이지요. 만족하게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누가 무슨 권리로 콩내놔라 감내놔라 하겠습니까. 만약에 북이 돼지 천국의 사회라는 사실이 확인된다면 동정적인 모든 활동은 중지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인권의 이름으로 혹은 민족의 이름으로 통일의 이름으로 행해지는 모든 지원활동은 중단되어야 합니다. 이 경우에 우리는 우리의 전쟁 억지력을 키우는데 우리의 의지를 집중하여야 한다고 봅니다. 만약에 북이 체제 순응적인 돼지 집단이라면 우리는 모든 민족적 관심을 철회하여야 할 것입니다. 그러므로 저는 무엇보다도 먼저 북한 사회의 실상을 바르게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북의 내부 사정에 대해 우리는 좀 더 과학적으로 관찰하고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북한 사회의 내부를 심도있게 해부해 보아야 할 것입니다. 북한 내부에 반체제 의식이 존재하는 지, 지역적, 연령적, 계층적 반체제 의식의 정도가 어떻게 다른지를 조사해 보아야 할 것입니다. 반체제 의식에 외부적인 충격 지원이 가해지면 그것이 운동으로 점화될만한 것인지도 분석해 보아야 합니다. 어쨋거니, 북한 내부에 자유주의 운동 가능성이 존재하는지 그 가능성의 크기는 얼마 정도인지를 가늠해 보아야 할 것입니다. 그리하여, 만약 북의 내부에 자유주의 혁명의 불씨가 존재하기라도 한다면 우리는 불씨를 지키고 강화하는데 정책을 모아야 할 것입니다. 북에 자유를 원하고 인권을 원하는 외침이 존재하고 그 외침이 북녁 땅을 태우고 있을 때라야 우리의 지원은 명분을 얻고 실리를 얻을 것입니다. 남의 대북 정책은 자유와 인권을 위한 것이어야 할 뿐입니다. 인권의 개선과 자유의 신장이 없는 대북지원은 중단되어야 할 것입니다. 자유와 인권을 위해 북한 사회가 피를 흘릴 각오가 있을 때에만 남쪽도 피흘려 북을 도울 보람이 있는 것입니다. 우리 정부가 북의 반체제 운동을 유도하고 지원하고 나서면 북은 그럼 전쟁하쟈는 말이냐하고 나설 것입니다. 김정일 밥상에 오르는 돈 줄 끊는다고 전쟁하자고 발언하는 북이 가만히 두고 볼리는 만무합니다. 내정 간섭의 성격을 띄기도 하는 것이므로 분명히 위험 변수를 안고 있습니다. 북한 사회가 자유의 열망으로 불타오르고 있다면, 전체 사회가 아니라도 자유주의 혁명을 원하는 지도부의 각오만이라도 확고하다면 남은 전쟁 불사의 각오도 가져야 한다고 봅니다. 전쟁 의지를 가지고서라도 북을 측면 지원하여야 할 것입니다. 북이 자유와 인권을 위해 스스로 몸바칠 각오가 되어 있다면 남도 정말로 민족의 이름으로 그들을 도울 수 있을 것입니다. 자유를 위해 투쟁하는 사람을 돕는 일은 숭고한 것이며 더구나 동족이 고투를 벌이고 있을 때는 더욱 그러할 것입니다. 그러므로 저는 무엇보다도 먼저 북한 주민 여러분이 자유를 위해 목숨바칠 각오가 되어있음을 증명해 보이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스스로 자유를 쟁취하고자 하는 열망과 자유를 억압하고 있는 자에 대한 분노를 가지고 있으며 자유를 얻는데 따르는 고난을 감수할 준비가 되어 있는지 묻고 싶은 것입니다. 얻고자 하는 소원이 있다면 얻을 것이지만 마음의 소원이 준비되지 않는다면 다른 무슨 방도가 도움이 될 수 있겠습니까. 여러분이 원하지 않는데 누가 여러분의 소원을 알아서 채워주겠습니까. 여러분에게 자유를 향한 소원이 생긴다면 여러분은 행동할 것입니다. 행동이 있다면 외부에 드러날 것이고 외부에 드러나면 국제사회도 여러분을 도울 것입니다. 그러나, 아직 여러분의 열망이 외부로 드러난 것은 없습니다. 여러분 중의 일부가 탈북을 감행함으로써 북의 참상을 전달해 주고는 있지만 여러분이 그 참상에 저항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징후는 포착되지 않고 있습니다. 여러분이 스스로 목숨바쳐 민주와 자유를 쟁취하고자 투쟁한 흔적이 보이지 않습니다. 지난 60년의 폭압을 여러분은 잘도 참고 계십니다. 여러분이 참고 계신 것인지 억압에 짓눌려 있는 것인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60년을 그렇게 살고 계시다면 여러분은 북의 지배에 길들여져 있는 것이고 스스로 자유를 얻을 힘과 열정과 자격을 상실했다고 보여집니다. 냉정한 판단이지만 여러분은 자유를 얻을 자격이 없습니다. 자유는 피를 뿌려 얻은 인류의 가치입니다. 자유는 피의 투쟁을 통하여 얻는 것입니다. 인류사에 공짜로 얻는 자유는 없습니다. 자유를 빼앗기 위해서 공산도배는 피를 요구하는데 자유를 얻고 지키는데는 얼마나 더 많은 피를 흘려야 하겠습니까. 일제 강점기 때 나라잃은 우리 백성은 독립 운동을 했었습니다. 나라를 잃고서도 나라의 자유를 되찾기 위해 삼천리 방방곡곡에서 피를 흘렸습니다. 36년간의 기간동안 우리의 선열들은 피를 흘렸습니다. 우리는 피값을 치루고 나라를 되찾고 나라를 세웠습니다. 나라를 세우고 나서도 우리는 자유의 확대를 위하여 투쟁했습니다. 독재에 투쟁하고 자유를 지켰습니다. 그런데, 여러분은 세계 최고의 독재 지배를 받고 있으면서도 투쟁할 줄을 모릅니다. 나라를 잃고 유리하는 백성이 아니면서도 나라의 자유를 찾을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여러분은 도살을 당하는 양처럼 순순히 끌려가기만 할 뿐 저항할 줄을 모릅니다. 여러분은 자유를 향한 열망을 잃어버린 사람들 같습니다. 언젠가 여러분이 해방을 맞이하게 되는 날이 올 것입니다. 그러나, 그 해방이 여러분이 손수 준비하고 애써 얻기를 열망하고 피흘린 대가로 얻은 것이 아니라 누군가 다른 사람의 힘에 의해 주어지는 것이 된다면 여러분은 자유는 얻되 역사의 냉엄한 채찍을 얻어맞게 될 것입니다. 여러분의 힘으로 얻지 못한 자유는 진정한 자유가 아닌 동냥으로 주어지는 자유가 될 것입니다. 그런 자유를 여러분은 바라고 계십니까? 여러분은 여러분의 피로써 손수 얻는 자유가 아닌 남이 만들어주는 자유를 기다리고 계신 것입니까? 나는 북한 주민 여러분이 피흘려 자유를 쟁취한 용맹한 용사가 되기를 고대합니다. 여러분이 만약 여러분의 피로써 김정일을 무너뜨릴수 있게 된다면 그 일은 여러분 뿐만 아니라 이 나라 이 역사 전체를 빛내는 자랑스런 쾌거로 기록될 것입니다. 이 나라 자유 쟁취사의 으뜸되는 위업으로 영영이 기억될 것입니다. 나는 여러분이 진실로 영용한 역사의 주인공으로 기억되기를 바라며 그러기 위해 여러분이 피의 투쟁에 나서는 용사가 되기를 원합니다. 나는 그것이야말로 60년의 질곡을 견딘 여러분에게 수여되는 값진 영예가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