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4년 김일성이 사망한 후로 대대적인 탈북이 시작 되어 올해 거의 1만 3000여명의 탈북자가 남한에 입국했다. 날에 감에 따라 점점 더 많아지는 조건에서 한국정부가 탈북자 정책의 전환점을 맞이할 때가 분명히 왔다고 생각한다.

"하나원"교육을 받고 있는 탈북자들

지금까지 한국정부는 탈북자의 존재를 인정하면서도 이 문제가 남북화해 협력이 분위기를 저해하지 않도록 조심하는 한편 탈북자들의 생존권과 인권을 감안해 가급적 조용히 문제를 처리해오는 방침을 고수해왔다.

이 때문에 탈북자지원단체 등 일부에서는 “말이 조용한 외교이지 사실은 탈북자문제가 이슈화되기 전에는 아예 눈을 감는 것과 같은 소극적인 외교정책”이라며 비난해왔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현재 10만여 명에 달하는 탈북자들이 중국등지를 떠돌고 있고 매달 150명씩 한국으로 들어오고 있다. 현재 북한이 처한 상황과 열악한 인권, 경제사정을 감안하면 이와 같은 탈북자들의 대량 입국은 계속 될 수밖에 없다.

생존을 위해 북한을 탈북 한 뒤 끝없는 신변의 위협 속에 고통 받는 탈북자들을 수용하는 것은 한 민족으로서 당연한 일이다. 현재 중국에 숨어사는 탈북자들이 중국공안에 체포되면 북한으로 강제송환을 되고 있다. 한국정부가 외교 사업을 조금만 소홀히 해도 중국과 동남아를 떠도는 많은 탈북자들의 생존과 안전을 보장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특히 중국은 겉으로는 범죄자가 아닌 한 붙잡아 송환하지 않는다고 하면서도 실제적으로는 집단으로 검거해 송환하는 일을 계속하고 있다. 이 같은 탈북자 체포와 강제송환을 중단할 수 있도록 한국정부는 북한의 눈치를 보는 조용한 외교가 아니라 국제사회화해서 탈북자들을 구원해 주어야 한다.

또한 탈북자들이 이처럼 늘어나면서 이들이 어떻게 남한사회에 적응시키느냐 하는 문제도 매우 중요하다. 남한에 입국한 탈북자의 수는 지난 1999년 60명에서 2000년 297명, 2001년 572명, 2003년 1천 175명으로 늘었고 올 11월말 현재 1만 3000여명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숫자가 앞으로 얼마나 더 늘어나겠는 지는 예측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게다가 정착지원금도 갈수록 축소 돼 1900만원에서 앞으로 더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이다. 탈북자들이 늘어날수록 그들에 대한 지원금이 줄어들고 그에 따라 탈북자들의 한국정착이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문제는 이런 상황에 대해 한국정부의 무관심으로 준비가 제대로 돼 있지 않으며 해결책도 뾰족한 게 없다는 점이다. 탈북자들의 적응훈련센터 및 교육과정도 이미 과포화상태를 맞아 당초 6개월간의 교육과정 적응교육기간이 2개월로 단축 운영 되여 있고 사후관리는 아예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때문에 당장 관련시설 및 운영예산을 대폭적으로 늘릴 필요가 있지만 이런 미봉책이 과연 탈북자문제 해결에 얼마나 효과적인지 알 수 없다. 바람직하게는 탈북자가 생기지 않았으면 좋겠지만 북한의 고립하가 해소되고 인권 경제상황이 개선되지 않은 한 불가피하게 탈북자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

결국 탈북자 문제는 김정일 독재정권이 존재하고 북한이 “개혁개방”하지 않는 이상 상당기간 존재 할 수밖에 없다. 때문에 한국정부는 국제사회와 함께 탈북자들에 대한 공동의 대책을 수립해 동남아와 중국에서 떠돌고 있는 이들을 구원해야 한다.

또한 탈북자들의 남한에 대한 환상이 물거품이 되지 않도록 한국정부의 탈북자 문제 해결도 이러한 시각에서 달라져야 한다고 본다.

탈북자 정학민(2007년 입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