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통위의 한.미FTA 비준안 상정을 놓고 국회가 전쟁터를 방불케했다.

민주당은 가정용 햄머가 아닌 공사장에서나 볼수있는 햄머와 전기톱까지 동원해가며 회의장 문짝을 뜯어냈다.

▲ 막고 부수고(위쪽)- 외신들이 전쟁터를 방불케하는 한국 국회의 모습을 전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회의장 입구에 책상과 온갖 집기로 바리케이트를 이들의 진입을 저지라기 위해 안간힘을 써댔다.

민주당측은 소방 호수로 물을 뿌려대고 한나라당측은 소화기로 분말을 뿜어대며 한바탕 전쟁을 펼쳤다.

한마디로 조폭들의 전쟁이다. 헌데 서로가 책임 전가에 바쁜 모습이다. 양편 모두가 민주주의의 전당인 국회에서 민주주의가 사망했다고 열을 올리고 있다.

한심하다못해 웃긴다고나 할까? 안타까운 대한민국 정치 풍경이라는 생각이다.

사실 사태가 이지경까지 되고 있는 책임은 야당인 민주당에 더 있다는 생각이다. 우선 민주당은 자신들은 쪽수가 모자라니 이런식의 극한 투쟁을 펼쳐서라도 여당의 독주를 막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과연 그럴까? 우선 민주당이 여당인 한나라당에 비해 쪽수가 모자란 이유는 그만큼 국민들의 지지를 얻지 못했다는 의미이다.

물론 민주주의에서도 소수의 의견이 존중되어야 한다. 하지만 소수가 자기 주장을 관철시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는것은 방법이다. 몸 싸움이 아닌 말싸움을 통해 국민들을 납득할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말이다.

헌데 작금의 민주당의 모습은 어떤가? DJ 의 정치적 후예들이 아니라고 할까보아선지 말싸움이 아닌 몸싸움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런 사람들이 자신들의 모습은 제쳐두고 오히려 이명박 정부가 과거로 회귀하고 있다고 입만 열면 거품을 물고 있으니 한심스럽다는 말이다.

더이상 떨어질 지지율도 없으니 이제는 이판 사판이라는 생각때문은 아닐까? 여하튼 정치인의 특기는 말 재주가 아닌가 싶다. 이제껏 말 못하는 정치인을 보지 못했으니 말이다.

억지와 왜곡을 밥먹듯 해가며 말재주를 자랑하는 정치인들이 왜 국회만 들어가면 자신들의 주특기인 말싸움이 아닌 엉뚱하게 몸싸움에 치중하는 것일까?

헌데 웃기는 것이 야당이 앞장세우는 명분이다. 야당인 민주당으로서는 쪽수에서는 여당인 한나라당에 밀리니 국민들을 이해서는 몸싸움이라도 불사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무리 억지와 왜곡의 달인들이라고는 하지만 국민들을 이해서 몸 싸움을 펼친다는 것은 그야말로 지나가던 개도 웃을 소리가 아닐지 한번쯤 생각해 보면 어떨지 싶다.

과연 국민들이 야당 국회의원 들에게 기대하는 것이 국회를 난장판으로 만들면서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라고 주문을 하였다는 말일까?

이러한 착각에 사로 잡힌 사람들이 모여있는 집단이니 지지율이 하구헌날 한자리 숫자를 기록하고 있는것은 아닐까?

국민들이 자신들을 대신하여 국회로 보낸 의원들에게 기대하는 것은 몸싸움이 아닌 말싸움이다. 또 쪽수가 여당에 비해 야당이 밀리니 표결에서 어쩔수 없다는 사실도 이미 국민들은 알고 있다.

하지만 현재 국민들이 주목하고 있는것은 표결의 결과가 아니다. 상정 안건에 대한 토론 과정에서 어느편의 주장이 국익과 부합하느냐하는 점을 지켜보고 있다는 말이다.

표결의 결과는 민주주의에서 쪽수가 많은 쪽이 승리를 하는것은 당연지사이다. 하지만 쪽수에서 밀리는 것과 토론 과정에서 밀리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는 말이다.

문제는 민주당의 모습이 쪽수에서도 밀리고 안건에 대한 토론 과정에서도 국민들을 납득시키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번에 문제가 된 한.미 FTA 비준안 만해도 그렇다. 야당이 반대를 한다면 왜라는 뚜렷한 이유를 국민들에게 제시해야 한다.

헌데 작금의 민주당 그리고 민노당이 연출하는 모습은 무조건 반대를 위한 반대뿐이 아닌가 말이다.

민주당이 펼치는 반대의 명분에는 한.미 FTA 비준안이 왜 문제가 되는것인지가 빠진 상태에서 오햄마와 전기톱이나 들고 국회안에서 설쳐대고 있으니!

만약 여당인 한나라당이 한.미 FTA 비준안을 국익상 엄청난 손해를 감수해가면서까지 숫자로만 밀어붙였다고 치자.

한마디로 당신의 불행이 나의 행복이라는 우수개 소리처럼 민주당의 입장에서는 불행 끝 행복시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음 선거에서 국민들이 어느 편에 설지가 자명한 이치이니 말이다. 여하튼 한국의 정치인들은 결과에 대한 판단이 국민의 몫이 아닌 자신들에게 착각을 하고 있는것은 아닌지 궁금하다.

법정기일을 넘기면서 결국은 정부안에 웃돈까지 얹어주며 통과시킨 예산 문제만해도 그렇다.

민주당의 입장에서는 아니 모든 의원들의 입장에서는 예산안을 충분히 검토할수 있는 시간이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야당의 원내 총무의 입에서 나오는 소리가 어떻게 짧은 시간에 그토록 엄청난 액수를 심의할수 있느냐는 것이니 수준 미달이라는 말이다.

사실 야당 의원들의 머리속에는 애초부터 국민이 존재하지 않았다는 생각이다. 때문에 마지막 순간까지도 국민들의 삶과 직결되는 예산안을 볼모로 잡고 여당과 정치적 흥정을 펼쳤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여당도 문제지만 보다 심각한 한국 정치판의 문제는 대안도 없이 반대를 위한 반대만으로 자신들의 역할을 다했다고 착각하는 야당의 모습이다.

논리와 명분있게 말싸움을 펼쳐가며 소수 의견을 펼쳐가는 모습을 기대해 본다. 하지만 워낙 아스팔트 기질로 기득한 DJ의 정치적 후예들이고 보면!

ㅁ www.usinsideworld.com - 이규철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