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성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한 주간의 북한정세를 분석해보는 FNK 주간 분석 시간입니다. 따뜻한 봄기운이 완연히 느껴지는 3월 둘째 주의 FNK 주간 분석 시간. 오늘도 정경일 기자를 이 자리에 모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정경일 : 안녕하십니까?

김대성 : 지난 한주간도 북한에서는 다양한 여러 가지 사건들이 많이 발생 했는데요. 그 중에서도 눈에 띄는 사건이 바로 함경북도 온성군의 주민 수십명이 유산을 먹고 자살을 하려 했다는 소식입니다. 먼저 어떻게 사연인지 정경일 기자가 전해주시겠습니다.

정경일 : 네. 지난 11일 자유북한방송은 중국통신원의 말을 인용해 함경북도 온성군 일대의 주민 20여명이 사회에 불만을 품고 잇달아 자살을 기도한 사건이 발생해 민심이 흉흉해 지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김대성 : 함경북도 온성군이라면 지난주에 탈북관련 주민 15명을 공개처형 한 곳인데요, 이번엔 또 많은 주민들이 스스로 자살하려고 한다니 온성군에 도데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겁니까?

정경일 : 네 . 자유북한방송은 얼마전에 있은 15명의 공개처형 사건으로 주민들이 불안과 공포에 떨고 있는 가운데 당국의 장사통제와 비사회주의 검열로 막다른 골목에 이른 주민들이 자살로 당국에 항의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김대성 : 그러니까 온성주민들을 자살로 몰고 간 것은 당국의 장사통제와 비사회주의 검열때문이라는 말씀이네요.

정경일 : 네 그렇습니다. 북한당국이 40대 이하 여성들의 장사를 본격적으로 통제하면서 삶의 희망을 잃은 여성들이 자살로서 사회에 대한 불만을 표출 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온성군의 여성들은 장사단속 나온 단속원들과 노골적으로 싸움을 벌리기도 하고 그 과정에 보안서에 끌려가 폭행을 당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합니다. 장사도 못하는데다 보안서에 끌려가 억울하게 폭행까지 당한 주민들이 세상을 원망하며 유산을 마시고 자살을 기도했던 것입니다. 특히 자살하는 사람들은 주로 남성들보다 여성들이 더 많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김대성 : 네. 장사통제를 한다면 주민들은 먹고 살 방법이 막연할 수밖에 없는데요, 특히 가족을 책임진 여성들의 입장에서 놓고 본다면 이는 앉아서 죽으라는 말과 다름없지요?

정경일 ; 네 그렇습니다. 그런 관계로 현재 온성군 병원에 유산을 먹고 죽으려고 했다가 실려온 20여명의 주민 중에 대부분이 여성들이라고 합니다. 통신원에 따르면 온성군의 많은 사람이 유산을 마셨는데 그 중에는 죽은 사람도 있고 간신히 목숨을 건진 사람들도 의사들에게 왜 자신들을 살려놓았냐며 죽지 못한 것을 후회하고 있다고 합니다.

김대성 : 얼마나 사는 게 고통스럽고 앞날에 대한 희망이 보이지 않았으면 죽지 못한 것을 후회하고 있겠습니까? 유산을 마신 사람들의 대부분이 여성들이라고 하셨는데요, 그렇다면 죽음까지 불사한 그녀들이 장사를 통제하는 단속원들에게 그냥 당하기만 했을 것 같지는 않은데요, 어떻습니까?

정경일 : 네 그렇습니다. 통신원에 따르면 온성군에서 제일 돈을 잘 번다고 소문난 한 30대의 여성은 장마당 통제를 하는 단속원과 몸싸움까지 벌이면서 격렬하게 저항하다가 보안서에 끌려가 고문을 당한 뒤 홧김에 류산을 들이마셨다고 합니다. 또 다른 여성은 물건을 빼앗는 단속원의 바지가랭이를 붙잡고 찢어놓아 괘씸죄로 보안서에 끌려가 매를 맞았다고 합니다.

김대성 : 북한여성들의 저항이 아주 격렬하네요. 그렇다면 북한당국이 이렇게 주민들의 격렬한 저항을 불러올 만큼 강도 높은 장마당 통제와 비사회주의 검열을 진행하는 까닭은 무엇입니까?

정경일 : 네 그 이유는 북한주민들의 의식수준이 높아진 것과 연관되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사람들의 의식수준이 높아지면서 과거에는 단순하게 중국으로 탈북 했지만 최근에는 바로 한국행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북한당국이 국경연선지역에 대한 대대적인 검열통제를 강화하게 된 것입니다. 특히 장사하는 40대 이하 젊은 여성들이 조직생활에도 참가하지 않고 자본주의를 조장하고 확산시키는 주범이라는 판단 하에 장마당 단속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입니다.

김대성 : 네. 지금 온성군의 분위기가 말이 아니겠네요.

정경일 : 네 그렇습니다. 현재 온성군에는 4개의 검열그루빠가 들어와 비사회주의 검열을 진행하고 있는데 온성군 전체분위기가 초상집 분위기라고 합니다. 온성군 주민들은 “이제는 우리도 알만큼 다 안다 장마당을 열어놓고 개혁개방만 하면 능히 잘 살 수 있는데 이렇게 통제를 한다고 뭐가 해결 되냐? 인민들의 먹는 문제에 김정일이 옳은 태도를 취해야 한다”며 당국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고 합니다.

김대성 : 네. 사람이 혁명을 하고 사회주의를 지키려고 해도 우선 먹어야 하지 않습니까?

정경일 : 네. 옳은 말씀입니다.

김대성 : 네 이렇게 먹고 사는 것도 죄가 되는 나라에서 자유와 인권에 대해서 말한 다는 것은 더 말할 여지도 없겠지요?

정경일 : 네 그렇습니다. 미 국무부는 3월 11일 발표한 2007년도 인권보고서에서 북한을 이란, 시리아, 미얀마, 짐바브웨, 쿠바, 벨라루시, 우즈베키스탄, 에리트레아, 수단과 함께 세계 최악의 인권위반국으로 지정했습니다.

매년 발간되는 미국무부의 인권보고서는 세계 190여 개 나라를 대상으로 10대의 인권위반국을 지정하고 있는데요, 보고서에서는 북한은 "세계에서 가장 조직적인 인권침해가 이뤄지고 있는 나라"로 "여전히 심각한 인권침해들이 무수히 자행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김대성 : 네. 저도 읽어 보았는데요, 아주 정확한 지적이라고 봅니다. 특히 “절대 독재 권력이 주민들의 일상생활을 거의 낱낱이 통제하는 억압정책이 시행되고 즉결처형과 실종, 정치범 등의 무단구금이 벌어지고 있다”는 보고서의 문구는 마음에 와 닿는 구절입니다. 이런 억압적인 체제하에서 북한주민들이 벌일 수 있는 최대의 반항이 바로 자살이나 탈북 아니겠습니까?

정경일 : 네 그렇습니다. 그래서 북한당국이 주민들의 탈북을 막기 위해 정말 발악에 가까운 조치를 취하고 있는데요, 소식통에 의하면 국경일대에 대대적인 함정파기 공사를 진행한다고 합니다. 이러한 북한당국의 조치는 이미 오래전부터 진행돼 오던 문제이지만 이번에는 국경지역에 대한 단속이 심해져 북한주민들의 도강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합니다. 그렇지만 북한 주민들은 마주 앉으면 탈북에 관한 정보를 주고받고 중국이나 한국 얘기를 한다고 합니다.

김대성: 네. 결국 북한독재정권의 감시와 통제가 아무리 강화되어도 주민들의 탈북의지 즉 독재정권에 항거하는 정신과 의지는 막을 수 없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데요, 그럼 오늘 저희는 여기서 마치구요. 다음 시간에 또 뵙도록 하겠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김대성 기자 lstarkim@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