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만복 식 語法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오늘 날의 한반도 상황은 ‘지난 10년간의 진보정권의 대북(對北) 포용 내지는 화해·협력 정책의 부메랑’이 아니라 ‘이명박 정부가 북한 붕괴론을 확신하고 남북관계를 악화시킨 결과’라는 평소의 생각을 더욱 확신하게 되었다.” 이것은 김만복 전 국정원장이 세카이 지(誌)에 기고한 글의 한 대목이다.

그렇다면 6.25 남침은 여순반란 진압과 대한민국 수립과 국가보안법 탓인가? 챔벌린의 유화정책에도 불구하고 히틀러는 왜 2차 대전을 일으켰는가? 김신조의 청와대 기습과 아웅산 폭탄 테러도 박정희 전두환의 안보정책 탓인가? 그렇다면 김대중의 햇볕에도 불구하고 김정일은 왜 서해 NLL을 침범해 도발했는가?

김정일 북한의 세습 봉건왕조의 존재 자체가 대남대결 정책이다. 그 체제의 전체주의, 수령 1인 폭정(暴政) 자체가 대남 대결정책이다. 그 체제의 ‘남조선혁명론’ 자체가 대남 전복(顚覆) 정책이다. 김정일 세습 왕조, 그의 1인 폭정 이외의 일체의 민주공화주의, 보수주의, 자유주의, 사회민주주의...등 여러 다양한 정파들의 씨를 아예 말려버리려는 체제이기 때문이다.

그런 체제에 의해 죽임을 당하지 않으려고 우리는 대한민국 헌법 체제를 만들었고, 그 헌법 체제가 두 번 다사 6.25 남침, 아웅산 테러,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을 당하지 않게 하려고 우리는 안보, 국방, 군사훈련의 끈을 죄는 것이다.

천안함 폭침의 북한 소행을 믿지 않으면서 연평도 포격을 우리가 김대중 햇볕처럼 고분고분하지 않은 탓이라고 몰아가는 것은 일부의 상투적인 어법(語法)이다. 나라마다 다 하는 군사훈련, 김정일 저희들도 하는 군사훈련, 미국도 중국도 네이토(NATO)도 하는 군사훈련, 그걸 왜 우리는 해선 안 되는가? 군사훈련 안 하는 나라 있으면 어디 한 번 대보라.

햇볕에도 불구하고 김정일은 변하지 않았다. 그래서 이명박 시대에 들어 그것을 그 모양 그대로 계승할 수는 없게 되었다. 바로, 시행착오라는 것 아닌가? 이명박 대통령은 돈을 안 주겠다고 한 게 아니라, 돈이 가기 위해서는 김정일도 성의표시를 하라고 한 것이다.

매사 주고 받는 식이어야 하지, 주기만 하고 받지는 못하는 식이 어디 있느냐고 한 것이다. 이건 말 되지 않는가? 이런 말 되는 정책을 썼다 해서, 남들 다 하는 훈련을 했다 해서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이 있었다? 억지 좀 부리지 마시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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