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에서 한민족이 둘로 갈라져 60년을 보낸 나라는 아마도 여기 한반도 대한민국과 북한뿐일 것이다. 한민족이 자신들이 원하지 않게 서로 다른 체제로 갈라져 있다. 한반도의 통일은 이제는 더 미룰 수 없는 민족의 과제, 역사의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대한민국에 와서야 북한의 체제가 다른 나라 체제와 전혀 다르다는 것과 북한 정부가 자신들의 정권유지를 위해 얼마나 많은 과거와 역사를 비화분식하고 백성들을 기만하였는가를 뼈저리게 느낀다.

북한의 정치인들은 그들의 그릇된 정치 때문에 경제가 파업상태에 처해 있는데도 백성들에게는 외부 뉴스도 모두 차단시키고 자신들의 지시에만 복종할 것을 설교하고 군비 확장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 가난한 경제현실에 군비까지 축적하자니 국민들의 부담이 커서 하루 한 끼 쌀밥도 먹기 힘들다.

나는 북한의 군수 보장 국산화 군수동원 총국에 근무한 적이 있다. 주된 사업은 해당 도, 시, 군, 구역 산하 일체 공장기업(사유기관포함)의 운전기재(자동차, 트랙터, 크레인)등 엔진을 가진 모든 기관들을 장악하는 것이다.

유사시에 대비해 지방군과 군부대의 환약과 포탄 인원수송 차량을 동원하고 제일 먼저 김일성 동상과 연구실 등 위대성 선전물 운반 차량을 우선 선정하고 정비한다. 등록된 차량은 매해 1~2차씩 진행되는 비상소집 명령에 이유여하 불문하고 무조건 참가해야 한다.

부속품 (타이어, 엔진부품, 연유, 쳉, 삽, 곡갱이) 등은 군수동원부 창고에 보관한다. 연유는 국가 공급량의 5~10%를 걷어서 보관하였다가 유사시에 내어주게 되어 있다. 북한은 전쟁준비를 위하여 숱한 장비를 보관, 관리하고 어마어마한 장비들을 비밀리에 구축하고 있는 상태다.

지방 행정 기관에는 군수과라는 것이 있다. 각종 군량미창고(2호 창고), 필수품 창고(4호 창고)가 있다. 내가 근무하고 관리하던 창고는 5호 창고였다. 북한은 중앙에서 하부 말단까지 군수보장체계가 확립되어 있다. 국가 경쟁력이 저하되고 농사가 안 되며 배급제도도 다 폐지된 상황에서도 여전히 체제유지를 위해 정치적인 도수를 더 높이고 있다.

온통 신문, 방송과 TV는 당과 수령의 절대적인 권위와 위신, 위대성 선전교양에만 미친 듯이 치중하고 백성들이야 굶주리든 말든 관심도 없다. 참으로 입에 풀칠하기조차 힘들어하는 국민들에게 해마다 전쟁연습(비상소집, 대피 훈련) 등을 시키고 각종 민간 군사훈련으로 들볶아 대고 있는 북한은 그야말로 생지옥이다.

그러나 아무리 겉 발린 선전을 많이 해도 이제는 북한 주민들도 믿지 않는 상태이다. 세상 밖을 나와 보니 무식하게 하나밖에 몰랐던 자신들을 돌이켜 볼 때 지긋지긋하게 살아온 그날들이 다시는 되풀이 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게 된다.

나의 바람은 북한도 하루 빨리 발전해가는 전 세계에 발을 맞춰 전쟁준비니, 당의 유일사상체계니 하는 무식한 말을 하루 빨리 없애고 백성들에게 관심을 기울여 따뜻하고 행복한 보금자리를 마련해주는 나라로 성장하여 다 같이 잘사는 나라로 발전해 나가는 것이다.

탈북자 이승남