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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은 核後景
박근혜 대통령은 신뢰 프로세스의 실천 항목을 그의 원칙주의에 따라 잘 선별해야 한다.
류근일 
스위스와 이탈리아 정부가 스키 리프트의 북한 반출을 불허했다. 유엔 제재 결의안에 따른 결정이었다. 이런 판에 정부는 북의 금강산 관광 재개 요구에 어떻게 대응할 작정인가? 스키 리프트만 사치품이고 막대한 달러는 사치품이 아닌가?


금강산 관광 입장료는 북이 단 돈 한 푼 투자하지 않고 가만히 앉아서 벌어들이는 막대한 현금 수익이었다. 그리고 이 돈은 고스란히 김정일 비자금 계좌로 입금되었다. 그리고 이어서 핵과 미사일 개발비용으로 사용되었다. 우리가 이런 바보 같은 짓을 또 해야 하는가?

 

박근혜 대통령은 신뢰 프로세스의 실천 항목을 그의 원칙주의에 따라 잘 선별해야 한다. 할 것은 하되, 하지 말아야 할 것은 하지 말아야 한다. 하지 말아야 할 때는 주저 없이, 당당하게 하지 말아야 한다. 이걸 하지 않으면 북한이 화를 낼 터인데 어쩌나, 하고 김대중 노무현 때처럼 전전긍긍, 노심초사해선 안 된다.

 

금강산 관광은 그것이 북의 핵개발을 도와주는 것 때문만이 아니라, 기분 나빠서도 할 일이 못 된다. 왜 기분 나쁜가? 감옥 안에 들어가 죄 없이 갇힌 재소자인 북한 주민을 따돌린 채 우리만 휘 돌아보고 나오는 게 이른바 금강산 관광이라는 것이다. 세상에 이런 관광도 있나?

관광은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자연과 인문을 체험하고 교감하고 즐기는 것이다. 그런데 철조망 안에서 철조망 밖 헐벗은 주민들과는 철저히 단절된 채 한 바퀴 빙 돌고 나오는 게 고작이다. 그러다가 박왕자 씨가 잠시 해변으로 산보했다가 총에 맞아 숨졌다.

그런데도 북은 사과 한 마디도 재발방지 약속도 하지 않은 채 “또 하자”고 한다. 어떻게 그렇게 제멋대로란 말인가? 우리는 왜 그 ‘제멋대로’에 대해 속절 없다는 양 “그래, 그래”로만 시종해야 하는가? 배알이 없나, 죄라도 지었나? 우리는 엄연히 돈 내고 상품 사는 고객 아닌가? 세상에 고객 등에 총을 쏘는 업주도 있나?

 

이런 것도 구경이랍시고 가는 고객들도 다시 생각해야 한다. 불구경, 홍수구경도 있다지만, 이러다간 사형집행 구경, 고문(拷問) 구경, 전쟁 구경, 그리고 영화에 나왔던 사람사냥 구경도 없으리란 보장이 없겠다. 논리의 비약이라 할 것이다. 그러나 ‘불문곡직 관광’의 심리상태란 대저 그런 것 아니냐는 이야기다.

 

 “내가 왜 김정은이게 단 돈 한 푼인들 주어 저 놈들 핵개발의 뒷돈을 보태느냐?”고 결연히 고개를 젓는 꼿꼿 선비 정신이 예전엔 있었으련만...

 

류근일 2013/8/25

류근일의 탐미주의 클럽(cafe.daum.net/aestheticismclub)

 

 

 

 

 

등록일 : 2013-08-26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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