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흔히 지옥이란 말을 자주 한다. 하지만 그 지옥이 어디에 있고 어떤 곳인지 아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배가 고파 먹을 것을 찾아 중국에 왔다가 다시 북한에 잡혀갔던 사람들은 누구나 그 지옥을 다 안다. 그 지옥은 바로 북한에 있다. 나도 그 지옥엘 가보았다.

인간 생지옥에서 겨우겨우 죽지 않고 살아 나와서 그 안에서 겪은 사람들이 상상을 할 수 없는 짐승보다 못한 취급을 당한 사실을 내 이 작은 가슴에 묻어두고 지내기에는 내 가슴이 너무 작다. 이렇게 글로라도 남겨 세상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어 펜을 들었다.

내가 북한에 잡혀갈 때가 2004년 10월 말 경이였다. 처음 들어간 곳이 무산 보위부였는데 거기에는 감방이 세 개였다. 남자 감방 하나하고 두개는 여자 감방 이였다. 모두가 다 나 같은 비법 월경자들이었다.

이미 그곳에는 먼저 들어 와 1년 동안 감방에 갇혀 지내는 자매가 있었다. 한국에 가려다 연길 공항에서 붙잡혀 왔단다. 언니하고 딸도 함께 잡혀 왔다. 그 형제는 나란히 앉지를 않고 멀리 떨어져 앉아 있었다. 그 안에서 말을 하면 안 되는 것이다. 그 안에서 지켜야 할 질서는 이미 한국에 사시는 분들도 거의 다 알고 계시므로 거기에 대해서는 더 언급을 하지 않으려고 한다.

아침이 되면 우리는 손에 손을 연결해서 묵고 뒤보러 다 같이 가야 한다. 변도 안에서 보는 게 아니고 선생들이 다 보는데서 봐야 한다. 이유는 삼키고 나온 돈을 감춘다는 것이다. 소변은 감방 안에서 볼 수 있는데 큰 변은 안에서 절대로 보게 하지 않는다. 감방 안에 변기가 있어서 악취가 너무 심하다. 물도 없기에 변기 냄새 때문에 머리가 다 어지러웠다.

아침이라고 주는데 감방 선생들이 먹을 밥을 떠내고 제일 밑에 까맣게 타 붙은 누룽지를 두 숟가락씩 주고 맨 소금물에 말아 먹게 한다. 점심은 국수를 주는데 물에 너무 오래 불려놔서 퍼지다 퍼지다 국수에 구멍이 숭숭 뚫려 있다. 그걸 그냥 맨 물에 준다. 그것도 후루룩 마셔버리면 없다. 먹고 돌아앉으면 배가 고프다.

감방 장기수들은 그 안에 오래 있어야 하기에 매끼 2인분을 준다. 그리고 차례로 불려나가 취급을 당한다. 나는 한국에 가려고 나섰다가 붙잡힌 게 아니라고 무조건 우겼다. 바른대로 말 하라고 때리고 얼리고 하지만 나는 무조건 아니라고 했다.

어떤 남자들은 중국에서 넘어온 카메라를 가지고 다니다가 들켜서 들어온 사람들도 다 있었다. 취급을 하는 사람들도 그렇게 좋은 카메라는 처음 만져보기에 취급을 하면서도 이리저리 그냥 살펴본다.

중국에서 살다가 온 사람들은 그래도 취급할 때 그렇게 너무 심하게는 하지 않았다. 한국에 가려다가 붙잡혀 온 사람들은 취급을 당할 때마다 절반은 죽어서 나온다. 어디에서 살았고 누구하고 살았고 한국 사람들은 몇 명이나 만났으며 한국 드라마는 어떤 것을 보았는가? 그런 거였다.

한국에 갈려다가 붙잡힌 사람들은 한국사람 이름까지 다 밝혀야 했다. 그걸 다 말을 하지 않으면 걸어서 들어갔다가 누워서 나온다. 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죽어도 말을 하지 않는다. 어떤 사람들은 매질에 견디지를 못하고 말을 하고 만다. 그러고는 후회를 한다. 보위부 안에 들어온 지 이틀 만에 여자 감방 죄수들이 다 불려 나갔다. 우리는 추워서 덜덜 떨면서 불려 나갔다.

나이가 어린 금방 입대한 여자 애가 우리를 데리고 들어갔다. 이층에 데리고 들어가더니 벽에 한 줄로 세우고는 우리를 보고 옷을 다 벗으란다. 나는 뭐 이런 게 다 있냐 그러면서 옷을 벗지 않고 그냥 서있었다. 나는 그때 너무 긴장하고 떨려서 그랬는지 생리가 멈추지를 않았다. 내가 생리를 한다고 했는데도 그 군대 여자가 나를 보고 옷을 벗으란다. 나는 울며 겨자 먹기로 옷을 벗었다. 그리고는 우리를 보고 앉았다 섰다 백번을 하란다. 나는 억이 막혀 그냥 그렇게 서 있었는데 군인 여자가 내가 하지를 않고 그냥 서 있었기에 그 벌을 다른 사람들이 받는다면서 오십 번을 더 하라고 했다.

그러자 다른 여자들이 추워 죽겠는데 빨리 하고 들어가야지 하면서 나를 막 욕하는 것이었다. 너무도 추워서 우리는 이빨을 덜덜 쪼으면서 뽐프질을 했다. 그렇게 하는 것을 거기서는 뽐프질을 한다고 한다. 뽐프질이 끝나고 다음에는 한사람 한사람 자궁 검사를 한단다. 손에 들고 있던 쇠꼬챙이로 그 안을 마구 휘저어 놓으면서 돈을 거기에 감추었는지 본다는 것이다.

나는 너무 수치스러워 당장 죽고 싶은 생각이 다 들었다. 나이도 어린 여자애가 그것도 같은 여자인데 어쩌면 그렇게도 잔인한지 눈 하나 깜빡하지 않았다. 내가 생리를 한다고 했는데도 그 군인 여자애는 “이 계집아이 새끼 무슨 말이 그렇게 많아?” 하면서 내 머리를 쇠꼬챙이로 마구 찔러놓았다.

피가 뚝뚝 흐르는데도 그 안을 마구 휘저어 놓으면서 들여다보고 찔러보고 한다. 그러고도 모자라 피가 묻은 생리대마저 쇠꼬챙이로 마구 뜯어보고 찔러보고 한다. 나는 너무 역겨워서 토하고 싶었다. 눈물이 하염없이 흘렀다. 우리가 뭐 가고 싶어서 갔을까, 배가 고파서 먹을 걸 찾아갔는데 그게 죄가 되고 배반자가 되여 이런 짐승도 안 당하는 그런 취급을 당해야 했다. 이를 사려 물고 참았다.

어떤 아줌마는 참지를 못하고 그 군인 여자애에게 뭐라고 말을 했다. 너는 엄마도 없냐고, 그러자 그 군인 여자애가 “야 이 간나야 우리 엄마는 중국에 안 갔어. 니 간나들 처럼 배반자가 아니야.” 그러면서 그 아줌마를 사정없이 때리고 발로 차고 했다. 차가운 바닥에서 그 아줌마가 태를 쳤다. 그렇게 온몸 검사를 일주일에 두 번을 한단다. 나는 처음 그런 검사를 당했다.

그 안에서 취급이 다 되면 다음에는 안전부로 옮겨진다. 우리는 보위부 안에서 나갈 때 다 같이 손을 머리위로 올리고 맹세를 한다. 감방 안에서 있었던 일을 절대로 말을 하지 않는다. 말을 하면 엄한 벌을 받는다. 이런 조항이 있다. 그러고 나서 대여섯 명이 안전부로 옮겨졌는데 안전부 안은 너무 더러워 앉아 있을 수가 없었다. 보위부가 많이 깨끗한 편이였다.

안전부에 들어간 순간부터 우리는 아주 사람이라는 걸 잊어야 했다. 그때 내가 입고 간 옷이 가죽 옷이었는데 안전부 사람들이 내 옷을 벗겨서 총집을 만들겠다고 했다. 그 안에 들어가면 옷을 좀 잘 입어도 맞아야 하고 옷을 잘 못 입어도 맞아야 했다. 감방에 들어가기 전에는 또 옷을 벗고 뽐프질을 해야 한다. 그리고 옷 검사를 한다. 옷에 붙어 있는 쇠는 모조리 다 뜯어 버린다. 먹고 자살을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여자들이 입은 브래지어도 다 벗겨 버린다. 감방 안은 길이가 한 5메타 정도가 되고 너비는 2메타 밖에 안 되는 그런 콧구멍 같은 감방 안에 사람은 열 명씩 들어가 있다. 감방은 모두 열개였는데 반달처럼 생겨서 제일 끝 감방에 들어가면 어느 감방이나 다 볼 수가 있었다.

보위부에는 사람이 얼마 없었는데 안전부 감방에는 사람이 백 명은 넘게 있었다. 바닥에는 벼룩이 툭툭 튀여 다니고 사람들 몸에는 이가 득실거려 나는 숨이 다 막힐 것만 같았다. 더러워서 앉아 있을 수가 없었다. 하지만 앉아 있어야 한다. 소변을 보고 싶으면 보고를 하고 봐야 하는데 감방 제일 뒤에 자그마한 구멍이 하나 있다. 거기에 변을 보고 물을 내려 보내야 하는데 물도 없어서 내려 보낼 수가 없다.

그때 그  실제 감방 실정을 내가 글 주변이 없어서 제대로 표현을 할 수 없는 게 너무 안타깝다. 앉아 있는 시간에 어떤 남자가 담배를 가만히 피웠는데 그만 그 안에서 나이가 제일 어린 남자 군인에게 들키고 말았다. 그 군인은 담배를 핀 남자를 나오게 하더니 어디에서 나왔냐고 물었는데 그 남자는 그냥 가지고 있은 거라고 거짓말을 했다. 그러자 군인이 난로를 피우던 장작개비로 아버지 벌이 되는 그 남자를 사정없이 두들겨 팼다. 사실대로 말을 하지 않는다고 사람을 아예 빨래를 해버린다. 그렇게 한 십 분을 두들겼는데 그 남자 머리가 피가 터져 바닥이 피바다가 돼 버렸다. 나하고 한 감방에 있던 여자 애가 그 광경을 보고 기혼(기절)을 해버렸다.

남자 감방과 여자 감방 안에서 혼란이 일어났다. 하지만 그렇게 사람을 페인으로 만들어 놓고도 끔쩍도 하지를 않는다. 무산 애들은 그 안에서 취급을 받고 재판을 받는데 한 여자애는 한국에 가려고 했다는 이유로 3년 판결을 받았다. 그 안에는 중국에 세 번, 네 번 심지어는 다섯 번도 다닌 사람들도 다 있었다. 다닌 횟수가 많은 사람들은  형벌이 더 심하다. 3년 판결을 받은 여자 애는 삼년이 금방 지나가는데 나오면 그길로 다시 넘어 간다고 이를 부득부득 갈았다.

그렇게 안전부에서 이틀을 지냈는데 연사 보위부에서 데리러 왔다고 나오라고 한다. 거기에서 나가면서 또 맹세를 해야 했다. 연사에 가는 차를 타야 하는데 차가 없다. 연사, 무산 사이에 빽빽이라고 하는 아주 작은 기차가 있는데 그 기차도 기름이 없어서 다니지를 못하고 짐을 실어 나르는 화물을 타고 가야 했다. 그때 나하고 임산부가 함께 가게 되었다. 달아난다고 나의 오른 손과 그 언니 왼손에 수갑을 채웠다. 날은 춥고 수갑은 움직일 때마다 죄여 들어서 너무 아팠다. 조금 지나자 손이 감각이  없고 수갑을 찬 손이 퍼렇게 되여 버렸다. 그래도 데리고 가는 선생은 알은척도 하지 않는다.

무산에서 연사까지 거리가 기차를 타면 두 시간이면 가닿는 거리인데 우리는 열 시간을 그 화물차 안에서 덜덜 떨면서 가야 했다. 거기서도 그냥 가만히 가게 두지를 않는다. 기름 값을 내라고 앉은 사람들마다 돈을 내란다. 돈이 없다고 하면 무조건 그 사람은 내리게 한다. 내리지 않고 그냥 앉아 있으면 기관사라고 하는 사람이 기름 통으로 사람들의 머리를 사정없이 내리 친다. 맞아서 피가 터지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그래도 내리지 않는 사람들이 있었다. 돈을 내지 않은 사람들이 내릴 때까지 화물차는 떠나지를 않는다. 무산에서 오전 열시에 떠났는데 연사 에 도착을 하니 밤 열시가 되였다. 그날이 11월 4일이었다. 화물차에서 내릴 때 몸이 다 얼어붙어 움직일 수가 없었다. (계속)

2008년 11월 17일 중국에서 탈북녀 천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