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언론 상왕은 무조건 피하는 수밖에 없었다. 맞았다 하면 바로 두개골이 박살날 판이었으니까! 어사또 출도에 혼비백산 달아나던 이방과 호방처럼 염치불구하고 일단 피하고 달아나고 온갖 쌍욕을 다 들으며 머리를 감싸 쥐고 엉덩이를 치켜들고 숨을 수밖에 없었다. 엉덩이야 맞아도 볼썽사나울 뿐 생명에는 아무 지장이 없지만, 돌직구에 머리를 정통으로 맞으면 바로 낙원보다 좋은 이승을 떠나거나 식물인간 신세가 된다는 것을 너무도 잘 알았으니까! 정부든 재벌이든 야당이든 재야든 사법부든 입법부든 성역 없이 까발리던 조선과 동아도 막상 방씨와 김씨 가문의 대를 이은 영원한 4번 타자를 향해 위협구가 날아오자, 더 이상 버티지 못했다. 친북좌파의 뜻을 섬뜩하게 알아차리고 조선과 동아는 김정일의 세습 독재에 대해 현저히 비판의 수준을 낮추었다. 햇볕 정책을 찬양하기 시작했다.

2000년 6월 15일, 조선과 동아는 김대중과 김정일을 민족의 공동 영웅으로 떠받들었다. 그들의 5억 달러짜리 포옹을 1면 전체에 통편집하여 친북좌파를 향해 확실한 신호를 보냈다. 300만의 목에 들이박았던 드라큘라 이빨을 뽀샵 처리함으로써 독재자의 독재자를 내일이라도 당장 중국 정도의 개혁개방을 단행할 통 큰 장군으로 부상시켰다. 300만의 피로 배가 남산만해진 살인마의 신분을 민족의 영웅으로 세탁해 주는 대가로 그의 스위스 계좌에서 5억 달러를 받아도 시원찮을 판에, 살인마를 체포해야 할 경찰이 도리어 아들뻘의 살인마를 형님으로 모시고 이심이요 전심이라 핵무기도 개발하고 대륙간 탄도미사일도 개발하여 세계 10대 경제대국을 고스란히 접수하라고, 장군의 품 안에 안기게 제발 민족해방시켜 달라고, 금강산 관광으로 약점이 잡힌 현대의 팔을 비틀어 5억 달러를 바치고 기껏 받은 대가가 포옹 한 번이리라곤, 노벨속임수상이라곤, 황송하여 감히 생각도 못하고 빛나는 남북화해 시대에 걸맞은 보도랄까, 실은 북한 주민 2천만과 한국 국민 5천만 대부분을 제외한 그들만의 주사파 남북합작 시대에 역행하는 보도였지만, 조선과 동아는 김일성과 김정일에게서 독재자의 꼬리표를 떼고 대신 그들에게 주석의 면류관과 국방위원장의 왕관을 씌워 주었다. 독재자 히틀러를 전 독일 총통이라고 꼬박꼬박 부르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독재자 사담을 꼬박꼬박 이라크 전 대통령이라고 부르는 것과 마찬가지다. 민족의 원수 이등박문을 꼬박꼬박 전 일본수상으로 부르는 것과 마찬가지다. 안중근 의사는 살인자로 부르고!

조선과 동아는 6.15 선언 후에도 김정일이 조금도 변함없는 것을 보고 독재자 김정일이란 말은 안 썼지만, 북한에 대한 사실적 보도를 싣기 시작했다. 그러자 드디어 김대중이 칼을 빼들었다. 방씨와 김씨의 꽃 대궐 철옹성에 세무조사 점령군을 대대적으로 들여보낸 것이다. 매출 4천억 원 중견기업에 매출 40조 원의 대기업 세무조사보다 많은 점령군을 들여보낸 것이다. 머리를 감싸 쥐고 엉덩이를 치켜들고 바들바들 떨던 방씨와 김씨 두 언론재벌은 세금포탈 파렴치범으로 조리 돌려졌다. 그것은 모택동의 문화혁명과 마찬가지였다. 그 서슬에 방송과 인터넷과 어용 신문이 모두 한 편이 되어 삿대질하고 침을 뱉었기 때문에, 조선과 동아의 모기소리는 가증스러운 변명으로밖에 안 들렸다. 그래서 그들은 2002년 16대 대선에선 아무 역할도 못했다. 노무현은 죽어도 싫었지만, 이회창에게 아무 도움도 못 주었다.

조선과 동아는 2007년 17대 대선에선 이명박 뒤에 줄을 섰다. 이명박의 각종 의혹에 대해서 침묵함으로써 결정적으로 한나라당을 홀로 키우고 홀로 지킨 박근혜에게 물을 먹였다.

일찍이 조선과 동아는 박정희에 대해서 긍정적이었던 적이 없다. 그들은 언제나 민주의 이름으로 뻔히 들여다보이는 행간을 통해 김대중과 김영삼을 끈질기게 밀었다. 다시 말해서 조선과 동아가 없었으면 김대중과 김영삼은 없었다. 그러나 결정적으로 김대중에게 토사구팽당했다. 김대중 2세 노무현에게 문화혁명당했다. 조선과 동아에게 박정희는 독재자로 각인되어 있다. 기껏해야 개발독재자다. 5.16은 쿠데타고 경제개발은 성공했으나 대외 종속적이고 재벌 위주였다. 바로 이것이다. 친북좌파와 공통분모가 더 크다. 다만 친북좌파는 한국 경제는 노동자와 농민의 희생 위에서만 발전했다고 하는데(북한은 노동자와 농민의 희생이 한국보다 100배는 큰데 왜 아프리카보다 못 살까...), 이 정도는 오십보백보다. 근본 철학이 같다. 이래서는 친북좌파에게 이길 수가 없다. 무조건 지도록 운명 지어져 있다.

조선과 동아는 박정희의 딸 박근혜에게도 호의적이었던 적이 없다. 친북좌파의 쓰나미에 맞서 홀로 버티고 선 방파제에게 감사한 적이 없다. 어리석은 국민들의 박정희 향수, 박정희 감상을 표로 연결한 선거의 여왕 정도로 평가한 것밖에 없다. 자연히 그들은 18대 대통령 박근혜를 곱게 보지 않는다. 약점이 드러나기만 학수고대하다가 친북좌파가 북을 치면 발을 구르고, 김씨왕조가 지령을 내리면 멀뚱멀뚱 쳐다본다. 결국 원안대로 될 일에 대해서 양비론을 펼치며 고고한 척했을 뿐, 준엄하게 야당을 나무란 적이 없다. 70점과 30점을 동일선상에 놓고 똑같이 한 번씩 나무람으로써 마치 자신이 가장 공정하고 현명한 것처럼 거들먹거렸다. 김씨왕조에게 바른 소리하는 자들을 골라서 남북의 자칭 자주파 타칭 주사파들이 별의별 의혹을 제기하면 덩달아 엉덩이를 들썩이며 어깨춤을 추고 후렴구를 불렀을 뿐 치열한 기자정신으로 현장에 뛰어들고 자료를 이 잡듯 뒤져 흑백을 가리지 않았다. 공평무사한 심판관인 척하면서 사퇴를 종용했다. 이처럼 조선과 동아가 애국 세력과 망국 세력을 구분하지 못하는 한, 대한민국은 가시밭길을 한참 더 가야 할 것이다.

 (2013. 3.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