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노동신문은 7월 10일 김정일이 평안북도의 농업부문사업을 현지에서 지도했다고 보도기사를 냈다.

이날 기사에 의하면 김정일은 태천군 은흥 협동농장, 평북돼지공장, 태천청년토끼종축장 등 세 곳을 방문하고 지도자의 자격에 맞지도 않는 역설만 늘어놓았다.

태천군 은흥 협동농장에서

김정일은 이날 은흥 협동농장의 전망대에 올라 농장의 전망을 부감하며 낡은 주체농법 타령을 늘어놓았다.

한편 김정일은 포전에서 농장원 엄정실을 만나 담화를 나누 눴다고 노동신문은 전했다.

담화에서 김정일은 농촌으로 자원 진출한 엄정실과 그의 딸을 “애국적 소행”이라 높이 평가하며 “다른 나라 청년들이 수도시민권을 얻지 못해 안달아 하고 있을 때 우리 청년들은 정든 수도를 서슴없이 떠나 전야로, 탄전으로, 개발지로 자진하여 탄원해가고 있다.”고 역설했다.

이는 김정일이 북한주민들을 대상으로 기만적인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대표적 증거자료 이다.

세계 민주주의 나라에서 국민들은 헌법이 규정한대로 이동의 자유, 거주 의를 가지고 있다. 수도에 가서 거주하여 살고 싶다면 수도에 가서 거주권을 행사할 권리가 있다. 수도시민권을 얻지 못해 안달아 하고 있는 나라는 오직 북한 하나밖에 없다. 남한은 더 말할 것도 없고, 중국만 보더라도 수도 베이징의 시민권을 얻기 위해 안달아 하는 현상은 찾아 볼 수 없다.

북한주민들이 수도 평양 시민권을 가지려고 애타게 노력하는 것은 지방에서 생산되는 고급생필품은 물론 일반 생산물까지 갈취하여 평양시민들에게 공급하기 때문이다. 또 국제사회의 지원마저 평양시민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따라서 평양시민들은 지방주민들보다 수준 높은 생활을 누리고 있다.

이런 면에서 남한의 일부 대북지원단체들이 평양에 빵공장, 국수공장을 건설해주는 행위는 자신들도 모르게 김정일의 위상을 높여주는 행태로 된다는 것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이로부터 북한주민의 다수는 지방보다 생활조건이 좋은 평양에 거주하기를 바란다. 그러나 평양에 거주하자면 출신성분을 비롯한 자격조건 때문에 거주를 할 수 없고, 설사 거주했다해도 김정일에 대한 충실성 부족이라는 결함이 발로되면 지방으로 추방되는 수치를 당해야 한다.

평북돼지공장에서

북한에서는 남한의 돼지 농가를 “돼지공장”이라고 한다. 새끼돼지 기르기 과정에서부터 고기생산에 이르기까지 경영체계를 공장처럼 갖췄다 해서 “돼지공장”이라고 한다.

김정일은 평북돼지공장을 현지지도 한다면서 ▲돼지고기생산을 늘이는데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사료를 적게 들이면서도 증체율이 높은 우량품종을 받아들이는 것 ▲정연한 종축체계를 확립 ▲엄격한 방역체계 ▲사료보장대책 ▲ 질 좋은 돼지물거름생산 등을 강조했다.

이러한 것들은 일반주민들도 상식적으로 알고 있는 것들이다. 북한에서 돼지고기 생산을 정상화하지 못하는 것은 알곡사료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특히 단백질사료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식량이 없어 사람들이 기아상태에 허덕이는 상황에서 돼지고기 생산의 정상화를 촉구하는 김정일이 과연 제정신인가 묻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다. 언젠가는 염소와 토끼 같은 풀 먹는 집짐승을 대대적으로 기르라 지시했다. 따라서 현재 북한의 돼지공장들은 돼지를 기르는 것이 아니라 염소와 토끼 기르기로 전환시킨 곳들이 많다.

북한에서 축산업의 원칙적 이론은 품종의 다양화이다. 그러나 김정일은 돼지가 보이면 돼지를, 토끼, 염소가 보이면 풀 먹는 짐승을 길러 고기를 생산하라고 독촉한다.

따라서 북한의 축산전문가들은 김정일의 월권행위 때문에 갈피를 잡을 수 없다고 말한다. 도저히 전문성을 살려낼 수 없기 때문이다. 이것이 한 나라 지도자의 도덕품성인가?

태천청년토끼종축장에서

김정일은 “토끼는 기르기도 쉽고 경제적 효과성도 높은 집짐승이므로 토끼 기르기를 대대적으로 벌려야 한다”며 “새끼토끼 생산”을 늘일 것을 강조했다.

북한에서 토끼 사육은 김정일의 말처럼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다. 북한에서 토끼생산은 학생들의 몫이다. 북한의 각 소학교, 고등중학교 마다에는 “토끼사”를 건설하고 학생들이 토끼사육을 담당하고 있다. 학생들은 방과 후 도서관을 다니며 공부를 할 대신 산에 올라 토끼풀을 채취해야 한다. 어린 학생들이 토끼풀채취 과제를 수행하기 위해 얼마나 큰 고통을 당하고 있는지 모른다.

또 집집마다 토끼를 사육하여 학생들이 매해 토끼 가죽을 1~2매씩 의무적으로 바치도록 한다. 그 토끼 가죽으로 김정일의 당 자금 마련을 위한 외화벌이를 한다는 것이다. 북한에서는 토끼 가죽 (1등품)1매에 0.2달러로 알려져 있다.

지금 남한의 일부 여론은 북한의 아리랑 공연이 “아동학대”에 해당한다고 한다. 그러나 북한의 학생들이 운동처럼 벌리는 “토끼 기르기”는 김정일에 의한 아동착취이다.

이것을 대단한 일처럼 떠드는 북한관영매체들이 제정신을 가지고 살지 못한다는 것은 더 말할 필요도 없다. 김정일의 기만 거짓행위와 무법행위, 아동착취의 근원을 인민을 위한 지도자의 위대한 행실로 생각하고 있으니 말이다.

김정일의 현지지도 행각은 인민들을 고통과 불행만 가증시킬 뿐이다. 그래서 북한주민들이 여론처럼 떠도는 말이 있다. “김정일이 현지지도의 탈을 쓰고 제발 움직이지 말았으면”하고 말이다.

이주일 논설위원 lijuil@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