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좋아하는 북한 노래인데요...

나의  어머니  이제는 늙으셨네
꽃 처럼 곱던 얼굴 주름살 많으셨네
잊지말자! 나를 키운 어머님 정성
내 크며 알았네. 어머님 그 사랑을...

어머니가 뼈 저리게 보고 싶을 때 나는 이 노래를 부르면서 그냥 울었습니다.

그냥 여기저기 떠돌아다니면서 흘러가던 내가 이날은 참 아침부터 슬퍼지더군요...  저희 어머니는 제가 3살 때 이혼하시고 혼자 저를 키우셨습니다.

가끔씩 “에미가 부족해서 미안하다”며 나를 부둥켜 안고 우셨습니다.
생일날이면 돈을 꿔다가 이 밥에 돼지고기 국을 끓여주면서 “오늘은 너의 날이니 많이 먹으라”고 머리를 툭툭 쳐 주기도 하셨습니다.

그러던 어머니를 생사도 모르고 산다는 것이 참 답답하고 분하더군요...  아버지가 너무 미웠습니다...  아니 나의 과거와 모든 것들이 수치스럽고 너무 부끄러웠습니다.

나는 왜 북한에서 태어나서 이렇게 비참하게 살아야 하나?  신경질이 나고, 눈에 보이는 것들은 몽땅 부셔버리고 싶었습니다.

이날은 미치고 싶었습니다.

“불쌍한 우리엄마 살아 있는지.  나는 왜 그런 엄마를 두고 나왔는지.  오늘 나한테 누구든 걸리면 가만 두지 않겠다”는 생각으로 이를 바득바득 갈며 살았습니다.

왜 그런지 무엇 때문인지 도저히 알 수는 없지만 이름 모를 분노가 치솟아 올랐습니다. 이 작은 소년의 모래알만한 분노를 무시하는 세상이 냉정하게 콧방귀를 뀌듯 따뜻하게  ...

그러다 그냥 술을 가득 사들고 혼자 마셨습니다. 15살짜리가 말이죠, 50%가 넘는 중국술을 물처럼 꿀꺽꿀꺽 삼켜버렸습니다. 나의 모든 것이 그 술에 잠겨버리고 갑자기 세상이 슬슬 돌아가더라구요...  기분이 참 이상했습니다.

비틀비틀 썩은 내 나는, 그래도 제일 편안한 나의 보금자리로 돌아와 누웠습니다.
하늘에 몇 안 되는 별들이 참 아름답더군요...

잠깐 흥분했던 내 감정이 어느새 그랬냐는 듯 아주 잠잠해 지더군요...
그래도 어머니가 옆에 있었으면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떻게 살던 살자! 그래야 엄마를 볼 수 있다. 아니 내가 잘 되면 엄마가 얼마나 좋아할까? 이런저런 희망적인 생각들이 내 머리에 막 쳐들어 왔습니다.

혼자서 “헤헤” 그냥 환한 미소를 짓고는 슬며시 잠 들어 버렸습니다.

이날은 나의 15번째 생일 날 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