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은 28일 항명 파문을 일으킨 채수창 서울강북경찰서장을 직위해제하고 후임에 백운용 서울청 교통관리과장을 임명했다고 밝혔다.

경찰청은 "성과평가에서 하위평가를 받아온 현직 서장이 본청 지휘계통 보고 등 정상 절차를 통해 개선책을 건의할 수 있었음에도, 언론 인터뷰라는 극단적 방법으로 불만을 표출한 것은 조직 내 지휘계통을 위반한 기강문란 행위다"고 설명했다 한다.

강희락 경찰청장은 성과주의의 일부 부작용과 평가 시스템의 운영상 문제점을 개선하겠다고 밝히면서도 이날 오후 5시 전국의 지방청장이 참석하는 긴급 화상회의를 열어 조직 기강 확립을 주문했다고 한다.

언제부턴가 정부부처를 비롯한 공조직에도 성과주의가 대세로 자리잡았다. 성과주의는 분명 장단점이 있다. 평등이라는 것은 일률적 평등이 아니라 "능력"에 따른 평등이기에 성과에 따라 인사고과나 연봉에 차등을 두는 것은 헌법상 평등원리에 위배되지 않는다

그러나, 공조직에 민간기업의 성과주의를 그대로 이식하는 것이 과연 최선인지 이 시점에서 다시 한번 재검토 해봐야 한다는 생각이다

경쟁 유도를 통해 국민에게 보다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측면이 있는가 하면 이번 양천서 사건과 같이 성과주의가 "공무"의 본말을 전도시키는 치명적 부작용을 잉태할 수도 있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공조직의 성과평가 방식은 영리극대화를 목적으로 하는 민간 영리조직과 근본적으로 접근방식을 달리 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수치와된 데이터가 개인의 승진과 연봉에 직결되는 시스템, 이것은 자동차 영업사원에게나 적합한 방식이다. 공무의 중요성과 사회적 파급력을 감안한다면 공조직의 성과평가시스템을 전면적으로 수술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경찰이 성과수치 조작을 위해 마누라까지 동원하는 세상! 정말 수치스럽지 아니한가?

성과의 노예가 되어버린 공무원들,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에게 전가됨을 직시해 주길 바란다

강 청장은 기강문란을 거론하기에 앞서 과연 적법한 계통을 밟아 문제점을 개선할 수 있는 실질적인 소통의 문화가 경찰청내 가동되고 있었는지 먼저 성찰해 보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