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는 이혼도 계급노선에 따라 핵심계층과 적대계층으로 분류돼 처리방법이 다르게 적용되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2004년에 나온 북한의 '가족법제도'를 보면 이혼문제는 계급적 처지와 이혼제기의 동기와 목적을 정치적으로 옳게 분석한 기초위에서 혁명에 이롭게 해결해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즉 이 말은 이혼이 혁명에 이로울 때에는 승인하며 해로울 때에는 거부해야 한다는 뜻이라고 밝히고 있다. 북한은 이혼문제는 개별적 공민들의 가정생활문제이지만 그들의 사회생활에 적지 않게 작용을 주며 혁명과 건설의 전반 사업에도 일정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단순한 개인적인 문제가 아니라고 규정하고 있다.

가족법에서 밝히고 있는 이혼문제 해결의 원칙은 당의 계급노선과 군중노선을 잘 지키는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당의 계급노선을 철저히 관철하는 사업은 적대분자들을 철저히 고립시키고 혁명대오를 튼튼히 다지는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리하여 핵심계층(정치생활과 환경에 문제가 없는 사람)의 이혼을 승인하는 것은 혁명대오에서 군중을 잃어버리는 것으로 되기 때문에 이혼을 거부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즉 북한체제에 충실한 핵심군중은 될수록 이혼을 기각시키는 것이 혁명의 이익에 부합된다는 말이다.

다음으로 북한의 가족법은 낡은 사상잔재와 결부된 이혼을 백방으로 막아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낡은 사상잔재는 부부사이의 애정이 결핍되거나 가정을 위한 헌신을 하지 않거나, 며느리를 홀대하는 현상, 시어머니를 공경하지 않는 현상, 사회주의 생활양식에 맞지 않게 안일해이하고 부화방탕한 생활을 하는 현상 등으로서 이 같은 일반적인 가정문제는 이혼사유가 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 근거로 낡은 사상잔재는 개인이기주의에 뿌리를 두고 있기 때문에 국가가 개인이기주의와 결부된 이혼을 승인하는 것은 사람들의 낡은 사상잔재를 용납하는 것으로 사회의 건전한 발전을 저해하며 한걸음의 양보는 열걸음, 백걸음의 양보를 가져와 사회주의 제도를 좀먹게 된다는데 있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면서 제국주의자들의 사상문화적침투로 비사회주의적 요소가 결혼가족생활영역에 침습하는 조건에서 낡은 사상잔재와 결부된 이혼을 막는 것은 사회주의제도를 옹호 고수하는 문제와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따라서 이혼문제를 처리할 때 이러한 원칙에 근거해 정치적인 교양과 설득을 진행하여 가급적 신중하게 처리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반면에 적대계급이나 독재대상 등 계급의 적들과의 이혼은 승인하는 것이 혁명의 이익에 부합되며 당의 계급노선을 관철하는 것이라고 명시하고 있다. 북한은 우리나라의 주민구성의 복잡성은 이혼문제에도 영향을 미치는데 이런 때일수록 계급노선을 철저히 지켜 혁명과 국가의 이익을 고수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여기서 조국과 혁명 앞에 엄중한 범죄를 범하여 중형을 선고 받은자나 중형에는 이르지 않지만 계급적으로 볼 때 도저히 부부관계를 유지할 수 없는 배우자(독재대상)를 상대로 이혼을 제기하는 경우에는 부부로서의 정치적기초가 파괴된 것이기 때문에 이혼을 승인해 계급노선을 견지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박금철 기자 pakchol21@yahoo.co.kr

http://www.freenk.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