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한 달여의 임기를 남겨놓은 노무현대통령은 청와대를 떠나는 마지막 날까지 귀가 간지러울 것 같다. 얼마나 정치를 잘못했으면 취업 안 돼는 것도 노무현 탓, 물가가 오르는 것도 노무현 탓, 대형사고가 터져도 노무현 탓, 심지어 눈에 길이 미끄러워도 사람들은 노무현을 탓한다. 물론 노무현 대통령이 잘 한 일도 있겠지만 워낙 잘못한 일이 더 많은지라 사람들의 기억 속에는 부정적인 이미지만 부각되어 있는 것 같다.

노무현식 자주외교의 파행

무엇보다도 먼저 친북좌파정권 10년간의 실정 중, 다른 건 다 빼놓고라도 북한의 선전을 따라하는 “노무현식 자주외교”는 한미동맹을 약화시키고 국제무대에서 대한민국의 외교적 위상을 격감시켰다. 표면상 자주외교이지 성격은 친북반미주의 성향 이였다.

그동안 김대중-노무현정권의 노골적인 친북반미정책으로 전통적인 한미동맹에는 균열이 가고 우방인 일본과의 관계도 냉각상태의 국면을 맞이했다. 모든 것을 집어던지고 초행길을 혼자달리면 빨리 달릴 수는 있다. 그러나 아는 길도 물어 가랬다고 초행길을 혼자 달린다고 해서 1등을 하는 것이 아니다. 주변을 살펴가며 함께 달릴 때 가치와 긍지가 있는 법이다. 친북좌파정권의 집권 10년은 김정일의 “우리민족끼리”에 현혹되어 동맹관계를 집어던지고 탈선한 바람난 열차라고 할 수 있다. 궤도를 탈선해 저만치 혼자 앞서 달리다보니 “왕따”를 당했다.

하기는 노무현 정부가 동맹관계를 모두 집어던지고 혼자 달려보려는 계기는 우연히 마련됐다고 할 수 있다. 우연한 사고인 두 여중생의 죽음을 미군에 의한 고의적인 살인행위로 몰아 반미감정을 격화시켰고 그로인해 친북좌파정권의 연장이라는 어부지리를 얻어 탄생한 정권이기 때문이다. 그러한 정권이기에 전시작전권 환수라는 카드를 꺼내들고 한미동맹관계에 금을 그어 놓았다. 게다가 좌경친북맹동분자들의 맥아더장군 동상철거를 저지하기는커녕 암묵적으로 힘을 실어줬고 평택미군기지 이전 사업을 반대하여 죽창과 쇠파이프로 무장하고 공권력에 도전하는 불법시위를 사실상 방치하는 등 법치주의와 한미동맹의 심각한 균열을 야기 시켰었다. 그야 말로 남한은 친북좌경분자들의 법 없는 세상이 되어 버렸다.

일본과도 삐걱

일본과의 관계 역시 삐걱거리기는 마찬가지였다. 친북좌파의 수장인 김대중은 대통령 재임시 여러 명의 일본인을 납치한 납치테러분자인 북한공작원 신광수를 일본정부와 국내외 여론의 강력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비전향장기수라는 감투를 씌워 김정일에게 돌려보냈다. 일본인 납치범, 간첩 신광수는 북한 당국이 민주조선, 그리고 노동신문을 통하여 북한인이 아니라 일본인이라 주장한 사람이다. 또 비전향장기수도 아니다. 신광수는 일본인 납치는 김정일이 직접 자신에게 지시했다고 증언했다. 그 증언 때문에 1심에서 사형에서 무기징역으로 감형되었다. 김대중은 김정일의 납치사실이 사실대로 폭로되는 것이 두려워 신광수를 북한에 넘겼다. 엄밀히 말하면 김대중은 일본인 납치사건을 두둔한 공범이다. 그리하여 자국인 납치문제 해결을 국책사업의 핵심기조로 삼고 있는 일본정부와의 보이지 않는 마찰을 빚기도 했다.

이런 여운이 있어 김대중은 노무현 대통령에게 “훈수”로 친북반미성향을 주입했다. 결과 노무현 정권은 남한의 전쟁 납북자, 종전 후 납북억류자들을 데려오는 것을 극히 외면해왔다. 북한주민들의 인권유린은 애써 눈을 감고, 오히려 김정일 독재정권에 힘을 실어주어 북한주민들의 인권유린을 도모했다.

중국과도 불신

그렇다고 해서 중국과의 관계가 소원해진 건 아니다.
얼마 전 중국 인민일보 산하 국제뉴스 전문지 환구시보(環球時報)는 한 여론조사에서 중국인이 가장 가고 싶은 나라는 미국과 일본인 것으로 조사됐으며 중국인의 62%는 가장 중요한 이웃국가는 일본이라고 인식하고 있으며 이웃한 나라 가운데는 일본과의 관계를 가장 중시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국영 신화통신이 발행하는 국제선구도보(國際先驅導報)가 1만 2000명 중국인을 대상으로 한 최근 설문 조사에서 응답자의 40.1%가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나라’로 ‘한국’을 선택,30.2%의 일본을 제친 사실이 보도되었다.

한국과 일본의 경기가 있으면 무조건 한국을 응원하던 중국인들의 인식이 왜 이렇게 바뀐 것일까? 여기에는 역사문제를 비롯한 여러 가지 요인이 있겠지만 사실상 외교적으로 친중(親中)정책을 펼쳐온 김대중-노무현 정권에서 중국인들의 반한감정이 이처럼 극에 달했다는 것은 한미동맹을 약화시키고 중국 쪽으로 기울어진 노무현 정부의 어설픈 “동북아 균형자론”의 총체적인 실패로 규정할 수 있으며 사실상 한국외교가 국제무대에서 왕따를 당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국제외교무대에서 왕따를 당하고 있는 김대중-노무현 정권이 가깝게 지내는 상대는 오직 세계일류의 조폭집단인 북한의 김정일 정권뿐이다. 친북좌파정권은 민주화투사의 벙거지가 무색할 정도로 김정일 독재정권의 폭압에 희생 되는 2천3백만 북한주민들의 불행과 고통을 철저하게 외면해왔었다.

국제외교무대에서 누구와 친하게 지내는가는 아주 중요한 문제이다. 단지 같은 민족이라는 이유하나만으로 민족반역을 일삼는 국제 테러범 김정일과 친하게 지낸다는 것은 대한민국의 자해행위였다. 상식적으로 봐도 집안에 흉악범이 있다면 법에 신고하여 그를 처벌하고 교양해야한다. 그래도 못 쓸 사람이라면 가족을 위해 처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김정일도 7천만 한민족의 흉악범이기 때문에 반드시 국제재판소에 맡겨 처벌받도록 해야 한다. 김정일이 죽어도 고칠 수 없는 “살인마적 광증”이라는 불치의병을 않고 있다는 사실은 남한의 1만여 탈북자들의 증언으로도 이미 족하다. 그런데도 노무현 대통령은 그런 살인마적 광증을 가진 김정일을 극찬했고 독재의 전당 방명록에 “인민의 행복이 나오는 곳”라고 써 독재정권을 미화하는데 앞장서 왔다.

이명박 당선인 “北 울며 겨자 먹기” 식 전략 활용해라

다행스럽게도 이번 대선에서 친북좌파정권이 종식되고 보수정권에로의 정권교체가 이루어져 김대중-노무현의 친북반미 외교정책에서 전통적인 한미일 동맹의 복원과 상호주의에 기초한 대북정책 방침이 전 국민의 지지를 받았다. 이러한 지지와 극찬 속에 이명박 새 정부가 첫발을 내디딘다고 하지만 아직은 속단하기 어려운 것 같다. 지난 13일 이명박 당선인은 버시바우 주한미국 대사에게 “김정일 독재체제 보장을 미국이 해야 한다”는 얼 나간 발언을 했다. 탈북자들이 분노하고, 인권을 옹호하는 양심인 들이 격분했다. “김정일 독재체제가 그 얼마나 잔인한가를 알기나 하는가?”고 말이다.

이명박 정부는 한미동맹의 복원과 주변4강과의 외교적인 협력을 강화해 북핵의 완전폐기와 북한을 개혁개방으로 유도하는 방향으로 외교력을 집중해야 할 것이다.

북핵을 폐기하고 북한의 개혁개방을 이끌어 내자면 우선 수령 독재체제 철폐에 역량을 기울려야 한다. 김정일 우상화독재체제의 존치는 북한주민들의 개혁개방의 절박한 요구를 짓뭉갠다. 북핵문제와 북한주민들이 간절히 바라는 개혁개방문제는 결국 김정일 수령 독재의 영구집권 야욕과 대치되어 대결로 이뤄진다.

만약 지난 10년의 햇볕논자들처럼 이명박 정부가 김정일 수령 독제체제 유지에 힘을 실어준다면 이는 개혁개방을 원하는 북한주민들의 간절한 바램과는 상충되어 역작용을 일으킬 것이다. 반대로 이명박 정부가 2천3백만 북한주민들에게 힘을 실어준다면 김정일 독재체제는 쇠퇴 몰락할 것이다. 김정일 독재정권의 쇠퇴몰락은 곧 한반도의 비핵화, 개혁개방으로 이어져 북한사회의 민주화가 이뤄질 것이며, 그 민주화는 남북한 평화통일의 진로를 열어 놓을 것이다.

지금 거시적으로 볼 때 김정일 독재정권의 생명줄은 중국이 거머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다당제에 의한 자유민주주의 개혁바람이 북한을 내부에 미치는 것을 심히 우려한다. 이와 같은 이해관계 때문에 중국의 개혁개방을 비난하는 김정일이 괘씸해도 겨우 연명이나 할 정도로 식량과 원유를 비롯한 경제지원 및 교류를 진행한다. 그렇다고 김대중-노무현처럼 무작정 묻지마 식 퍼주기를 하지 않는다.

하여튼 수령 독재 철폐는 남한이나 중국이나, 북한주민들의 요구와 일치한다. 한국정부는 북한이 수령 독재를 폐지하고 중국식으로 개혁개방 하는 것이 중국에도 도움이 된다는 인식을 중국정부에 알리고 중국에 협조하도록 하는 외교적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

한편 중요한 관건은 한미일 동맹관계라는 것을 잊으면 안 된다. 한미동맹관계는 중국과 외교전을 펼치는데서 원동력으로 작용한다. 한미동맹관계가 원활하지 않으면 중국도 한국정부와의 협조를 소홀히 할 수밖에 없다. 오히려 북한을 넘어 한국까지 세력권 안에 넣으려고 노력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정일 정권은 지금 대내외적으로 사면초가의 위기에 처해있다. 지금이야 말로 김정일 독재정권을 무너뜨릴 최적의 기회이다. 한국정부가 철저한 상호주의에 기초한 대북정책을 펼치면서 한미일3국이 공동으로 북한을 압박하고 중국의 협조를 이끌어 내면 북한의 독재정권은 독제체제가 붕괴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개혁개방을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다. 알면서도 어쩔 수 없게 분위기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는 말이다. 이것이 바로 “울며 겨자 먹기”식 전략이다.

김대성 기자 lstarkim@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