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이글을 쓰는데 자식을 둔 아버지로서 씁쓸함을 금할 수 없다.

북한은 부모가 자식을 책임질 수 없으면 포기해도 되는 세상이다.

대표적으로 항일투사 황순희의 아들을 들 수 있다.
현재 조선혁명박물관 관장의 감투를 쓰고 김정일의 비위를 맞추며 늙은 몸을 유지하고 있는 황순희는 항일투사 아주머니들 속에서 제일 못된 여자로 손꼽히는 사람이다.

조선혁명박물관 관장, 황순희

황순희-유경수 부부는 김일성이 빨찌산시절 중매를 서서 부부인연을 맺게 해준 관계로 김일성 일가와 매우 가까운 친분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사이다.

그에게는 아들, 딸 두자녀를 두고 있다. 딸은 김경희와 단짝친구로 김정일을 오빠로 부르는 사이였는데 교통사고로 어느 날 사망했다. 아들의 이름은 유홍근 인데 어릴 때부터 공부는 하지 않고 건달을 부리면서 술과 계집에 먼저 눈이 트게 되었다.

황순희는 아들을 집에서 교양하다 제대로 되지 않자 한번 혼내면 생활을 잘 할 수 있으려니 생각하고 강제노동소에 보내 몇 달을 고생하게 하였다.

하지만 어머니의 뜻과 반대로 뒤틀린 생활을 하였다. 어릴 때부터 아빠를 일찍 여윈 자식이라고 온갖 투정을 다 받아주었는데 그것이 되레 독이 되어 말썽꾸러기 자식으로 자랐던 것이다.

강제노동소에 갔다 온 후에도 만수대 예술단의 예쁜 무용수들과 부화사건을 일으키는 등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는 문제들을 연이어 만들어 냈다. 그 후 아들은 마약까지 복용하게 되었는데 마약중독이 발각되어 3년간 18호 수용소에서 수감생활을 보냈다.

수용소에서 형기를 마치고 나와서도 타락한 아들은 어머니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였다. 그는 어머니가 자기를 고생시키려고 일부러 강제노동소에 보냈다고 삐뚤어진 마음을 다스리지 못하고 복수심을 키웠다.

속이 썩을 대로 썩은 황순희는 김정일을 찾아가 자식을 보지 않고 살았으면 좋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워낙 아들 녀석 때문에 속 썩는 일이 많은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던 김정일은 어머니처럼 따르는 사람의 말을 들어 주기로 하였다. 하여 그는 자식을 다시는 보지 않겠다는 각서를 쓰고 가계에서 이름을 파냈다.

훗날 소문으로 유홍근은 핵무기제조에 동원됐다가 핵에 오염되어 죽었다고 한다. 핵무기제조에 로봇이 아닌 직접 사람이 조립해야하는 부분이 있는데 여기에 동원됐었단다.

나의 가까운 친지의 큰형도 집안(중앙당부부장)에서 온갖 말썽을 다부리고 망나니 노릇을 하더니 매독에 걸렸는데 가정교육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자식포기각서를 써 어디에 갔는지도 모른다고 한다. 동생들은 그래도 형에 대해 추억 하면서 부모의 속은 많이 썩혔지만 보고 싶다고 형제의 진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이런 일은 북한에서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고위층의 간부들이나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고슴도치도 자기 자식은 핥는다는 말이 있다.
아무리 속 썩이는 자식이라 할지라도 어디까지나 자식은 자식이다. 자식을 낳았으면 책임지고 돌보는 것이 부모의 도리이고 본분이라고 생각할 때 도저히 납득이 가지 않는 글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버려진 자식은 사람이 아니라는 것이다.

버려진 날부터 그를 매로, 글로 철저한 교양사업을 하여 아예 자기부모가 누구인지도 모르는 인간으로 만든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멀쩡했던 사람이 머저리가 되어 말하는 대로 움직이는 숨 쉬는 로봇으로 만들어 지는 것이다.

탈북자 김영철(2006년 입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