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한은 2.13합의에 따른 비핵화 해결의지가 명문화되어가면서 북미 관계개선에 대한 문제가 공론화되고 있는 가운데 서서히 부상하고 있는 “북한인권개선”문제에 예민한 반응을 보이며 사전대응에 급급하다.

지난 3일 일 조선중앙방송은 “세계 모든 나라에 꼭같은 인권기준이란 있을 수 없다”고 반박했고 10일, 11일에도 미국의 반테러전을 비난하면서 미국을 “인권유린의 주범”이라 공격하며 “세계 모든 나라에 꼭같이 맞는 유일한 인권기준이란 있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지난 13일 노동신문도 논평을 통해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들이 인권문제를 정치화해 자국의 이해관계에 따라 인권공세를 펼치고 있다”며 “미국의 인권공세는 세계를 미국화, 서방화하려는 목적”이라고 비난했다.

이틀에 한번 꼴로 관영통신과, 노동신문은 “인권문제”를 거론한다. 그만끔 북한의 인권개선문제는 김정일 우상화체제문제에 위협이 되기 때문이다.

최근의 정세를 분석하면 핵문제가 어느 정도 풀려나가고 북미관계, 남북관계가 풀려나가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혀진 만큼, 북한인권개선문제가 국제적문제로 부상할 것은 시간문제이다. 국제사회에서 인권문제는 1948년 국제인권선언, 그리고 1993년 비엔나 국제인권대회를 통하여 인권문제는 국제사회의 가장 보편적인문제로 인식되었다.

그러나 북한의 인권유린문제는 김정일 우상화 정치 체제에 의하여 빚어낸 산물이다. 북한의 핵문제가 김정일 체제유지문제와 직결되어 있다면, 인권문제도 김정일 우상화 정치체제 연장문제와 연동된다.

김정일은 북한주민들의 인권유린을 통하여 북한의 핵무기를 만들었고, 핵무기를 개발하기 위하여 북한주민들의 인권을 유린했으며, 그 인권유린의 수단은 김정일 우상화독제체제 연장이었다.

북한에서 인권문제는 국제사회가 공식 규정한 인간의 보편적 권리라는 의식을 떠나 정치적문제로 취급한다. 따라서 그 인권개선은 김정일 우상화체제가 존재하는 한 해결이 불가능하다.

지금 북한주민들이나 탈북자들의 입장은 북한의 핵, 인권, 우상화체제는 서로의 악순환을 이른다고 말하고 있다. 여기서 한 고리만 끊어지면 김정일 우상화독재체제 연장의 명분은 사라지고 만다.

남북 간의 평화협정문제도 그렇다. 만약 이번 정상회담을 통하여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꾼다고 해도 김정일로써는 외부의 적을 잃게 되므로 2천 3백만 주민들의 결속용 명분의 한 수단을 잃어버리게 된다.

결국 핵문제를 해결하려면 인권문제가 해결되어야 하고 인권문제가 해결 되려면 김정일 우상화독제체제가 붕괴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김정일 우상화독재체제 연장선상에서 핵문제를 해결한다는 것, 김정일 정권을 연장시키면서 인권문제를 해결한다는 논리는 무의미하다.

김정일 우상화체제 연장은 이런 악순환 속에서 유지된다. 북한을 민주화하기 위해서는 이런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버리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중요한 것은 북한인권개선의 요구에 빨리 접근할수록 그 악순환은 끊어지고 만다는 것이다.

이주일 논설위원 lijuil@ha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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