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호 이사장은 역사적 사실을 말했을 뿐
이인호 KBS 이사장이 국감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김구 선생의 민족적 충정을 높이 평가하면서, 그러나 대한민국 건국에 반대한 그분의 입장에 대해서는 비판적으로 언급한 것을 두고 야당의원들과 일부 미디어들이 “감히 백범 김구를?" 하고 야단들인 모양이다.
학자들이 자료와 양심에 입각해서 특정한 역사적 인물에 대해 긍정적이든 비판적이든 부정적이든, 자신의 학문적 견해를 밝히는 권리는 전적으로 보장돼야 한다.
백범 김구 선생에 관해서도 이점은 예외일 수 없고 예외여서도 안 된다.
이건 사실이고 이 사실을 있는 그대로 지적하는 권리가 전적으로 보장돼야 한다.
북한에서는 [김 씨 왕조] 이외의 인물을 [민족의 리더 급]으로 숭모하는 권리가 보장되지 않는다.
이인호 이사장은 그 헌법상 권리를 행사한 것이다.

똑같은 차원에서 김구 선생이 [단독정권(대한민국)수립 반대 또는 수립 유보요청]을 했다는 사실도, 있었던 그대로 진술하는 권리가 보장돼야 한다.
“김구 선생은 이승만 박사의 대한민국 건국 노선에 [찬성했으나 반대] 했다”고?
지금 생각하면 청소년층을 상대로 한 좌익 프로파간다 물(物)이었던 듯싶다.
정문 앞에선 우익청년들이 가로막고 있었기 때문이다.
“삼팔선을 베고 죽는 한이 있더라도 분단을 막겠노라”라는 비장한 결의와 함께.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이때부터 좌익 세력이 “우리가 김구 선생을 언제 반동으로 몰았더냐?”며 시치미를 딱 떼더니, 그분을 대한민국 건국세력, 대한민국 건국노선, 특히 이승만 박사를 배척하기 위한 정당화의 거목(巨木)으로 내세우기 시작했다.
참 교활하기 짝이 없는, 얄팍하고 속보이는 표변이었다.
[민족 부루주아]라며 한껏 치켜세우는 게 바로 해방공간에 등장했던 극좌 세력의 수단방법 가리지 않는 전략전술이었다.
이런 표변은 조지 오웰의 <1984>에 자세히 묘사되어 있다.
그러면서 공산당이 그 분을 그렇게 전술적 단위로만 소모하려 한 사실을 지탄한 것뿐이다.
당시 이야기를 하면서 그럼 그렇게 말 하지 않고 어떻게 말해야 하는가?
“공산당이 김구 선생을 전술적으로만 대한 것은 오늘에 와서 볼 때 참 잘되고 좋은 일이었다”고 해야 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