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해 정치적 자유와 인권보장 측면에서 세계 최악 중 최악의 그룹에 속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국제인권단체인 프리덤하우스가 발표했다.

국제 인권감시단체인 프리덤하우스는 12일, 전 세계 194개국과 14개 자치령의 정치적 권리 및 인권보장 수준을 종합 분석한 2010년 보고서에서 북한을 최악 중 최악 국가로 꼽았다.

보고서는 전 세계 국가를 자유국, 부분적 자유국, 자유가 없는 국가로 구분했다. 이 가운데 자유가 없는 국가 47개국 가운데서도 최하 점수를 받은 북한 등 9개국을 인권과 자유가 가장 열악한 국가로 지목했다. 북한은 정치적 자유와 시민권 보장 면에서 최하 점수인 7점을 각각 받았다.

보고서는 북한이 단일 정당과 마르크스-레닌주의 정권을 유지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2009년에 민간 시장경제에 대한 통제강화와 함께 주민들의 경제적 자유를 억압한 점을 원인으로 꼽았다.

북한에서의 인권, 그 자체가 60여년간 초유의 권력을 잡고 있는 김일성, 김정일 독재자들이 체제를 반대하는 사람들을 무자비하게 폭압하고 가두어 놓아 생겨났다.  이들은 '우리에게는 우리식의 올바른 인권기준이 있다'며 인권말살행위를 부정하고 저들의 통치를 정당화하여 주민들에게 절대적인 복종과 집단주의를 강요하고 있다.

북한 인권상황 가운데 가장 참혹한 것은 1990년대 이후 기근으로 발생한 300만 이상의 대규모 아사사태이다. 이 같은 대기근의 참상 자체가 북한 인권상황의 처참함을 웅변적으로 말해주고 있으나, 그러한 식량난이 조속한 시일 내에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 더 큰 문제이다.

역사에서 사라진 21세기 노예제도가 존재하는 북한에서는 정치적 자유와 신앙, 언론, 시위, 집회, 결사의 자유가 문구뿐이며, 특히 북한체제를 반대하여 수용소에 감금된 20여만의 정치범과 가족들에 대한 박해와 공개처형을 비롯한 가혹한 처벌은 체제불안의 진앙 속에 더욱 심각히 자행되고 있다.

북한은 이전부터 시민적‧정치적 권리보다 경제적‧사회적‧문화적 권리를 보다 강조했고, 특히 완전고용, 무료교육, 무상치료 등 사회복지제도를 통해 인권이 보장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해 왔다. 그러나 북한이 그렇게 자랑하고 있는 무상치료제와 사회복지도 경제난에 기인한 재원부족으로 거의 마비상태이다.

북한 주민의 참담한 생활상과 북한 체제의 비민주성은 국내외적으로 많은 논란을 일으키고 있으며, 국제적 관심과 개입을 촉구하는 목소리들이 날로 높아가고 있다.

기존의 보수 언론과 단체들은 말할 것도 없고, 예전에는 진보진영의 인사였던 이들도 북한민주화운동에 앞장서고 있으며, 인터넷상으로 북한의 인권문제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사이트들도 수많이 생겨났다. 국제법, 국제인권법을 전공하는 학자들도 북한의 인권문제를 국제인권법의 차원에서 거론하고 그에 대한 국제적 문제제기의 당위성과 그 법리를 규명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북한 인권문제 해결에서 중요한 것은 국제기구나 한국정부가 북한의 인권상황에 대해 공식적으로 문제제기를 하고 세계적인 연대성을 형성하여 북한을 더욱 고립시켜 개혁, 개방의 길에 나서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김은호 기자 kyza@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