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탈북농민 최인정입니다.

제가 살던 곳은 함경북도 새별군입니다. 저는 그곳에서 10년간 농사를 지었습니다. 농사군은 밥을 든든히 먹어야 힘든 농사일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다들 아시다시피 농민과 그 가족들은 노동자와 똑같이 배급을 탑니다. 다른 것이 있다면 노동자는 15일 배급을 타지만 농민은 1년간의 배급을 분배로 받는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해마다 농민들에게 쥐꼬리만한 분배를 주고는 애국미다 뭐다 이름조차 세기 힘든 각종 명목의 세금으로 농민의 목숨 같은 마지막 남은 낟알마저 빼앗아 갑니다.

그럼 오늘 시간에도 전번시간에 이어 생사의 기로에서 탈북해야만 했던 저와 저희가족이 중국농촌에서 경험했던 생활에 대해서 이야기 하려고 합니다.

우리를 숨겨준 조선적 김 아바이는 어느 날 우리들에게 말했습니다. <오늘은 훈춘 장마당 구경가자!> 우리는 장마당 구경한다는 말에 좋기도 했지만 근심도 컸습니다. 중국말을 한마디도 모르지 않습니까? 그래서 제가 말했습니다.

<김 아바이 중국말을 모릅니다.> 김 아바이는 <여긴 조선족 자치주여서 절반이상이 조선사람이야 조선말해도 일없어 그런데 중국에선 아이하나씩 낳으니까 넷씩 뭉쳐 다니지 말아라 조선족들은 아이둘까지 낳을수 있으니까 둘씩 짝지어 떨어져서 구경하면 일없어… 그날 우리는 처음으로 중국 땅에서 훈춘 장마당에 갔습니다.

장마당에는 없는 것이 없었고 처음 보는 과일과 먹을 음식으로 굉장했습니다. 저는 감탄이 절로 나왔습니다. <아, 이것이 사람 사는 세상이구나…> 그런데 갑자기 저의 12살 막내 아들이 <뱀이다.> 하고 놀라서 소리치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달려 가보니 누렇고 거무스레한 뱀처럼 둘둘 말려있는 순대를 보고서 아들이 지기도 모르는 사이 비명을 지른 것입니다 저는 아이들을 데리고 그 자리를 피했습니다.

김 아바이는 귤, 참치, 수박, 땅콩, 과자, 돼지고기 등 갖가지 식료품을 샀습니다. 우리는 마을 버스를 타고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아이들은 나서 자라 처음으로 귤, 수박, 참외, 땅콩,과자를 맛있게 먹었습니다. 김아바이에게 저는 궁굼한 점을 또 물어보았습니다. <여기서도 강냉이 영양단지 같은 농법이 있습니까?> 김아바이가 한참 있다가 말했습니다.

<여기서도 인민공사 때(집단 농장 때) 조선에서처럼 우(위)에서 하라고 하면 할 수 없이 그렇게 했지. 집단적으로 식당에서 밥도 먹은 적 있고 또 공부한 인테리들과 옛날 잘 살았다는 이유로 사람들을 농촌으로 추방시킨적도 있어... 그게 중국에서 문화혁명 때 일이야.>

김아바이는 <영양단지라...조선에서 강냉이 영양단지 농사하느라 전국 학생과 인민들이 동원된다는 것도 알고 있소. 강냉이 씨를 뿌리나 강냉이 영양단지를 만들어 심으나 별반 다를 바 없는데 북조선에서는 그렇게 힘들게 영양단지 만드는 일을 한다니... 참 농사법을 모르는 사람들의 짓이야. 좋은 농법은 바로 농민 자신이 만들어 내는거야 > 김아바이의 말은 진정 땅을 사랑하는 농민의 심정 그대로였습니다. 땅을 농민에게 주고 경작도 농민에게 맡길 때 풍년을 이룰 수 있다는 말이었습니다.

이 평범하고 단순한 진리가 두만강 강 하나를 두고 믿을 수 없는 차이를 가져왔습니다 북한은 궁핍한 나라로 변하였고 중국은 개혁개방으로 부러움의 나라로 되었습니다. 중국 조선족 5사람 중 1명은 조선에 친척들이 있습니다.

예로부터 두 나라 변경에서 친척방문이 오고 갔습니다. 좋은 소식이나 나쁜 소식은 호기심까지 더해서 더 잘 전달됩니다. 북한 농민들은 중국 농민들에 대하여 부러움으로 이렇게 말합니다. ‘중국에선 개들도 이밥을 안 먹는다.’라고..... 그런데 지금도 북한 농민들은 여전히 변함없이 강냉이 영양 단지 이식을 위하여 얼음을 까고 강바닥 객토를 지게로 퍼 올리고 있습니다. 소토를 굽고 산에서 부식토를 끌어내고 가마목구들 재를 파냅니다. 인분 퇴비를 밭에다 실어 나르고 있습니다.

자 그러면 강냉이 영양단지 심기가 강냉이 씨뿌리기에 비해 얼마나 비효율적이고 힘든 농사법인지 비교해 봅시다.

우선 밭갈이한 포전에 강냉이 영양단지 자리를 반듯하게 정리해야 합니다. 퇴비, 부식토, 객토, 소토재 등을 채로 칩니다. 질소 비료를 한데 섞어 물을 부어 이깁니다. 두 개짜리 영양 단지 기계로 찍어서 차례로 놓습니다. 강냉이 씨를 한 알씩 넣고 구멍을 부식토를 덮습니다. 물을 뿌리고 비닐 박막을 덮습니다.

비닐 박막 경비를 서야 합니다. 강냉이가 싹트면 비닐 박막을 낮에는 열어 주고 밤에는 덮습니다. 모가 자라면 밭갈이 한 이랑에 곽지로 구덩이를 팝니다. 강냉이 영양 단지를 한 개씩 놓습니다. 비료가 있으면 덧 주고 물을 붓습니다. 하나씩 복토 합니다. 좋은 점은 애벌김을 한번 안 매도됩니다.

또 생육 날짜를 15일 앞당길 수 있습니다. 그만큼 생육 날자가 길어진다는 말입니다. 강냉이 씨뿌리기를 봅시다. 밭갈이 한 다음 강냉이 뿌리를 걷어 냅니다. 작은 후치로 밭고랑을 째고 나갑니다. 뒤로 강냉이 씨를 간격 맞추어 떨 급니다. 퇴비와 비료를 강냉이 씨 옆에 떨어뜨립니다.

마지막으로 두발로 씨를 복토하면서 나갑니다. 좋은 점은 공정이 단순하고 쉽고 빠릅니다. 옥수수도 일대 잡종으로 올종, 중간종, 늦종이 있습니다.  그 지방의 옥수수 생육 날자를 택하면서 제 철에 심으면 영양 단지 한 것과 수확량에서 차이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그 씨앗에 그 비료, 그 퇴비가 그 밭에 똑 같이 심고 뿌려 지게 되기 때문입니다.

예로부터 농사는 씨를 뿌린다고 했습니다. 세상 어느 나라도, 선진 농업국도 북한의 주체농법처럼 하지않습니다. 왜냐면? 농사는 효율성과 생산성 그리고 가치로 평가합니다. 옥수수 영양단지 이식법은 너무도 곤욕스럽습니다. 지금도 배고프고 힘에 부친 북한 전체 대학생 중학생들과 사무원 노동자들이 힘든 수고와 피곤이 절절히 안겨 오는 듯합니다. 농민에게 땅을 주고 농사를 맡기면 다 알아서 합니다. 밭갈이 농부에게 땅이 차례지기를 오늘도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구요 오늘 이야기는 여기서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