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금요일 박원순 시장은 긴급 브리핑을 열며 '그러나 저는 지금 매우 절박한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습니다.’라며 운을 뗐다. 그러면서, 중앙 정부의 메르스에 대한 대처에 대해서 상황을 이야기하고, 그저 '서울시는 시민들의 안전을 책임진다’ 는 말을 하면서 브리핑을 끝냈다. 이러한 발표 날이 '썰전’에서 이철희 두문정치소장이 '늑장대응보다 과잉대응이 낫다’라고 주장한 다음날이라는 점을 주목할 필요도 있다.

같은 날, 세계적인 저널 Nature 지에는 한편의 기사를 개제했다. 정부의 메르스 대처에 대해 'South Korea is doing a great job’ 이라 평했다. 과연 누구의 말이 진짜이고, 또 지금과 같은 혼란에 '한국 정부는 잘하고 있다’라는 말을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이 글에서 기사의 내용을 인용해 오목조목 따져보겠다.

지금의 유행병을 전파하고 있는 메르스는 MERS-coV이다. 이러한 바이러스의 기원은 사실 사람이 아닌, 낙타와 같은 중간체를 통해 인간에게 전파된다고 한다. 이러한 MERS-coV는 SARS처럼 인간 사이를 쉽게 전파하게끔 진화된 바이러스가 아니라고 한다.(the coronavirus that caused SARS had evolved the ability to spread easily between people. MERS-CoV by contrast has not.)

그래서 기침을 통해 바이러스가 나올 수 없어 기침을 통해 감염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Otherwise, MERS-CoV which infects the deeper areas of the lung, is not coughed out.)

하지만, 지금의 병원을 통한 감염경로에 대해 '호흡을 도와주는’ 의학적 절차에 의해 에어로졸이 발생해 감염시킬 수 있다고 이야기 한다.(In these settings, medical procedures on an undiagnosed patient, for example to aid breathing, can generate aerosols from the lungs that contaminate the area and infect people nearby with the virus)

또, Nature는 이 MERS-coV에 대해 아직 사람을 통해 전파되게끔 돌연변이가 일어나지 않았기 때문에, 아직 유행병의 단계가 아니며 SARS와 같은 파장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Might MERS-CoV similarly evolve to cause a SARS-like outbreak? Viruses are unpredictable, so that possibility cannot be excluded, but nor is it inevitable.)

심지어 기사에서 정부가 현재 잘하고 있다고 하는 평가에 눈 여겨 볼 필요가 있다. 그렇게 쉽게 퍼지지 않는 이 질병에 대해 보건복지부가 14일 동안 그들의 추적하는 정도로도 충분히 MERS를 통제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The authorities have been exceptionally thorough in tracing all contacts of infected people and monitoring them for 14 days — the maximum incubation period of the disease.)

심지어 이 기사가 났을 때는 박원순 시장의 발표와 같은 날 개제 되었다. 이재명 성남시장과 박원순 시장의 '과잉대응’에 대해 '늑장대처보다 과잉대처가 낫다’라는 말에 어떻게 평가해야할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러한 권위 있는 잡지의 주장에 대해 한국은 '전혀’ 관심이 없고, 이러한 사실을 전해줘도 '정부가 그래도 잘못했다’는 주장을 놓고 싶지 않아하는 것 같다. 광우병의 전철을 걷는 것처럼 그때의 상황과 지금의 상황은 같다. 이 두 사건의 기저에 있는 그 원인은 '과학’을 정치화 시키는 것에 있다고 본다. '이러한 정보들이 사실인지 아닌지’에 대한 관심보단 자신들의 정치적 입장이 더 중요하고, 그러한 사람들이 '다수’이기에 이러한 주장은 '사실’과 별다를 것 없이 받아들여진다는 것이다. 그러한 '다수’가 지지하는 정치인들이 같은 주장을 하기 때문이다.

다수가 '보길 바라는 연극’ 속에 마치 '배우’가 그러한 대사를 이야기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곳은 현실이다. 문제점은 그러한 다수가 원하는 연극대본을 배우가 읽어줌으로써 합리적인 사고를 하는 개인들을 몰아내고 그러한 의견에 대해 '집단주의’로 맞서고 있다는 점이다. 박원순 시장의 브리핑에 대해 '거짓’이라고 일갈한 35번째 의사는 '주인공’이 아니어서 무시되었고, 그를 비롯한 여러 의사들, 자유주의자들 의견들은 모두 '보고 싶은 연극’에 방해가 되어서 배제 되었다.

이렇게 또 한 번 MERS-coV라는 바이러스에 대한 잘못된 정보로 한국은 출렁이게 되었고, 출렁임을 일으킬 정도로 큰 리바이어던은 광우병 때처럼 또 다시 아주 작은 입자들로 쪼개져 형체가 없어질 것이다. 이러한 리바이어던은 한국에 또 다시 나타날 것이다. 특히 자유주의자들에게 이러한 리바이어던은 큰 적이다. 자유주의자들은 '개인 간의 연대’가 필요하다. 리바이어던이 점차적으로 탄생돼 지금처럼 결정적인 계기에 완성되기 전에 탄생되지 못하게끔 합리적인 개인들의 날카로운 반박으로 애초에 시작이 되지 못하게 해야 한다.

김채윤 | 부산대학교 생명과학과

http://www.cfe.org/20150616_1396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