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거주하는 친북학자가 “북한의 사회주의는 민족의 미래일 뿐 아니라 인류가 지향해야 할 모델사회”라며 “현재의 북한사회주의체제가 개방되지 말고 영구보존 되어야 한다”는 궤변을 늘어놓았다.

재미자주사상연구소 소장 김현환은 12일 북한의 온라인 선전매체인 ‘우리민족끼리’에 게재한 ‘참으로 아름다운 이야기’라는 제목의 수필에서“한반도의 미래를 위해서도 경제적으로 어렵겠지만 이북(북한)이 개방되지 않고 현재의 모습 그대로 사회주의 체제를 유지하기를 바란다”는 네덜란드 여성의 주장에 전적으로 동감한다며 이 같이 밝혔다.

북한의 식량위기가 본격화되던 시기인 90년대 중반부터 대북사업을 해왔다는 이 여성은 가까운 지인에게“지금 이북 말고 어느 사회에 가서 순수한 참된 인간의 모습을 찾아볼 수 있는가. 서로 돕고 사랑하며 화목하게 사는 사회상을 지금 이북사회 말고 어디 가서 찾아볼 수 있는가. 이러한 아름다운 사회에 홀딱 반하여 나는 이북지원 사업을 신바람이 나서 해왔다. 이러한 사회가 붕괴되거나 개방되여 자본주의사회처럼 자본이 지배하는 사회가 되면 인류의 미래는 더 이상 찾아보기 힘들 것이다. 제발 이북의 주체사회주의가 그대로 지금처럼 유지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고 우리민족끼리는 전하고 있다.

김 소장이 홀딱 반했다는 북한사회의 모습은 3가지로 설명할 수 있다.

첫째: 모든 사람들이 서로 돕고 사랑하며 화목하게 사는 모습이다.

그러나 김 소장의 인식과는 달리 정작 북한사회에서 살아가는 주민들은 서로 돕고 사랑하며 화목하게 살아가는 모습과는 너무나 거리가 멀다. 우리 속담에 “쌀독에서 인심이 난다는 말이 있다.
당장 나와 내 식구들이 굶주리고 있는데 남을 생각하고 도와준다는 것은 사치스러운 말이 아닐까 싶다.

고난의 행군’을 경험한 북한주민의 말을 한번 들어보자!

“‘고난의 행군’시기에 죽은 사람들은 불쌍하기 전에 다 머저리라고 욕한다... 죽은 사람들 보면 고지식하고 아무것도 안한 사람들이다. ‘고난의 행군’시기 순한 양들은 다 죽고 승냥이와 여우만 살아남았다.”이렇게 시장에 적응하지 못해 아사한 적잖은 수의 당원들과 주민들은 머저리라는 인식이 북한주민들에게 널리 퍼져있다.

탈북시인 장진성은 시집 ‘내딸을 백원에 팝니다’에서‘고난의 행군’시기 매일 같이 길거리에서 죽어가는 사람들을 외면한 채 살아왔던 자신을 살인자로 표현했다.

“나는 살인자/스스로의 심판에/이미 처형당한 몸/출근할 때/눈물밖에 가진 게 없어/
동냥손도 포기한 사람 앞을/악당처럼 묵묵히 지나쳤다./그 사람은 죽어있었으니
이렇게 아침부터 저녁까지/하루에도 얼마나 죽었는지 모른다/,이 골목 저 골목 매일매일
/몇 백인지 몇 천인지 셀 수 없다./오 밥이 사람을 잡아먹는 이 땅에/살아서 마주 볼 양심이 어디 있으랴/아침이여 나를 사형해다오/밤이여 나를 묻어다오”

김 소장이 반했다는 서로 돕고 사랑하며 화목하게 사는 북한주민의 모습은 그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다. 남을 돕다가는 내가 굶어죽는 험악한 북한사회를 그가 단 하루만이라도 체험해 봤다면 몽유병 환자의 잠꼬대 같은 말을 결코 하지 못할 것이다.

다음으로 김 소장이 반한 북한의 매력은 “북한사람들이 돈의 가치를 잘 모르는 즉 자본에 좌우되는 인간상”이 아니라는 점이다.
 
그는 “내가 만나본 북한사람들은 세금이 무슨 뜻인지도 몰랐으며 아이들 교육비도 모르고 지냈다. 아빠트 값도 모르고 있었다. 심지어 내가 모시고간 리산가족들이 한결같이 불평하는 것이 자기 가족들이 돈 귀한 줄을 모른다는 것이었다. 자본에 좌우되지 않는 인간형을 이북에서 발견할 수 있다. 고난의 행군을 겪으면서 나라에서 100% 배급이 되지 않자 이북사람들도 알아서 장사도 하면서 돈을 알게 되였지만 그전에는 먹고사는 걱정을 모르고 지냈다. 이들은 돈, 자본에 좌우되는 그러한 인간상이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과연 김 소장의 말처럼 돈의 가치를 모르는 것이 매력일까?

유태인들의 속담에 이런 말이 있다."부자가 되고 싶으면 방법은 간단하다. 즉, 내일 할 일을 오늘 하고, 오늘 먹을 것을 내일 먹으면 된다."부자가 되려면 부지런하고 근검절약해야 한다는 뜻을 강조하기 위한 속담이다. 꼭 돈이 많아야만 행복해지는 건 아니지만 돈의 가치를 모르는 사람은 절대 행복한 인생을 살 수 없다는 말이기도 하다. 돈의 가치란 노동의 가치와 통한다. 돈이란 사람의 노력의 소산이다. 땀과 꿈과 노력을 시간에 버무려 놓은 결과가 돈이란 말이다.

그런데 북한사람들이 세금을 모르고, 치료비를 모르고, 학비도 모르고, 아파트 값도 모른다는 것은 노동의 가치를 모른다는 말과도 같다. 국가에서 주는 월급으로는 식량 1kg도 구입하기 어려운 북한의 실상은 사실 세금이란 말만 없을 뿐 국가가 국민의 생존권을 틀어쥐고 있는 현대판 노예제도임을 보여주고 있다. 또 먹을 식량도 없는데 학비를 내라고 하면 공부할 사람이 몇 명이나 되겠는가?

돈의 가치를 모르는 북한사람들은 아파트 값을 모르고 돈 욕심이 없다?

작년 11월 KBS가 공개한 북한내부동영상을 보면 황해남도 해주시에서 아파트 한 채가 3000~4000달러에 거래된다는 주민들의 증언이 나온다. 대량아사의 위기를 겪으면서 북한사람들은 낮이나 밤이나 잠자는 때 빼놓고는 어떻게 하면 돈을 벌 것인가, 무엇을 하면 조금이라도 남는 장사를 할 것인가만 생각한다. 돈을 벌기 위해서는 북한주민이 최고의 영예로 간주하던 노동당 입당도 거추장스럽게 여길 정도다. 당원이 되면 한걸음이라도 바쁘고, 회의도 참석해야 하는 의무성이 있기 때문이다.

한 탈북자의 증언을 들어보자 “돈이 사람을 잡는다고 아파도 돈 생각하면 ‘내가 오늘 아파서 안하면 이만한 이윤을 남한테 주는 거구나! 그러니 벌어야 된다’고 하고, 아파고 참고하는 것이고, 자리에 누워서 일어나지 못할 정도가 아니고는 어떻게 하나 하려고 한다. ‘돈 버는게 재미 있구나!’하는 것을 그 전에는 몰랐다. ‘돈이 많은면 좋긴 좋겠구나’하고 생각하기는 했지만 돈을 버는 재미는 몰랐다... 똑 같은 장사를 하지만... 경쟁심에서 남이 잘 되면 배 아파 하는 그런게 있다... 사람이 돈 버는데 재미붙이면 조직생활 같은게 싫어진다.”

일반주민뿐 아니라 당 간부, 軍, 보위부, 보안성 등 권력기관 종사자들도 자신의 권력을 이용해 돈 벌이에 뛰어들고 있다. 오죽하면 주민들이 당 간부는 당당하게 해먹고, 보위부는 보이지 않게 해먹고, 안전원은 안전하게 해먹는다는 신조어를 만들어 돈 벌이에 환장한 권력층을 비난하겠는가?

다음으로 김 소장이 반한 북한의 모습은 북한에서는 인간이 상품화될 수 없고, 인간의 로동력도 상품화될 수 없다는 점이다. 그는 “이북에는 시간당 얼마, 년봉 얼마라는 개념이 없다. 이북에서는 녀자들이 얼굴과 몸매가 아름답다고 술집이나 공창에 팔리는 경우는 전혀 없고 미가 상품화될 수 없다. 인간의 미는 얼굴과 몸매만이 아니라 인간성, 헌신성, 도덕성, 조국애, 민족애 등도 미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이북사회에서 알게 되었다”며 “ 돈보다 더 귀한 것이 있고 돈으로 통하지 않는 사회도 있다는 것을 이북사회가 보여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북한이 “묘향산, 백두산, 칠보산을 열어 인간을 상품화하여 기생관광 같은 것을 하면 자본주의사회에서 관광객들이 몰려와 돈을 떨어뜨릴터인데 그것을 알면서도 의도적으로 안하고 있다. 이북의 참모습을 보려면 물질중심의 사회주의와 다른 인간중심의 주체사회주의에 대한 연구를 해야 할 것이다”며 “이런 이상사회가 붕괴되거나 개방되어 자본주의사회처럼 자본이 지배하는 사회가 되면 인류의 미래는 더 이상 찾아보기 힘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 또한 궤변이 아닐 수 없다.

시간당 얼마, 연봉이 얼마라는 개념이 없는 이유는 앞서 언급한 것처럼 국가의 전재산이 전인민적 소유의 미명아래 김정일 개인의 소유로 돼있고, 근로인민의 노동의 대가를 국가가 착취해가는 현대판 노예제도이기 때문이다.

또 북한에 공창이 없다? 북한에는 김정일만을 위한 거대한 공창이 존재한다. 현대한 채홍사 노동당 5과가 전국에서 뽑은 미녀들을 김정일의 아방궁에 주기적으로 상납하고 있으며 이들은 기쁨조, 만족조로 불린다.
북한에는 사창이 없다? 80년대초까지만 해도 북한에는 돈을 매개로 한 남녀관계는 거의 없었다.

그러나 90년대 들어서면서 성을 금전적으로 거래하는 매매춘 행위가 급격히 증가했다. 매춘행위는 장마당이나 역 주변에서 주로 이루어지며 90년대 중반에는 개인적으로 매춘행위를 하였다면 2000년대로 들어서면서 조직화 되고 있다. 장소도 장마당이나 역 주변에서 벗어나 대기숙박업소와 목욕탕, 심지어 식당에서까지 매춘이 버젓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주로 권력자들이 식당을 자주 이용한다.

다음으로 북한이 묘향산, 칠보산을 열지 않는 것은 돈을 벌기 싫어서가 아니라 자본주의 바람이 북한내부에 유입될 것을 우려해서다. 멀리 볼 것도 없이 금강산 관광만 봐도 그렇다. 김정일 정권은 달러를 벌기 위해 금강산 관광 지구를 철조망으로 둘러막고 일반주민의 출입을 금지시키고도 마음이 놓이지 않아 무고한 관광객까지 사살했다. 따라서 개혁개방은 곧 죽음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는 김정일 정권이 관광지를 확대한다는 것은 그들에게는 자살행위나 다름없다.

북한사회는 김정일과 한줌도 안 되는 독재세력에는 지상천국이지만 2000만 인민대중에게는 숨막히는 지옥이다. 북한주민들은 하루빨리 김정일 독재정권이 붕괴되기만을 학수고대하고 있다. 이러한 인민대중의 염원을 외면한 채 김정일 독재정권이 영구 보존되어야 한다는 재미자주연구소 소장 김현환의 망발은 영혼을 팔아 독재정권에 기생해가는 매춘학자, 정신적 불구자의 궤변에 불과하다.

김대성 기자 lstarkim@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