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한주민들은 “장군님의 은덕”, “당의 배려” 같은 말 대신 “하늘”이라는 단어를 많이 사용한다고 한다.

그것은 북한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지하교인들과 그들의 영향을 받은 주변사람들이 새롭게 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기도하는 탈북자들

벌써 10년째 북한을 왕래하며 지하교회를 지원하고 있는 중국조선족 목사 박남일(가명)씨는 당국의 기독교에 대한 감시와 탄압 속에서도 지하교인들이 개별적으로 흑은 가족단위로 예배를 드리고 새벽기도를 드리고 있으며 이들의 영향력이 조용히 북한내부에 스며들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10년 전 북한에 친척방문을 나갔다 그곳의 열악한 생활상을 보고 이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은 한 두 끼의 식량이 아니라 마음을 기대고 살 수 있는 정신적 양식이라는 것을 느끼고 북한선교에 나서게 된다.

당시 교회의 평범한 성도에 불과했던 박씨는 중국에 돌아와 본격적으로 신학공부를 시작했다. 그는 신학공부를 하는 틈에도 가끔씩 도강증을 내서 북한의 친척집에 다녀왔으며, 갈 때마다 친척들에게 지원물자와 함께 비밀리에 복음을 전도했다.

그렇게 박씨의 노력에 힘입어 그의 친척들은 기독교 신앙을 가지게 되었으며, 적극적인 복음 전도자로 변신했다.

박 전도사는 북한주민들이 기독교 신앙을 가지게 되면서부터 말투와 행동부터 달라진다고 했다.

예하면 “동무는 마음이 착해서 하늘에서 복을 줄 거야”, “어려워도 조금만 참아보자. 하늘이 무심하지 않으니까 언젠가는 우리도 잘살게 될 거야”, “하늘이 우리를 버리지 않아”, “ 힘들면 하늘을 봐” 등 모든 사건을 하늘과 결부시켜 이야기 한다는 것이다.

또한 얼마 전 부모가 한국에 갔다는 이유로 보위부에 잡혀 갖은 고문과 인권유린을 당했던 한 탈북자는 출옥 후 마음속에 끓어오르는 복수심을 신앙의 힘으로 누르고 자신을 고문했던 사람을 용서할 수 있었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박전도사는 북송된 탈북자들도 북한주민들 속에 기독교 신앙을 전파하는 전도사의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에 들어온 탈북자의 대다수가 선교사나 교회의 도움을 받는다며, 이들이 처음에는 도움을 바라고 기독교를 진심으로 받아들이지 앉지만, 공안에 잡혀 북송되는 위험한 순간에는 저도 모르게 신을 찾는다고 했다.

박씨는 북송된 탈북자들은 극도로 열악한 북한의 감옥에서 생활 하는데, 만약 그들에게 신앙의 힘이 없었다면 인간의 상상을 초월하는 고초를 견디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 지하교회 신도들은 집안에서 새벽에 혼자 기도를 하기 때문에 발각될 우려가 적다.

보위부에서는 이들이 기독교를 믿는다고 짐작은 하면서도 확실한 근거가 없는 탓에 의심가는사람들의 행동을 주시만 하고 있다고 한다. 그들은 지하교회 신도로 의심되는 사람들이 모임을 가지는지? 다른 사람들에게 전도하며 뭉치지 않는가를 면밀히 감시하며 증거를 잡으려고 혈안이 되어 있다.

박씨는 그러나 북한주민들의 마음속에 물처럼 스며드는 신앙을 북한당국이 억지로 막을 수 없을 거라고 말했다.

김대성 기자 lstarkim@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