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풍경을 보는 것은 행복하다. 아름다운 모습을 보는 것도 행복이다. 아이들이 한 자리에 모여 맛있는 점심을, 부와 명예, 가난을 따지지 않고 차별 없이 즐겁게 먹는 모습은 우리가 평소 꿈꾸는 행복이다.

그러나 못 먹을 음식을 가난한 아이에게 먹인다는 것은 그 자체가 불행일 것이요, 아이에게는 또 하나의 괴로운 고문일 것이다. 그래서 자라는 아이들에게는 신분과 부를 따지지 않고 그 아이가 누구이든, 가정과 사회와 국가가 나서서 영양이 풍부하고 맛있는 음식을 먹여야 한다는 뜻이다.

무상급식은 정해진 예산 내에서 벌이는 사업이다. 정해진 예산만큼 음식 재료를 사고, 정해진 범위 내에서 위생이 가능한 급식이다. 그러나 만약 물가가 오르면, 다시 어디서든 예산을 더 가져와야 한다는 뜻이 내포된 급식이다, 그것도 매년 반복되는 일이다. 왜냐하면 물가는 해마다 오르게 되어 있는 생물학적인 경제활동에서 벌어지는 일이다. 지금처럼 비만 많이 와도 채소값은 오른다. 그러면 당연히 김치값도 오를 것이고, 급식비도 따라서 올라야 한다.

물가가 오른다면, 급식의 현상유지를 위해 더 많은 예산이 투입되어야 한다. 그러나 예산이란 이미 ‘이것은 얼마다’라고 짜여진, 변동이 불가능하다는 문제가 있다. 따라서 현재 민주당을 비롯한 좌파들이 주장하는 전면 무상급식은 오르는 물가에 대처할 수 없는 주장이다.

그래서 김치값이 오르면 아이들 식탁에는 5 조각 있던 김치가 2 조각으로 줄어들 수밖에 없다. 부실급식이 되는 것이다. 다른 반찬도 마찬가지고, 위생상태도 나빠진다. 이리되면, 당장 불만이 나타난다. 이런 걸 먹느냐는 불만이 터져 나오고, 소중한 예산으로 만든 음식은 모두 쓰레기통으로 간다.

그래서 외국은 미국을 비롯해서 프랑스며 네덜란드까지 학생들이 사먹는 급식을 실시하고 있는 것이다. 오르는 물가에 대처하기 위해서이다. 만약 물가가 오르면 당연히 급식비도 따라서 올라야 한다. 음식의 질을 낮출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부자들은 더 내고, 반면 가난한 학생들은 국가에서 학교로 보조해 준다. 그러면 누가 가난한지 부자인지 아무도 알 수 없다. 가난한 학생을 위한 차원 높은 배려일 것이다.

그러므로 물가가 오르면 학생들의 급식비도 따라서 올라야 풍족한 급식이 이루어진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이해하는 일일 것이다. 그러나 현재 우리 급식은 부실급식이다. 고로 물가 상황에 연동(聯動)하는 급식을 해야 하고, 부자든 아니든 모든 학생이 사먹는 유상급식을 실시해야 한다. 단 세금납부 실적을 토대로 한, 저소득층 가정의 학생들은 국가에서 보조하는 방법이 옳다.

이미 복지선진국에서는 이 무상급식에 대한 시행착오를 겪고 난 뒤, 전면 유상급식을 실시하고 있다. 최근 일본에서도 전면 무상급식을 포기하고 유상급식을 선택하고 있다. 결국 가난한 학생은 국가에서 보조해주고, 부잣집 아이들은 돈을 내고 사먹는 방법을 선택하였던 것이다. 질 좋은 급식이 이루지는 일이기 때문이다.

전면 부상급식을 실시하여, 부잣집 사람들에게 한달 식비 5만원(한 끼 약 2500원×20=5만원)을 보조해주면, 그 돈으로 쇼핑에 써서 나라 경제에 도움이 된다고 주장하는 이가 있다. 배꼽 잡는 논리다. 한 달에 몇 천만원을 들여 과외하는 부자들이 돈 5만원 준다고 감지덕지할 줄 아는가? 부잣집 애들은 절대 질 떨어지는 무상급식 안 먹는다. 심지어 그 밥 개도 안 준다. 세상에서 제일 좋은 음식을 먹는데, 무슨 무상급식에 감격할 것인가. 그래서 좌파들의  논리대로라면 오히려 그런 급식 먹는 아이들이 비참해질 뿐이다. 부잣집 개도 안 먹는 부실급식을 먹고 산다면, 얼마나 비참할 것인가

그러므로 부잣집 자녀 무상급식비로 들어가는 그 돈을 보태서 가난한 집 아이 5000원짜리 급식으로 돌려야 한다. 또한, 점심뿐만이 아니라 저녁밥까지 주는데 쓰면 더욱 도움이 될 것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금 몽니를 부리는 것이 아니라, 시(市)의 경제적 형편을 살피고 있는 것이다. 없는 예산에 우면산 일대 물난리는 나고, 이를 복구하지 못해 안달인데, 이런 예산을 먹고 버리는 데에 쓰자고 한다는 것은 국민정서에도 맞지 않다.

그러므로 오세훈 시장은 선진국에서 실패한 전면 무상급식 대신에 50% 저소득층 지원이라는 합리적인 방안을 강구하고 있고, 이에 우리 국민들은 너나없이 지지해야 옳을 것이다.

정재학(전교조추방시민연합회 공동대표, IPF국제방송 편집위원, 시인, 데일리안 광주전라편집위원, 인사이드월드 논설위원, 전남자유교조 고문, 자유지성300인회 회원, 태평로포럼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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