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에게 엄마 없이도 행복하게 떳떳하게 세상을 살아 갈 것을... 이제는 엄마를 생각하지 말기를...”
 
북송된 탈북여성이 남긴 유언의 한마디다.
 
미국 ‘의회·행정부 중국위원회’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에서 떠도는 탈북 고아의 숫자가 최대 10만 명으로 추산됐다고 4일 미국의 소리(VOA) 방송이 보도했다.
 
이들 탈북고아는 탈북 여성과 중국인 남성 사이에서 태어난 자녀로서 중국내 탈북 여성이 강제 북송될 경우 중국인 아버지로부터 버림을 받게 되는 아동을 말한다. 탈북 여성의 자녀는 중국의 시민권에 해당하는 호구 취득이 거부되고 공공교육과 의료 등 사회서비스 혜택을 받지 못한다.
 
보고서는 또 중국 공안당국은 탈북자 체포와 강제송환을 크게 강화하면서 작년 9월에는 인민무장경찰 수백 명과 북한의 탈북자 단속 특수요원 100여명과 합동으로 중국 전 지역의 탈북자 검거 작전을 펼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중국 정부는 탈북 여성 자녀들에 호구 취득을 거부하면서 최근에는 조금 부유한 탈북 여성들은 3만 위엔(한화 540만) 정도의 뇌물로 호구를 구입한다. 호구가 취득 되도 주위 사람들이 신고가 있게 되면 자녀의 호구는 상실되고 탈북여성은 강제북송을 당하게 된다.
 
대다수 강제북송을 당한 탈북여성들은 북한의 교도소에서 1년을 버티지 못하고 사망하는 경우가 많다.
 
북송된 탈북여성의 증언
 
<전거리 교화소(함경북도 회령과 고무산 사이에 위치)에는 한국행을 시도했던 탈북자들과 중국에서 가정을 꾸리고 자녀를 출산했던 탈북여성들이 많았습니다. 제가 머물었던 방에도 많은 탈북여성들이 함께 있었는데, 그들 모두는 중국에 자녀가 있는 어머니들이었습니다.
 
중국에서 가정을 꾸린 탈북 여성들은 적게는 3년 많게는 10년까지 중국 생활에 익숙한 여성들이었습니다. 하지만 강제 북송되어 전거리 교화소에 수감되면서 80%가 굶어죽습니다.
 
이들이 다른 탈북자들에 비해 쉽게 굶어죽는 이유는? 그동안 중국에서 오랜 생활을 하면서 배를 골치 않고 주기적인 영양보충이 있었지만 교화소에 수감되면서 적은 식사량과 영양 부족으로 인해 남들보다 쉽게 면역이 떨어지는 것입니다.
 
북한 내에서 생활하다가 여기에 수감된 사람들은 그동안 북한에서 생활하면서 제대로 먹지 못하고 영양이 부족한 상태에서 면역력 또한 북한 생활에 맞게 적응 되었지만 북송된 탈북자들은 그게 안 된 것입니다. 그러기에 1년을 버티지 못하고 뼈만 앙상하게 남은 체 죽는 경우가 많습니다.
 
처음에 교도소에 들어오는 탈북 여성들은 북한 여성들에 비해 포동포동 살이 찐 상태에서 들어오지만 어느새 그 많은 살들이 1년도 되지 않아 뼈만 앙상할 정도로 빠지는지는 저도 이해할 수 없습니다.
 
제가 제일 가슴이 아픈 것은? 죽어가는 탈북여성들이 유언을 남기는데, 그들은 중국에 있는 자녀의 이름을 부르면서 “우리아이 보고 싶다”고 몇 번이고 말을 하며 소리 없는 눈물을 뚝뚝 흘리면서 자기가 살았던 중국 집 주소, 그리고 전화번호와 함께 중국에 가는 사람이 있다면 “우리 아이에게 엄마 없이도 행복하게 떳떳하게 세상을 살아 갈 것을... 이제는 엄마를 생각하지 말라!”는 당부의 말을 남깁니다.
 
이들이 죽으면 전거리 교화소에 ‘불망사’라는 곳이 있는데, 이곳은 죄인들의 시체를 화장하는 곳입니다. 이곳에서 수많은 시체를 한가득 쌓아놓고 태워버리는데 누가 누구의 시체인지 분간할 수 없을 정도로 가루로 변해 버립니다. 이것을 보고 있으면 “그런 사람이 있어나?” 나에게 질문 할 정도로 허무하게 세상을 떠납니다.
 
제가 나중에 3년형이라는 교도소 생활을 마치고 그 탈북여성들이 준 집주소를 찾아갔더니 중국 사람들은 그 여인의 죽음을 믿지 않으면서 “그렇게 건강했던 사람이 죽을 수 없다”는 반응이었습니다.>
 
장성근 기자 nihao5533@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