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미국 의회조사국(CRS)가 “북한의 테러지원국 명단 삭제?”라는 보고서를 공개해 주목된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정부는 북핵 6자회담의 교착상태를 타개하기 위해 향후 북한의 테러지원국 명단 삭제를 포함해 3가지 정책대안을 채택할 전망이라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첫 번째 정책대안은 미국 정부가 2.13 합의 이행에 우선순위를 두고, 북한의 완전한 합의이행을 추진하기 위해 중간조치로 북한을 '불완전테러협력국'이나 '테러우려대상국'으로 하향조절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보고서는 이 같은 테러지원국 명단 삭제는 논란의 여지가 남하 있음을 시사했다. 그 논란은 일본인 납북자 문제나 북한의 테러단체 훈련지원 의혹 등으로 미국과 일본의 일부 인사들로부터 비판에 시달릴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부시 행정부는 더 높은 수준의 자세한 내용을 북한에 요구하도록 압력을 받게 될 것이라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두 번째 정책대안으로 북한이 영변 핵시설 불능화를 완료하면 미국이 북한의 테러지원국 명단 삭제나 적성국 교역금지법 해제 중 어느 한 가지 조치를 위한 절차에 착수하고 북한이 핵프로그램 신고를 마치면 나머지 조치를 취하는 단계적 해법을 제시했다. 이 경우에는 북한의 핵 프로그램 신고를 놓고 외교적으로 북미 양측이 교착상태에 빠지더라도 부시 행정부로 하여금 2.13합의를 이행할 수 있도록 할 수 있도록 시간적 여유가 부여되고, 한편 부시 행정부는 대북에너지 지원에 대한 명분도 확보할 수 있게 된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이어 세번째 정책대안으로 '2.13합의' 가운데 북핵과 관련된 내용이 아닌 테러와 관련된 조건을 이행할 경우 북한에 다른 혜택을 부여하는 것을 제시했다. 테러와 관련된 조건으로 보고서는 북한의 일본인 납북자 문제 해결, 국제 테러조직에 대한 군사적 지원 중단, 이란·시리아 등 테러지원국과의 군사협력 중지 등 3가지를 예로 들었다. 이 세 가지 정책대안 모두 북한의 핵 폐기 의지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첫째 대안의 경우 북한이 응할 가능성이 희박하다. 중간조치로 북한을 '불완전테러협력국'이나 '테러우려대상국'으로 하향 조절한다 해도 국제사회로 받을 수 있는 경제적 지원은 별로 없다. 하나의 미끼로 생각할 뿐이다. 또 두 번째 대안인 경우 테러지원국 명단 삭제나 적성국 교역금지법 해제 중 어느 한 가지 조치를 취한 다해도 역시 당장 경제적지원이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물론 테러지원국 명단 삭제를 그대로 두고 적성국 교역금지법만 해제한다면 “납치자문제 해결 없이 경제지원은 없다”는 일본정부의 입장을 달래기는 미지수이다. 세 번째 방안으로 북한의 일본인 납북자 문제 해결, 국제 테러조직에 대한 군사적 지원 중단, 이란·시리아 등 테러지원국과의 군사협력 중지 등 3가지를 예로 들고 있으나, 일본정부의 납치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큰 문제이다. 일본정부가 요구하는 15명 이외에도 대략 100정도가 납치의혹을 받고 있는 조건에서 완전한 해결을 기대한 다는 것은 어렵기 때문이다. 문제는 미국이 일본정부의 요구를 제치고 북한의 테러지원국명단 삭제와 같은 일방적인 조치를 취한다면 동맹국간에 불신이 조성될 수 있다는 한계점이 있다. 북한이 미국을 등에 없고 핵프로그램신고를 빌미로 “테러지원국 명단”삭제, 적성국 교역금지법 해제를 요구하는 것은 6자회담 5개 당사국들 간에 이간을 조성하여 어부지리를 얻어내면서도 최대한 지연시켜 핵보유로 끌고 나가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북한은 1994년 핵 위기 때에도 클린턴 정부를 이용하여 경수로 건설과 중유를 지원토록 유도하여 지연술을 구사한바 있다. 부시정부의 원칙 있는 대담한 대응이 필요하다. 이모란 기자 limoran@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