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폐개혁 이후 걷잡을 수 없이 치솟고 있는 식량과 각종 물품 가격으로 인해 계속되고 있는 주민들의 혼란스러운 생활난이 춘궁기(春窮期)에 접어들면서부터 더욱더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 방송국 함경북도 통신원은 현재 회령 및 청진 시장 등지에서 쌀 1kg이 1,200원, 통강냉이 1kg이 350원, 밀가루 1kg이 1,200원, 중국 돈 100위안이 북한 돈 1만8천원에 거래되는 등 물가와 환율이 분초를 다투며 강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통신원에 따르면 북한주민의 80%가 소토지 농사에 의지해 사는 만큼 춘궁기가 다가옴에 따라 주민들은 한 해 농사준비를 위해 보다 더욱 열악한 생활난을 겪고 있으며, 이미 많은 가구들이 하루 한 끼 죽물로 연명하는가하면 아끼고 저축해 둔 식량으로 각종 종자와 비료를 마련하기 위해 서로 물밑교환을 하고 있다.

북한주민들은 90년대 고난의 시기 때부터 한 해 농사가 끝나면 식량이 부족한 와중에도 다음 해 농사준비를 위해 따로 ‘종자식량’을 보관해왔다. 이들은 굶으면 굶었지 절대로 ‘종자식량’에는 손을 대지 않는다. 이유는 만약 종자와 비료를 마련하지 못한다면 다음 해에는 속절없이 앉은 자리에서 굶어죽어야 한 다는 것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통신원은 화폐개혁 이전에는 ‘복합비료’ 1kg에 통 강냉이 1kg인 1:1, 요소비료 2:1의 비율로 교환되어 그나마 빈곤한 가구들에서도 큰 마음먹고 능력껏 비료를 구입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3:1, 5:l로서 부르는 것이 값이라며, 그것도 비료부족으로 많은 주민들이 비료구매를 할 수 없는 현 상황을 두고 안타까움을 토로하는 목소리가 높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통신원은 북한의 토지는 이미 오래전부터 활성화 되어 있어 만약에 씨붙임을 하면서 복합비료를 함께 주지 못한다면 어김없이 그 해 농사는 흉년이 들기 때문에 주민들은 어떻게 하나 모든 노력을 기울여서라도 비료 마련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런데 새해에 들어서면서 식량을 비롯한 모든 물가가 안정세를 보이지 못하고 끊임없는 혼란이 계속되고 있는 것도 원인이지만, 정부의 화폐개혁 조치로 인해 하루아침에 모든 것을 빼앗긴 주민들은 현재 생계를 유지하기 위한 생활전선에서 곤욕을 치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통신원은 “정말 살아가기 힘들다. 어떤 때에는 차라리 독약을 먹고 죽어버리고 싶은 생각이 수십 번도 날 때가 있다”며 “하지만 죽고 싶어도 마음대로 죽을 수 없는 것이 이놈의 나라(북한)가 아닌가. 자살하면 체제를 반대해 자살한 것으로 낙인찍어 가족들에게도 피해를 주기 때문에 정말로 죽고 싶어도 마음대로 죽을 수 없고, 울고 싶어도 마음대로 울 수 없는 우리의 처지가 너무나도 한심하고 가련해 스스로 화가 나고 살인이라도 치고 싶은 심정이다”고 울분을 터트렸다.

통신원은 “정말 죽지 않고 사노라면 통일될 날이 올 것인가, 우리도 잘 살 날이 과연 있을까”라고 비관하면서도 “남과 북의 통일이 쉽게 이루어 질 수 없더라도 우리 정부가 중국식 개혁개방을 할 때만이 우리도 굶주림을 모르고 살 날이 올 것이다”고 확신했다.

안윤미 기자 oun0502@hot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