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은 28일 중학생과 학부모 180여명을 빨치산 추모제 전야제에 데려가 빨치산 출신 인사들과 범민련 남측본부 관계자 등이 빨치산 활동을 찬양하는 강연을 듣도록 한 전교조 출신 전직 교사 김형근씨에게 1·2심이 무죄판결을 내린 것은 잘못이라며 재판을 다시 하라고 판결했다. 대법원은 "빨치산 추모제 전야제는 순수하게 사망자들을 추모하기 위한 모임이 아니라 북한 공산 집단에 동조해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부정하고 폭력적 방법으로 대한민국 정부를 전복하려 한 빨치산의 활동을 미화하고 찬양하며 이를 계승할 것을 주장·선동하는 행사"라고 말했다. 대법원은 "김씨가 이런 행사에 학생과 학부모들을 데려간 것은 반국가 단체의 활동에 적극적으로 호응·가세한 것으로 국가보안법 위반"이라고 했다.

교사 김씨는 2005년 전북 순창에서 열린 빨치산 추모제 전야제에서 학생들에게 "빨치산 출신 장기수 할아버지들은 훌륭한 분"이라는 편지를 읽게 한 뒤 "외세를 몰아내고 우리 민족끼리 통일하자"는 구호를 외치게 했다. 1·2심을 맡았던 전주지법 형사 단독판사와 항소부는 "김씨의 행위는 통일 교육의 하나이고 대한민국에 해악을 끼칠 만한 게 아니다"며 잇따라 무죄판결을 내렸었다.

김씨는 당시 자신이 중학생을 대상으로 개설한 인터넷 카페에 북한 조선노동당과 그 산하 기관, 범민련 남측본부 등이 작성한 이적(利敵) 표현물을 게시하고 이것을 전교조 교사들에게 배포한 혐의로도 기소됐다. 1심과 2심은 이에 대해서도 "김씨가 통일 연구의 참고 자료로 사용하기 위해 한 것이라 무죄"라고 했다. 대법원은 "김씨가 북한 정권의 이념과 정치 노선을 비판하거나 부정적으로 서술하는 내용의 자료는 학생이나 교사들에게 전달한 적이 없다"며 "김씨의 행위에는 반국가 단체의 활동을 찬양·선전하려는 이적 목적이 있었다고 봐야 한다"고 판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