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총인구가 올해 7월을 기준으로 2330만 1725명이며, 평균 수명은 71.92세에 이른다고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추산했다. 연령 구조는 15∼64세(68.1%)와 65세 이상(8.5%)이 지난해보다 비중이 높아진 반면 0∼14세(23.3%)는 낮아져 남한과 마찬가지로 고령화 사회에 진입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북한의 <사회주의 노동법> 제8장 74조에는 ‘남자는 만65살 여자는 만60살에 이른 근로자에게 일정한 근속연한을 가진 사람에게 연로연금을 준다’고 규정하고 있다. 북한의 노년기는 남자 65세, 여자 60세 로 시작된다. 남한 식으로 그들은 “고령자”이다.

이 연령은 북한에서 정년에 해당하는 나이로 직장에서 은퇴하게 된다. 그러나 농촌노인의 경우는 일한 작업량만큼 소출을 분담해 주기 때문에 신체조건이 허락하는 한 계속 일하게 된다. 자식들과 같이 거주하는 경우는 자식들에게 의존하고 양로원에 들어가는 경우는 국가가 책임지기 때문에 나은 형편이었다.

북한 노동법 제8장 78조에는 ‘노동력을 잃어 돌볼 사람이 없는 늙은이들과 불구자(장애인)들은 양로원과 그에 준하는 시설에 무료로 들어간다’고 되어 있다. 양로원은 국가에서 운영하며 도에 하나씩 설치되어 있다. 이들 양로원에는 도시의 노동자나 사무원, 국영기업의 종업원 등만 들어갈 수 있게 되어 있고 농촌의 경우는 협동 농장 등에서 자체적으로 마련하도록 되어 있다.

처음에는 보건성에서 운영하다가 1964년부터 노동성에서 관장하고 있으며 도에서는 도 인민위원회 노동국에서 양로원을 관리 운영하고 있다. 양로원에 들어가려면 시, 군 인민위원회 노동국에 입원 신청을 하면 조건이 되는지를 확인해서 입원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가족이 있으면 아무리 본인이 원해도 양로원에 들어갈 수 없다.

하지만 이러한 조건은 서류상 체제일 뿐이다. 또 일반 고령자들은 요양원의 혜택을 바라는 것이 아니다. 요양원이 꽃제비들의 9.27수용소를 방불케 하기 때문이다.

하여튼 국가의 관리기관인 양로원이라고 해서 어려운 식량난을 피해갈수는 없었다. 식량난으로 양로원에 제공되는 식사가 부실해지고 식수나 전기 등 시설 조건 등도 열악하기 그지없다.

최근 북한의 한 소식통에 의하면 노인들이 생활하는 양로원에 식량공급이 제대로 되지 않아 많은 노인들이 길거리에서 구걸하는 등 노인 꽃제비(노숙자)가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일부 노인들은 시골에 나가 감자나 고추 등 농산물을 훔쳐다 팔아서 하루하루를 힘들게 연명하고 있다.

그들 대부분의 노인들은 양로원에 들어가기보다는 차라리 구걸하는 편이 백번 났다고 까지 말한다.

지금은 겨울이다. 북한의 노인 꽃제비들이 이 추위를 어떻게 이겨 낼지 그 정상은 선히 안겨온다. 아마 역전 대합실을 전전하다 그 어느 구속 진 곳에서 주린 배를 꾸러않고 숨을 거들 것이다. 1990년대 300만 아사시기 어린이들과 노인들의 죽음이 제일 많았다는 사실을 떠 올린다면 북한의 노인복지 그냥 지켜 볼일만은 아닌 것 같다. 특히 북한은 남한처럼 “노인 학대”에 따른 별도의 법이 적용되지 않는다.

이제 김정일의 나이 65세, 그도 고령이지만, 노인복지 따위는 생각지도 않는 듯하다. 북한에 노인복지를 장려할 만한 구체적인 체계도 없다는 사실이 그에 대한 반증자료이다.

박주은 인턴기자 (2003년 입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