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한 보위부가 중국인들을 납치해 고문하고 살해하는 사건이 잇달아 터지면서 중국 내 반북(反北)정서가 고조되는 가운데 보위부에 끌려가 고문을 당한 경험을 가진 사람들의 증언이 조선족 사회에 확산되면서 여론을 한 층 악화시키고 있다.

최근 익명을 요구한 한 조선족 주민이 본 방송국 앞으로 보위부에 끌려가 고문을 당한 사연을 전했다. 중국 용정시에 거주하고 있는 조선족 이영린(가명. 女. 53)씨의 편지 내용 일부를 소개한다.

“···저는 1999년 2월 중국으로 건너왔다가 공안에 잡혀 북으로 끌려간 친척에게 도움을 조금 주고 싶어 물건을 가지고 잠깐 두만강을 건너갔다가 국경경비대 군인들에게 잡혀 회령시 보위부로 이송되었습니다. 저는 제가 중국 사람이기에 북한 보위부에서 외국인으로 취급해 고문은 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회령보위부에 도착하니 ‘너를 마침 잡았다’고 수작질하며 보위부 요원 네 명이 달려들어 저를 때렸습니다. 그들이 나를 때리는 것은 내가 중국으로 탈북한 친척을 집에 두고 도와줬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놈들은 실컷 때리고 쓰러진 나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매를 맞아보니까 감상이 어때’ 나는 악이 나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너네 이렇게 사람들을 구박하고 천대하니까 북조선 사람들이 다른 나라로 도망간다’고 말했습니다.

나의 대답을 들은 보위부 요원들은 악에 받쳐 또다시 나를 구타했습니다. 그놈들은 나에게 민족반역자라고 욕질하며 때렸습니다. 어찌나 지독하게 때렸는지 나는 얼굴이 팅팅 붓고 이빨이 두 대 부러졌습니다. 그렇게 구타를 하고도 보위부 놈들은 화가 내려가지 않는다는 듯 물 한 모금 주지 않고 저를 구류소에 처넣었습니다. 그리고 매일 근무시간이 바뀔 때마다 보위부 요원들이 들어와 시비치고 한 대씩 때리고 가군 했습니다. 이렇게 석 달 동안 저는 지옥 같은 북한 보위부 구류소에 감금되어 있다가 중국으로 돌아왔습니다. 돌아올 때도 북한 보위부 놈들은 저를 두만강으로 몰래 건너보내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다시 오지 말라. 그리고 북조선에서 겪었던 일, 보고들은 것들을 말하고 다녔다가는 귀신 몰래 죽을 줄 알라’고 협박을 했습니다”

길림성 화룡시에 거주하고 있는 조선족 강모(男. 49)씨도 최근 본 방송국과 전화통화에서 보위부에 끌려가 고생한 사연을 전했다. 그는 2003년 11월 상거래를 위해 함경북도 무산군을 방문했다가 두만강 옆에서 중국 현지의 친구에게 전화통화를 했다는 이유로(당시 중국인도 북한에서 핸드폰을 이용해 중국에 전화하면 범죄자로 취급되었다) 보위부에 끌려가 구타와 협박을 받으며 석 달 동안 고생했다고 증언했다.

강 씨에 따르면 일단 보위부에 끌려가면 중국인도 북한 주민들과 마찬가지로 극악한 인권유린을 당해야 한다. 그는 “보위부에서 짐승처럼 취급당하고 폭행당한 일을 기억하면 지금도 치가 떨린다”며 “원래 탈북자에 대해서 관심이 없었지만 보위부 내부에서 탈북자들에 대한 잔인한 인권유린을 집적 목격한 이후부터는 중국으로 들어오는 탈북자들에게 특별한 동정심과 관심을 가지고 도와주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자국민들에 대한 보위부의 인권유린 문제를 외면하는 중국 정부도 비판했다. 그는 “정부가 보위부의 범죄행각을 비밀에 붙이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북한의 인권유린을 묵인하고 감싸는 중국 정부의 행태도 또 다른 인권유린으로 봐야한다”고 비판했다.

강 씨는 “그러나 중국에서는 이 같은 사실을 말할 곳이 없다”면서 “한국 언론에서라도 그런 내용들을 발표하면 중국 정부에서 다소나마 정신을 차리고 중국인들에 대한 보위부의 인권유린을 억제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탈북자 김영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