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인택 통일부장관이 대북 ‘인도적 지원의 3대원칙’을 밝혔다. 정치적 상황과 무관하게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영유아 임산부 등 취약 계층에 대해 우선적 지원을 하며, 지원물자를 우선 지원하겠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일견 모두 타당해보이지만 유념해야 할 것들이 있다.  
 
현 장관의 지적대로 북한주민들의 건강이 만성적 경제난 등으로 매우 취약한 상태임을 감안하면 인도주의와 동포애적 차원에서의 대북지원이 갖는 그 당위성은 부정할 수 없다. 당장의 식량난과 관련, 급한 불부터 꺼야 한다는 주장 또한 어느 정도의 설득력을 가지는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고 해서 당위성과는 전혀 무관한 북한의 냉정한 현실을 무시해도 좋은가? 문자 그대로 대북지원은 남한의 정치적 상황과 무관하게 북한주민들의 삶이 우선적으로 고려되어야 한다.  
 
남한의 무책임한 대북지원으로 북한주민들의 삶은 나아지기는커녕 오히려 악화되어 갈 뿐이라고 본(本) 방송은 여러 차례 강조한 바 있다.
 
대북지원 물자들은 김정일을 비롯한 특정집단의 배만 살찌울 뿐이고, 그것이 주민들의 수족을 비틀어 매는 올무로 되돌아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에 150일 전투로 악화된 식량사정 속에서 식량 값이 폭등한 것은 그 좋은 사례이다.
 
북한주민들의 심각한 생활고는 근본적으로 민생을 저버린 북한정권의 선군정치, 특히 대량살상무기 개발에서 비롯됐다.  
 
한 예로 올해 들어 실시한 미사일(장거리 로켓 포함)발사 비용만으로도 올해 모자라는 식량을 충분히 충당할 수 있는 것으로 파악되었다. 따라서 무분별하고 지속적인 남한의 지원은 북한정권의 잘못된 정책을 고착화시킴으로써, 북한주민의 비참한 삶을 영구화하는 한편 북핵과 같은 한반도 문제를 더 어렵게 할 수 있다.  
 
이미 북한의 민심은 김정일을 떠났으며 이제 그들은 국제사회가 전쟁을 해서라도 속 시원하게 북한 위정자들을 때려주기를 원하고 있다. 그렇게 해서라도 독재의 치하에서 벗어나 보는 것이 그들의 소원이다.
 
만약에 그것을 고려하지 않고 무시한다면, 또 그렇게 밑도 끝도 없이 북한정권만을 도와주며 상황관리에만 치우친다면 장기적으로 더 큰 문제를 떠안게 될 것이다. 남한정권에 대한 북한주민들의 반발 심리가 어디로 튈지 알 수가 없기 때문이다.
 
벌써부터 돈 많으면 돈 많았지 왜 자꾸 도와주느냐며 원성을 높이는 북한주민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을 통일부는 직시해야 한다.  이것 또한 인권 문제와 직결 되는 문제이다.
 
결론은 무엇인가?
 
당위적 필요성에 의해 대북지원을 꼭 해야 한다면 민생을 최우선시하는 방향으로, 다시 말 해 토지개혁과 경제개혁을 병행한다는 조건 등으로 북한정권을 납득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아무 일도 하지 않고 가난을 볼모로 받는 남한과 국제사회의 지원을 주민통치의 주요  방편으로 삼으려는 김정일의 고약한 버릇을 이제는 제대로 가르쳐 줄 때도 되었다.  
 
김지성 인턴기자 2010kim@hot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