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실험에 따른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강화와 북한 내 식량 생산량의 급속한 감소에 따라 군(軍)부대들에서 또다시 영양실조에 의한 사망자가 늘어나고 있다고 19일 북한 내 소식통이 전했다.
 
소식통은 친척집에 경제적 방조(도움)를 받기 위해 국경도시인 함경북도 회령을 방문한 황해북도 평산 출신 주민을 인용해 “올해 농사가 흉년이 들면서 식량난이 심해져 마을주변의 인민무력부 2군단 소속 군인들이 영양실조에 걸려 사망하는 수가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주민에 따르면 식량부족으로 인해 군인들 1인당 한 끼에 감자 8알이 지급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갓 중학교를 졸업하고 입대한 신병 최○○(男. 19)가 굶어죽는 사건도 발생했다.
 
이 주민은 “한 달 전 아사한 신병이 먹을 것을 부탁한 적이 있다”며 “생면부지의 사이이지만 하도 여위고 처량해 중학교를 졸업하고 군대에 나가야 할 아들이 생각나 두부 한모에 강낭밥 한 공기를 주었지만 그 후 동료군인에게서 ‘죽었다’는 소식을 들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식량 사정은 국경과 내륙의 격차를 크게 벌리고 있다.
 
주민은 “국경지역에 오니 여기 군인들은 그래도 얼굴에 혈기가 좀 피어있는 것 같다”며 “내 마을 주변에 있는 군인들 대다수가 먹지 못해 영양 부족으로 허약해 있다”고 지적했다.
 
또 격차는 국경경비대의 밀수행위와 입대를 앞둔 청소년들의 국경행을 부추기고 있다.
 
주민은 “최근 국경경비대에 대한 주민들의 인식이 한층 높아지고 있다”며 “국경지역에서는 불법이래도 군인들이 돈을 벌어 자체적으로 먹고 살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군대에 나갈 자식을 둔 주민들은 돈을 들여서라도 국경경비대로 보내려고 한다”며 “어떻게 해서든 죽지 않고 살아서 제대되는 것이 똑똑한 사람이라는 것이 주민들의 인식”이라고 덧붙였다.
 
이렇듯 아사에 대한 불안과 공포가 커지는 것과 함께 불법을 해서라도 살아남는 것이 최선이라는 인식이 뿌리박혀가는 것은 북한주민들에게 있어서 김정일 체제에 대한 그 어떤 미련과 기대도 더 이상 없음을 시사해주고 있다.
 
안윤미 기자 oun0502@hot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