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의 잠자리 까지 들춰보는 숙박검열] 북한당국이 선거를 앞두고 통행금지와 숙박검열을 강화하고 있어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오는 7월 29일 도 인민위원회 대의원선거와 8월 3일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를 앞두고 북한당국이 일체 통행을 금지시킴과 동시에 주민 구성 료해사업이 본격적으로 실시되고 있다고 대북인권단체인 ‘좋은벗들’이 4일 전했다. [재산 다 털어 여권 낸 北 주민들, 선거 때문에 출국금지 당해] 한편 북한당국이 대의원 선거를 앞두고 해외여행자들의 출국을 금지한 상태여서 인민위원회 외사부 앞에는 7월에 해외 출국 승인을 받은 주민들이 모여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고 ‘자유북한방송’통신원이 전했다. 이들 대부분은 중국과의 무역에 종사하는 무역업자들과 중국에 친척방문 가는 중국연고자들이다. 북한 무역업자들의 경우 중국 측과의 계약서와 합법적인 서류가 구비 되여 있어도 여권을 내기가 힘든 상황, 그래서 이들도 보위부 담당자에게 소정의 뇌물을 바쳐야 여권을 발급 받을 수 있다. 따라서 일반 주민들이 여권을 낸다는 건 말 그대로 하늘의 별 따기이다. 요즘은 여권을 내기 위해 중국 돈 3000위안~5000위안의 뇌물을 보위부에 바쳐야 한다. 그러나 이렇게 많은 뇌물을 갖다 바쳐도 까다로운 여권 발급절차 때문에 적게는 3개월 많아서 6개월까지 기다려야 여권이 나온다. 반년동안 여권이 나오길 기다려온 주민들은 집 까지 팔아 뇌물을 바쳤는데 선거 때문에 통행이 금지 돼 망하게 됐다고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숙박등록 안했다고 한밤중에 자전가 타고 120리길 되돌아가] 또한 북한은 선거를 맞아 특별 경비 주간을 선포하고 집중적인 숙박검열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북한에서 양력설, 음력설, 김정일 생일(2월 16일), 김일성 생일(4월 15일), 정전 협정 체결일(7월 27일), 청년절(8월 28일), 정부 수립일(9월 9일), 당 창건일(10월 10일) 과 선거철은 특별 경비 주간이다. 이 기간에는 거의 매일 숙박검열이 진행된다. 숙박검열은 특별경비주간이 아니라도 한 달에 한 번씩 어김없이 진행한다. 숙박검열이란 외지에서 손님이 찾아오면 인민반장네 집에 있는 ‘숙박등록부’에 숙박 등록을 하지 않거나 공민증 또는 증명서가 없는 사람들을 조사하는 것이다. 소위 간첩과 체제불순분자를 색출하는데 그 목적을 두고 있다. 검열은 시,군 안전부 또는 분주소 보안원들이 동원된다. 숙박검열은 대체로 늦은 밤 시각에 담당 구역을 돌면서 진행한다. 만약 담당 구역이 스무 집이라면 그 집을 일일이 검열한다. 인민반장을 앞세우고 보안 원 두세 명이 집집마다 돌면서 문을 두드리고 들어가 검열하는 방식이다. 그런데 방안에 있던 사람이 질겁할 정도로 문을 세차게 두드려 혼곤히 잠든 사람들은 깜짝 놀라기도 한다. 만약 깊이 잠들었다가 문이라도 늦게 열어주는 날에는 검열을 더 깐깐하게 한다. 방안에 들어온 보안원의 손가락지시에 따라 옷장 문을 열라고 하면 열고 궤를 열어보라고 하면 열어야 한다. 심지어 부부가 잠자던 이부자리까지 뒤집어 본다. 또 정전상태에서 검열이 진행될 경우에는 자는 사람들의 얼굴에 손전지를 들이대며 한 사람 한사람 인민반장의 확인을 받아가며 검열한다. 조금이라도 이상한 기색이 있으면 나가다가도 다시 되돌아와 잡동사니가 담긴 뜨개질바구니까지 뒤집어엎는 생트집을 부리기도 한다. 최근 한국에 입국한 회령출신의 탈북자 이경희(38)씨는 ‘자유북한방송’이 진행하는 ‘리얼토크’에 출연해 북한에서 숙박검열 때문에 겪었던 곤욕에 대해 말했다. 작년 11월 무산에 거주하는 이씨의 사촌동생부부는 저녁 9시쯤에 회령에 있는 이경희씨의 집에 도착했다. 오랜만에 찾아온 친척들에게 식사부터 대접하느라 이씨는 미처 반장네 집에 가서 숙박등록을 하지 못했다. 그런데 이씨네 일가족이 모여 식사를 하고 있는 도중 숙박검열이 시작되였다. 보안원은 "많은 사람이 여기 모여서 뭘 하는가? 무산에서 여기에 왜 왔는가?, 왜 숙박등록을 하지 않았는가?" 따져 묻더니 방안에 있던 사람들 모두 분주소로 압송해 데려갔다. 이씨네 사촌동생 부부는 도강기도자로 의심받아 끝내 회령에 머물지 못하고 한밤중에 자전거를 타고 120리길을 되돌아갔다. 이씨네 가족들도 숙박등록을 하지 않은 이유로 분주소에 끌려가 체조를 받고 장밤을 지새웠다. 이씨는 그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치가 떨린다며 북한당국은 인권유린행위를 중단하라고 격앙된 어조로 말했다. 또한 숙박 검열에 걸리면 벌금을 내야 하는데 7․1 경제관리조치 이전에는 벌금이 500원이었으나 이후 1,500원으로 인상되었다. 숙박 검열을 피하기 위해 돈 있는 사람들은 보안원, 보위부원, 군 간부 등의 집에 들어간다. 이런 집은 검열을 잘 하지 않기 때문이다. 선거철만 되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통행금지와 숙박검열강화에 "애매한 백성들만 못살게 군다"고 북한주민들은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김대성 기자 lstarkim@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