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나라에나 선거는 다 있다. 그것이 민주주의적인가 독재적인가가 다를 뿐이다. 북한에서만 40여년을 살아온 나로서는 이 세상의 선거가 다 그러려니 하고 생각했었다. 북한의 선거는 찬반의 여지가 없다. 북한에서 오는 7월 29일 도, 시, 군 지방 인민위원회 대위원 선거를 하는 날이다. 결과는 뻔하다. 북한의 언론보도들은 일제히 “우리 인민의 혁명주권을 반석으로 다지는 이번선거는 100% 참가하여 100% 찬성 투표하여 우리인민의 일심단결을 온 세상에 과시하였다.”라고 보도할 것이다. 선거에 민주주의가 전혀 반영되지 않고 있는 북한의 독재적인 선거가 반대가 나올 리 만무하다. 북한주민으로서 반대의사를 표명한다는 것 자체가 스스로 죽음을 택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북한에서는 선거가 있기 한달 전부터 각 언론들이 선거에 100% 참가하여 찬선투표를 하도록 강요하고 있으며 학생들이 매일 거리를 행진하며 가창대(선거캠패인 구호를 들고 노래를 부르며 구호를 외친다)를 한다. 또한 가두나 직장별로 김일성의 동상이나 태양상, 영생탑 등에서 선거를 위한 선동과 노래와 춤을 추면서 분위기를 고취하도록 조직적으로 동원하고 있다. 이에 불응할 시에는 정치적으로 분석하고 처벌을 가한다. 선거당일에는 아침 5시부터 선거장에 사람들을 불러내 노래와 춤을 추면서 분위기를 조성하도록하고 있으며 투표가 끝나도 집으로 갈 수 없고 선거가 다 끝나도록 집단적으로 행동해야 한다. 선거장에는 선거위원회 사람들과 보안원, 보위원이 감시를 하고 있으며 투표함은 하나이다. 때문에 찬반의 여지가 없는 독재적인 선거가 되는 것이다. 설사 반대를 하고 싶어도 여러명이 감시를 하기 때문에 할 수 없는 것이다. 북한주민들은 선거에 대해 매우 부정적이다. 자기의 의사를 전혀 반영할 수 없는 이런 선거는 백번 한들 달라질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것이다. 선거날마다 선거장이 파괴되거나 삐라가 나붙고 ‘선거장’이란 간판이 ‘서거장’으로 되기도 한다. 북한이 민주사회가 되자면 선거부터 민주주의 방법으로 되어야 한다. 북한에서 민주주의 선거가 보장된다면 개혁개방이 한걸음 더 빨라질 수 있다. 이금룡 기자 krlee2006@hot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