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대통령은 26일 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후 "미국 무역대표부(USTR)에 한·미 FTA 조정을 위한 실무 협의를 지시했다"면서 "오는 11월 방한 때 실무작업이 마무리되면 그 뒤 수개월 내에 의회 비준을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FTA 비준을 지금껏 미뤄오던 오바마 행정부가 처리 시기를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여기에는 '11월까지 실무작업이 마무리되면'이라는 단서가 달려 있다. 상원 의원 3분의 1과 하원 의원 전체를 뽑는 11월 중간선거 전까지 내용 일부를 수정해보고 그 결과에 따라 처리 여부를 정하려는 것 같다.

이명박 정부가 노무현정부가 한일 중 유일하게 잘한 것으로 꼽은 것이 미국과의 FTA협정을 체결이다. 민주당 우위의 미 의회의 미온적 태도 때문에 의회 비준이 지연되어온 한미 FTA가 오비이락인지 전작권 연기합의와 때를 맞추어 재협상 논의가 솔솔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미 FTA는 14개월이 넘는 어려운 협상 끝에 이뤄낸 결과물이다. 양국이 이익균형을 찾기 위해 수많은 협의를 진행해왔고 어렵사리 협정문에 서명한 만큼 그런 합의를 불과 4개월 안에 섣불리 손보다가 국내 이익단체 및 야권의 거센 역풍을 맞을 수 있다.

벌써 부터 야권에서는 전작권 연기와 맞물린 밀실거래설을 제기하고 나섰다. 우리가 전작권 환수시기를 미측에 요구하면서 자동차시장이나 쇠고기시장을 미측의 요구조건에 맞게 물러설 것이라는 우려가 벌써 제기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 스스로 '재협상'이 아니라 '조정'이라고 했지만 전작권 문제에서 우리측 입장을 일부 수용했다고 그걸 지렛대 삼아 미국내 이익단체의 추가협상 요구를 USTR이 무리하게 요구해온다면 한·미동맹의 진정성과 양국간 신뢰관계에 균열이 갈 수 도 있는 문제이다.

부디 정부는 정경분리의 원칙에 입각하여 한미FTA가 정치의 희생양이 되지 않도록 유념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