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북한을 테러지원국에서 해제했다고 한다. 이는 곧 인권의 가치를 정책의 최우선으로 삼고 있는 미국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는 계기이기도 하다.
납치일본인, 납북자 문제가 아직 해결되지 않았고 더욱이 KLA기 폭파사건에 대한 단 한마디의 사죄도 하지 않고 있는 김정일정권을 미국은 과연 어떤 잣대로 용서한 것인가.
이뿐이 아니다. 얼마 전 미국 CIA는 수리아와 이란에 핵시설을 전파시킨 북한을 직접 거론하며 공개하기 까지 하였다. 대외적인 테러만 테러가 아니다. 지금 이시각도 김정일 정권은 자국 내 주민들을 상대로 정치테러와 학살을 합법화 하고 형편이다.
과연 미국이 테러지원국에서 해제할 만큼 북한이 적법한 수준의 정치를 하고 있는가. 그리고 현재 核포기라도 했단 말인가. 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해도 북한 외무성 강석주 제1부상은 핵을 언제 폐기하겠는가 물어보는 기자들의 질문에 “우리가 핵을 폐기하려고 허리띠를 조이며 만든 줄 아는가”고 대답했다.
그렇다. 김정일이자 곧 핵무기이다. 그래서 김정일과 북핵은 같은 운명이기도 하다. 북핵은 단순히 과학적 산물이 아니라 국제사회에 도전하면서까지 만든 김정일 독재의 산물이다. 즉 김정일의 권위이며 야심이며 그래서 몸의 한 부분이다.
때문에 만약 북한이 핵을 폐기할 진정성을 가지고 있다면 현 선군정치부터 포기하고 지금의 권력구조를 군이 아니라 내각 중심제로 바꾸어야 한다. 뿐만 아니라 독재체제를 포기하고 국제사회의 일원이 되겠다는 일념으로 개혁개방정치를 선언해야 한다. 이것이 선행되지 않는 한 북핵은 독재도구로서 여전히 존재하기 마련이다.
미국은 이미 클린턴 행정부시기에 북한에 기만당한 적 있다. 아니 얼마 전까지만 해도 6자회담 결과를 뒤집어엎고 북한이 다시 영변핵원자로를 복구하기도 했었다. 국제사회와 아득히 동떨어져 있는 왕조정부의 파렴치성과 도저히 신뢰할 수 없는 야만성을 아직도 미국은 덜 체험했단 말인가.
북핵 해결의 방법은 오직 하나 김정일 정권에 대한 압박뿐이다. 하여 독재정권과 핵 둘 중에 김정일 스스로가 하나를 포기하게 만들어야 한다. 부시행정부는 북한을 테러지원국에서 해제함으로서 국제사회 앞에 정치신뢰도와 미국식 인권의 가치를 폭락시켰다. 테러왕국 북한을 용서한 미국은 지금 테러지원국이 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