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한에 역전들과 장마당을 중심으로 가족 단위의 꽃제비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꽃제비란 집이 없이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구걸하거나 물건을 훔치는 사람들을 일컫는 말이다. 1990년대 중반기, 식량위기로 부모가 죽고 고아가 된 어린 꽃제비들이 거리와 역전들을 헤매고 다녔지만 오늘에 와서는 가족단위 꽃제비들의 수가 점점 늘고 있다. 가족꽃제비란 가장집물을 팔아 식량을 사먹다가 마지막에는 집까지 다 팔아 버리고 온 가족이 역전이나 공공장소를 떠돌며 먹고사는 가족들을 말한다. 또 보위부가 가족꽃제비를 만들어 내기도 한다. 우리 가정도 보위부에 의하여 가족 꽃제비로 오랜 세월 고통을 겪었다. 원래 우리 온 가족은 평양에서 살았다. 무역일군을 하던 아버지가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2004년 10월 함경남도 탄광으로 추방되었다. 보위부가 평양의 모 구역에 살던 우리 집에 들이 닥쳐 당장 먹고 살만한 가정도구만 자동차에 싣게 하고 함경남도의 모 지방으로 끌고 갔다. 갓 추방되었을 당시에는 집도 없이 가족꽃제비로 보내야 했다. 그 후 우리는 친구들과 친척들로부터 평양에서 챙기고 내려온 돈이 있어 강냉이 300kg을 주고 집을 샀다. 그러나 탄광에서 일을 하며 돈을 벌래야 벌수가 없었다. 김정일은 탄광을 인민경제의 중요한 부분이라며 우선적인 혜택을 준다고 한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탄광 노동자들에게 혜택이란 얼마 되지 않는다. 한 달에 강냉이 5~10kg정도를 주는데 그것도 쌀이 없으면 주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평균 하루에 300g정도이니, 그것을 먹고 4식구가 허기를 면할 수 없다. 오늘도 북한은 노동계급을 위한 노동자들의 낙원을 말하지만, 노동자들이 죽든 살든 상관없이 뼈 빠지게 무보수 일만 시킨다. 그로 말미암아 우리 식구는 먹을 쌀이 떨어져 몇 달 후, 샀던 집을 다시 팔지 않으면 안 되게 되었다. 처음에는 본값을 찾으려고 강냉이 300kg을 요구했으나 2006년 봄이 다가오면서 주민들의 식량난은 더욱 심해져 누구도 집을 사려고 하지 않았다. 결국 당장 먹을 쌀이 없던 우리는 300kg에 샀던 집을 강냉이 25kg을 받고 팔고 말았다. 그 후 온가족, 4식구를 살리자니 방법 없이 살길을 찾아 그 곳을 떠날 수밖에 없었다. 두 아이를 이끌고 우리는 함흥에 살고 있는 아는 집을 찾아 갔으나 그 집도 생활 형편이 한심하기에 오래 있을 수가 없었다. 그날부터 우리는 가족꽃제비가 되어 함흥역전에서 잠을 자면서 손님들의 짐도 들어주고 팁을 받아가며 살았다. 일이 없을 때에는 식당들에 찾아다니며 구걸을 다녀야 하는 신세가 되었다. 한때 북한당국의 처사로 인해 가족꽃제비 생활을 해온 나로서 아직도 북한주민들이 김정일 독재체제로 하여금 가정의 행복과 기쁨이 모두 파괴된다고 생각하니 격분을 참을 수 없다. 이런 날의 연속을 오늘도 사는 북한 주민들인데 김정일은 지금도 “화목한 사회주의 대 가정”, “일심단결의 우리민족”을 떠든다. 너무도 어이가 없다. 그러한 김정일에게 탈북자의 한 사람으로서 말하고 싶다. 광폭정치는 고사하고 제발, 사람이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인간을 대상으로 하는 인간정치를 해 봐라. 탈북자 정학민 (2007년 입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